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런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

 

2022.05.03.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전력, 원전) 정책을 보고 있으면, 윤석열 정부를 이끌 사람들이 에너지(전력산업)와 환경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대선 후보 시절에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생태계 복원을 제1 공약처럼 내세웠던 윤석열이 최근에 내놓는 에너지 정책을 보노라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가 설정한 2030NDC 달성 목표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이행하겠다고 하고, 급기야 전력산업 민영화를 언급하더니 이번에 내놓은 110대 국정과제에서 탈원전 정책 폐기하는 에너지 정책도 반쪽 짜리의 원전 복원에 불과했다.

110대 국정과제의 원전 정책(‘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을 보면, 건설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 외에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은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천지, 대진 원전을 재개한다는 계획도 없다. 천지, 대진 원전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이미 부지를 매입하고 인허가를 진행했던 것을 문재인이 중단하고 폐기시킨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재개한다 해도 늦은 감이 없지 않은데 윤석열 정부가 이를 포기한다면 10년간 차질을 빚게 된다.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을 수립해도 시원찮을 판에 10년 전 추진한 천지, 대진 원전도 포기해 버렸다.

윤석열 정부는 천지, 대진 원전 건설 재개는 물론 이 외의 신규 원전도 계획하고 2040년 이후도 준비해야 한다.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대책이고 근본적으로 원전 비중을 높이려면 신규 원전 건설을 계속해야 한다. 신규 원전 건설이 완료되려면 15년 이상이 넘게 걸리는데 지금 계획한 원전이 가동할 때 즈음되면 수명 연장한 원전들은 폐기하기 시작 할 때가 되게 된다.

신한울 1,2호기는 20056월에 건설기본계획이 확정되었지만 20237월에야 완공 예정이다. 상업운전을 하려면 2024년이 되어야 한다. 기본계획 확정부터 상업운전까지 거의 20년이 걸린 셈이다. 신고리 3,4호기도 20001월에 기본계획이 확정되고 20198월에야 상업운전을 했다. 역시 약 20년 걸렸다. 윤석열 정부가 신규 원전을 구상하고 계획한다고 해도 그 신규 원전의 상업운전은 2040년이 넘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 5년을 허송 세월했는데 또 윤석열 정부가 미적거리게 되면 원전 발전 비중이 2040년 이후에는 급속하게 감소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24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원전의 발전능력은 23,250MW이다. 이를 상업운전을 시작한 연도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837월 고리 2호기 650MW

19859월 고리 3호기 950MW

19864월 고리 4호기 950MW

19868월 한빛 1호기 950MW

19876월 한빛 2호기 950MW

19889월 한울 1호기 950MW

19899월 한울 2호기 950MW1980년대에 상업운전한 원전의 총 발전능력은 6,350MW이다.

 

19953월 한빛 3호기 1,000MW

19961월 한빛 4호기 1,000MW

19977월 월성 2호기 700MW

19987월 월성 3호기 700MW

19988월 한울 3호기 1,000MW

199910월 월성 4호기 7,00MW

199912월 한울 4호기 1,000MW1990년대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의 총 발전능력은 6,100MW이다.

 

20025월 한빛 5호기 1,000MW

200212월 한빛 6호기 1,000MW

20047월 한울 5호기 1,000MW

20054월 한울 6호기 1,000MW2000년대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의 총 발전능력은 4,000MW이며,

 

20112월 신고리 1호기 1,000MW

20127월 신고리 2호기 1,000MW

20127월 신월성 1호기 1,000MW

20157월 신월성 2호기 1,000MW

201612월 신고리 3호기 1,400MW

20198월 신고리 4호기 1,400MW2010년대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의 총 발전능력은 6,800MW이다.

 

현재 건설중인 신한울 1,2호기(각각 1,400MW)20239월에 상업 운전 예정이고, 문재인이 중단시켰다가 나중에 건설 재개를 한 신고리 5,6호기(각각 1,400MW)20253월 이후 준공 예정이다.

윤석열 인수위가 이번에 건설 재개를 결정한 신한울 3,4호기(각각 1,400MW)2030년 이후라야 상업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20년대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원전 총 발전능력은 5,600MW에 불과하다. 만약 윤석열 정부에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추가로 수립하지 않으면, 2030년대와 2040년대 초반까지의 상업운전을 시작할 수 있는 원전 발전능력은 2,800MW에 불과하게 된다.

1980년대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은 수명 연장을 하더라도 2030년대부터는 폐기 수순을 밟기 시작할 터인데, 이 시기에 신규로 가동되는 원전의 발전능력은 2,800MW에 불과하고 폐기되는 원전 발전능력은 6,350MW가 되어 3,550MW의 원전 발전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2040년대부터는 1990년대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들(총 발전능력 6,100MW)이 폐기 수순을 밟기 시작해 이를 보완할 신규 원전은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윤석열의 임기는 20275월까지이다. 윤석열 임기에 2040년대 가동할 신규 원전을 계획하지 않으면 2040년대 원전의 발전 비중은 10%대로 하락할 것이다.

