(용산 대통령실이) 악마가 짠 배치가 될 수밖에 없는이유

 

2022.05.17.

 

윤석열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둘러보다 비서관실 책상이 모두 한 방향으로 놓인 것을 보고 왜 책상이 한 방향으로 되어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공간이 좁아서라는 답변이 나오자, "아 그렇구나. 그래 조금 불편해도 (나중에) 다 옮길 거 아니에요"라고 반응했다 한다. 대통령실 청사 내 사무실 공간은 모든 책상이 출입문을 바라보는 식으로 배열돼 있다.

그런데 직원들이 상사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런 악마가 짠 배치도가 되는 이유를 윤석열은 모르는 것 같다.

국방부 청사는 국방부의 조직과 문화에 맞게, 그리고 효율적 업무를 위해 공간이 설계되고 배치되어 있었는데 뜬금없이 윤석열이 청와대를 두고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면서 비서관실의 배치도 한 방향으로 향하는 악마가 짠 배치가 되어 버린 것이다. 국방부와 합참 등 군사조직은 위계와 명령에 의해 움직이고 수직적 계통을 가지기 때문에 업무 공간도 이에 맞게 설계되고 배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방부 청사와 함참 청사는 이런 특성에 맞게 설계되고 건축된 것이다. 그런 공간에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가다 보니, 비서관실 뿐아니라 모든 부속 부서, 그리고 기자실마저도 기존의 국방부를 위한 공간 설계에 맞춰 배치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비서실 책상 방향이" 도 깜짝 놀란 '악마가 짠 배치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70864#home

 

윤석열은 나중에 다 옮길 것이니 조금만 참으라고 했다고 하는데,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얼마나 윤석열이 대통령 집무실을 졸속으로 이전했는지 알 수 있다. 510일부터 집무를 시작한 공간도 정식 집무실(5)이 아직 리모델링이 끝나지 않아 2층의 임시 집무실이었다고 한다.

이 뿐아니라 졸속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생기는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대통령 관저도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윤석열은 강남의 아크로비스타 사저에서 출퇴근을 약 1개월 동안 해야 해 출퇴근길의 교통 혼잡을 야기하게 됐다.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육참총장 공관과 해병대 사령관 공관도 경호처에 내주게 되어 졸지에 외교부 장관 공관과 육참총장 공관, 해병대 사령관 공관이 없어지게 되었다.

 

<용산 군인아파트·해병대사령관 공관도 '윤석열 대통령실'이 쓴다>

https://news.v.daum.net/v/20220505043010616

 

육참총장 공관이나 해병대 사령관 공관은 상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서 당장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외교부 장관 공관을 대책도 없이 대통령 관저로 만들어 버리면 어떻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수시로 각국 대사나 외교사절들을 초빙해 환담이나 연회 등 외교행사를 하는 공간인데 이런 공간이 하루 아침에 없어진 외교부와 외교부 장관은 손 놓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박진이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는데 박진은 어디서 기거하고 어디서 외교 행사를 하게 되는가? 혹시 외교부 장관 공관이 어디로 가는지 아시는 분이 계시나? 민주당은 왜 외교부 장관 공관 문제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에 따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윤석열 집무실이 국방부 청사로 들어오면서 국방부는 합참 청사와 다른 곳으로 분산 이동해 갔다. 합참은 남태령의 수방사로 이전하게 되는데, 그 비용이 2~3천억원이 예상된다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밝혔다. 윤석열측은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따른 비용은 500억이면 된다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처럼 주장했다가 민주당이 합참 이전 비용만도 2천억원이 든다고 반박하니까 나중에 합참 이전 비용은 1,200억원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윤석열이 취임하자마자 국방부는 합참 이전 비용이 2~3천억 소요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그 2 배가 들지도 모른다고 한다. 남태령에 합참 청사가 신축되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라 6~7 곳에 분산 배치된 국방부는 다시 용산 합참 청사에 통합 배치될 예정이다.

청와대를 그냥 계속 이용하면 최소 합참 이전 비용 수천억을 절감하게 된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순차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전을 했더라도 국방부가 분산 이전했다가 다시 합참 청사로 통합 배치되는 번거러운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안보 공백도 걱정하지도 않아도 된다. 그리고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하며 경찰들을 수고롭게 하는 일과 교통혼잡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합참, 용산남태령 이전한다이종섭 "비용 23천억원 예상">

https://www.yna.co.kr/view/AKR20220517056751504?input=tw

 

국민과 소통을 위해, 그리고 제왕적 대통령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는 것은 논란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윤석열의 의지이니 집권한 대통령이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청와대에 들어간 후, 용산 이전 계획을 세심하게 짜서 그에 따라 이전을 하면 비용도 절감하고 부작용도 최소화하고,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을 수 있는데 왜 취임한 날부터 용산 국방부 청사로 들어가려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용산 국방부 부지에 대통령 관저를 신축하고, 남태령에 함참 청사를 신축하고 국방부나 함참이 순차적으로 이전한 뒤에 국방부 청사를 리모델링해서 집무실로 꾸미고 용산으로 들어가면 될 일이 아닌가?

