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힘당 전의원이 조선일보에 "한동훈 청문회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칼럼을 올렸네요.
그런데 윤희숙님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와 같이 윤 전의원의 글에 대해 반박하는 댓글을 윤 전의원 페북에 달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윤 전의원의 글에 동조하고 제 댓글에는 비판적인 입장이네요. 보수 진영에도 진영주의가 만연한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피니언 리더들도 균형감각을 상실해 가는 것 같아 실망스럽군요.

https://www.chosun.com/opinion/contribution/2022/05/14/MHRFHYXONFH7HPITGORGFVOWFU/

한동훈 청문회에서 나타난 문제를 생산적이고 발전적으로 해결하려는 윤희숙님의 의도는 알겠으나, 기본적으로 청문회는 후보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라는 걸 윤희숙님은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청문회는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으로 적합한지,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한동훈과 그 딸의 문제가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을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이 점에서 한동훈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도덕성이 결여되었다고 저는 봅니다.
윤희숙님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를 먼저 밝히고 한동훈 딸의 문제에 나타난 것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를 논의해 보자고 제안해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동훈을 변호하거나 청문회에서 야당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논점을 흐린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죠.

그리고 한동훈에게 나타난 문제를 윤희숙님은 잘못 짚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국이나 한동훈에게 나타난 문제는 여/야,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권력, 재력, 권위를 가진 기득권층들이 자신들이 가진 힘을 자식들의 가짜 스펙 쌓기에 악용하여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우리 사회가 강구해야 하는데, 윤희숙님은 엉뚱하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기회를 어떻게 확장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비약합니다.
이렇게 비약하는 것은 한동훈과 그 딸의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한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윤희숙님은 한동훈의 딸이 한 행위들은 단지 재력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할 수 없는 것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동훈 딸의 문제는 '부정한 방식을 동원하여 가짜 스펙을 쌓았다는 것'이 본질적인 것이며, 돈과 인맥을 이용한 것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만약 한동훈 딸이 돈과 인맥은 이용했지만, 정당한 방식으로, 자신 스스로 연구하고 개발하고, 저술하여 스펙을 만든 것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윤희숙님이 제안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기회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라는 의제가 의미가 있겠지요.
지금의 청년 세대는 경쟁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도 수용하고, 결과의 평등도 바라지 않습니다. 남의 부모는 재력이 있어 자기 자식을 유학 보내고, 좋은 학원에 비싼 과외를 시키는 것도 받아들입니다. 
다만 '공정한' 경쟁을 요구합니다. 자기 스스로의 노력으로 정당한 방식으로 만든 자신의 스펙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가짜 스펙을 쌓은 사람들로 인해 입시나 임용, 입사 등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한동훈(조국, 정호영)의 자식들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기회를 어떻게 확장할 것이냐'를 논의할 것이 아니라, 권력, 재력, 권위, 인맥 등을 이용해 부정한 방식의 스펙을 쌓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것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묻는 것입니다.
표절 논문을 걸러내는 장치를 더 강화하고, 가짜 스펙을 입시나 임용 지원에 활용한 사람들에 대해 엄한 처벌을 시행하고, 가짜 스펙 쌓기에 도움을 준 사람들도 사법 처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죠.

조국 사태 이후에 우리 사회가 이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윤석열 당선 이후 오히려 역행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조국 가족들을 수사하고 기소하여 정의로운 검사라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사람들에 의해서 말입니다.
조민은 부산대의전원 입학 취소에 이어 고려대도 입학이 취소되어 고졸이 되었고, 조국 아들 조O의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에 도움을 준 혐의로 조국 부부는 기소되어 재판 중입니다. 정경심은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되어 감옥에 가 있고, 최강욱도 조국 아들에게 허위 인턴십 확인서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중입니다. 이렇게 가짜 스펙을 쌓은 당사자는 학위가 박탈당하고, 가짜 스펙 쌓기에 도움을 준 사람들도 형사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짜 스펙 쌓은 사람들을 수사하고, 가짜 스펙 쌓기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기소한 당사자의 딸이 표절하고 대필한 논문을 학술대회에 제출하고 약탈적 학술지와 IEEE라는 유수 학회지에 게재하고, 돈 주고 남이 개발한 앱을 미국 공모대회에 출품하는가 하면 이런 부정한 방식으로 쌓은 스펙을 홍보하는 인터뷰 기사를 돈을 주고 언론에 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까?
조국 사태 후 우리 사회는 부정한 방식의 스펙 쌓기를 엄단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역행하는 사람이, 그것도 조국 가족을 탈탈 털었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