전력수요는 경제성장과 전기차 증가로 인해 증가할 것이 뻔한데 신규 원전을 계획하지 않아 원전 발전능력은 2030년대 후반부터 감소하게 되면 원전의 발전 비중이 하락해 전력단가 인상은 불가피하고 탄소 배출은 감소는커녕 증가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재개와 기존 원전 수명 연장으로 원전 비중을 8% 늘리면 2030NDC(2018대비 탄소 배출 40% 감축) 달성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건 거짓말이다. 신한울 3,4호기와 원전수명 연장으로 원전 비중이 8% 늘어난다고 해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대폭 늘리지 않으면 NDC 달성은 불가능하다. 문재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 이상 늘리겠다고 했으니 NDC 달성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일정 이상 비중을 늘리지 않겠다고 하면서 NDC 달성을 장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문제는 2030년 이후이다. 윤석열 정부가 신규 원전을 계획하지 않으면 2030년에 설사 NDC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는 급격하게 탄소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윤석열이 원전강국을 외칠 때, 탈원전 폐기를 주장하던 사람들의 기대는 컸다. 그런데 인수위의 110대 국정과제를 보면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과 이재명의 감원전 정책과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윤석열의 원전정책이 그대로 시행되면 2030년대 후반부터는 자연스럽게 원전의 발전 비중이 감소하게 된다. 이재명의 감원전 정책도 장기적으로 서서히 원전 비중을 줄이는 것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진정한 원전산업 복원과 원전강국을 위한 원전 정책을 내놓기 바란다.

 

 

PS.

인수위가 전력산업 민영화를 언급하며 한전이 독점하는 전력판매를 민간에게 개방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사실상 전력 민영화한전 독점판매 개방부글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204280237

 

인수위는 우리나라 전력산업과 전력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미국이나 일본, 일부 유럽에서 전력시장을 민영화한 후에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살피기나 했는지 궁금하다. 민영화 이후 전력단가가 급등하고 단전 등의 부작용이 속출한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이나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누진제와 저소득층 및 다인가구 전력요금 할인 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수요전력 및 피크 전력을 관리하기 위해 DR(전력수요반응)제도, RPS, FIT 등 다양하고 복잡한 제도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전력판매시장에 민간이 들어오게 되면 이런 제도들이 무용지물이 되거나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누진제 하나만 하더라도 민간이 전력소매시장에 들어올 수 없는 요인이 될 텐데 인수위는 누진제를 없애려 하는 것인가?

 

전력은 대규모의 송배전 시설이 통합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대정전(블랙 아웃) 사태에 이를 수 있는 에너지이다. 발전시설이 첨두 수요(부하)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전력산업을 어떤 구조로 가져갈 것인가는 이런 특성을 감안하여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판단의 첫번째 기준이 되어야 한다.

개별 기업의 이익 추구가 최대의 목적인 민간 기업의 다수를 참여시킬 때는 반드시 전력 공급의 안정과 공익을 위해 개별 사기업을 통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사기업은 수익이 나지 않고 자본이 잠식되면 철수를 하든지 가동을 줄인다. 그럼 에너지 공급은? 따라서 사기업이 다수 참여하는 상태에서는 공급 안정을 위한 제어 장치 또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공기업으로 유지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기가 쉽지 않다.“ (‘딴지글의 일부)

 

<에너지 산업의 민영화 어떻게 볼 것인가 6 - 전력산업의 민영화>

https://www.ddanzi.com/ddanziNews/188750255

 

 

<20대 대통력직 인수위 110대 국정과제 중 원전 부문>

 

03 탈원전 정책 폐기,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 (산업부)

과제목표

에너지 안보 및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고,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한미 원전동맹 강화 및 수출을 통해 원전 최강국 도약

주요내용

(원전의 적극적 활용)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을 조속 재개, 안전성을 전제로

운영허가 만료원전의 계속운전 등으로 ’30년의 원전 비중을 상향

- 계속운전 신청기한을 수명 만료일 2-5년 전에서 5-10년 전으로 변경하여,

가동중단 기간을 제도적으로 최소화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신한울 3,4 건설 및 계속운전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예비품 발주 등 산업계 일감을 조기에 창출

- 원전산업의 밸류체인을 상세 분석하고, 핵심기자재에 대한 국산화, 미래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R&D, 인력양성 등 다각적 생태계 경쟁력 강화 추진

(원전의 수출산업화) ‘30년까지 10기 수출을 목표로 적극적 수주활동 전개

* 노형 수출, 기자재 수출, 운영보수서비스 수출 등으로 수출 다각화

- 원전·방산·경협 등 지원패키지 제공이 가능하도록 정부부처, 한전, 한수원, 금융기관,

원전기업 등이 모두 참여하는 (가칭)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신설·즉시 가동

(원자력 협력 외교 강화) 한미 원전동맹 강화, SMR분야 한미협력 구체화,

파이로프로세싱 한미 공동연구(JFCS) 마무리 및 향후 계획 대미 협의

(차세대 원전기술 확보) 독자 SMR 노형 개발 및 제4세대 원자로, 핵융합,

원전연계 수소생산 등 미래 원전기술 확보를 위한 R&D 집중 추진

(방폐물 관리) 고준위 방폐물 처분을 위해 관련된 절차·방식·일정 등을

규정한 특별법 마련 및 컨트롤타워로 국무총리 산하 전담조직 신설 추진

(원자력 안전 확보) 원안위의 전문성·독립성 확보 방안을 추진하고, 계속

운전 및 건설허가 등 인허가 단계별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

기대효과

무탄소 전원인 원전 활용 확대로 ’30NDC 달성에 기여

원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원전 수출 성과 창출을 통해 원전의

신성장동력화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