 

경호도 문제다.

청와대는 집무실과 관저가 같은 공간에 있어 경호도 청와대 1 곳만 하면 되었다.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경호는 집무실과 관저, 두 군데를 해야 하는데다, 외교부 장관 공관 리모델링 전까지는 아크로비스타에 임시 경호 시설을 하고 경호 요원도 상주시켜야 한다. 용산 국방부 부지에 관저를 신축하고 난 뒤 집무실과 관저를 이전하면 경호도 1 곳만 해도 되고 외교부 장관 공관까지 빼앗을 필요도 없고 외교부 장관은 종전처럼 공관을 쓸 수 있다.

한남동 관저(외교부 장관 공관) 경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육참총장 공관과 해병대 사령관 공관도 대통령실이 쓰게 되었다. 거기다 용산 집무실 경호을 하는 경호원들을 위해 용산 군인아파트도 내놓아야 할 판이니 그렇지 않아도 국방부는 청사를 비워 주느라 속이 부글부글거린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은 이번에는 추경을 위해 국방부 예산을 삭감해 국방부와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추경 위해 국방 예산 또 '싹둑싹둑'만만한 게 국방?">

https://imnews.imbc.com/news/2022/politics/article/6368719_35666.html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영업제한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해 `33조원+α`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국방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2차 추경예산안에 따르면 전력운영비 9518억원과 방위력개선비 5550억원 등 국방 예산에서만 총 1568억원을 감액했는데, 이는 각 부처의 지출 구조조정액 7조원 중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국방 예산 546천억원의 약 9% 수준이다.

윤석열은 선제타격을 주장하고 병사들에게 월 200만원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물론 현실성도 없는 장병 월 200만원 지급 공약은 폐기하거나 점진적인 인상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국군 현대화와 방위력 개선비를 삭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국방 예산은 9% 삭감하는데, 대통령 집무실 이전 때문에 남태령 함참 청사 신축하게 되어 2~3천억의 비용은 신규로 발생했다.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기본 600만원 이상은 지급하겠다고 공약했으면 그 재원 마련을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생각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수 천억원을 더 쓰게 만들고 있다.

 

<"내년 병장 월급 100만원"... 윤 대통령 공약 '절반' 수준>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51516270000059?did=NA

 

국방부 청사는 빼앗기고, 함참은 남태령으로 가고, 국방부 부서는 뿔뿔히 흩어지고, 군인 아파트도 비워줘야 하고, 육참총장 공관과 해병대 사령관 공관도 내주고, 국방 예산은 9% 삭감되고, 장병 200만원 지급 공약은 지켜지지 않고 있으니 국방부와 군인들이 볼멘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되자 예상했던 대로 집무실 인근 주민들이 집회 소음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법원이 집무실 100m 이내 시위와 행진을 금지할 수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앞으로 집무실과 국방부 인근에서 시위는 갈수록 많아지고 격화될 것이다. 특히 좌파 진영의 시민단체들은 용산으로의 집무실 이전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도 의도적으로 집무실 주변에서 시위를 자주 가질 것이다.

 

<일주일 새 확 바뀐 용산대통령실 인근 집회에 주민들 골머리’>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2/05/16/RB4BDPPVERB7DFQ4F5EWLWOX3Y/?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문제는 지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향후 미군이 용산을 반환하면 그 곳에 공원이 조성될 예정인데 공원이 시위장으로 변해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 공원에 붙어 있으니 각종 시위가 용산 공원에서 빈발할 것이고, 그렇다 보면 대통령 경호를 위해 용산 공원의 많은 면적을 출입금지구역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민들이 누려야 할 공간이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오는 바람에 대폭 축소되고, 각종 시위로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해 버리게 된다. 수 십 년간 미국(미군)과 협상하여 겨우 용산 미군기지를 반환 받았는데 대통령 집무실과 대통령 관저 때문에 그 동안의 수고가 수포로 돌아가게 생긴 것이다.

 

이래저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윤석열 퇴임 때까지 시끄러울 것이고, 윤석열의 국정운영에도 방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