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입장에서 본 검수완박사태

 

2022.04.28.

 

소위 검수완박이라 불리는 민주당의 형사사법제도 개편안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개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민주당은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키려 민형배를 고의 탈당시키고, 법사위를 장악하기 위해 고령의 김진표를 법사위로 이동시키는 온갖 편법과 꼼수를 동원했다.

한편, 국힘당의 권성동 원내대표는 어느 날 갑자기 박병석의 중재안에 합의했고, 국힘당 의총은 이를 의결하여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권성동은 박병석 중재안에 대해 윤석열에게 보고했고, 국힘당 의원들은 윤석열의 눈치를 보고 권성동이 들고온 합의안에 별다른 저항도 하지 않고 동의해 주고 말았다.

국힘당이 중재안을 수용한 것에 대해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이준석은 자신도 권성동 합의안에 동의해 놓고는 마치 반대했던 것 마냥 액션을 취하며 재협상해야 한다고 치고 나오고, 안철수도 반발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윤석열도 짐짓 중재안에 반대했던 것처럼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솔까말, 권성동이 윤석열의 재가도 받지 않고 박병석의 중재안을 수용했겠는가?

여론이 악화일로가 되자 국힘당은 앗 뜨거라 하면서 중재안 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강경 투쟁으로 돌변했다.

검수완박을 강행하는 민주당이나 이에 대응하는 국힘당이나 하는 꼬라지는 역겹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430일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국힘당은 국민투표라는 맞불을 놓으려 한다.

그런데 윤석열이나 국힘당이 추진하려는 국민투표가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안인가?

일단, 검수완박 법안은 대통령이 국민투표에 붙일 사안이 아니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이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는 사안을 적시하고 있는데, 외교, 국방, 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만이 해당 사안이다. 그런데 검수완박이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인가?

 

<헌법 제72: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윤석열은 검수완박에 관해 국민투표를 이번 61일 지선과 함께 실시하겠다는 계획인데, 지선은 재외국민들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재외국민들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게 되어 위헌이 된다. 선관위도 지선과 함께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재외국민의 참여를 제한하는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던 만큼 관련 법 개정 전에는 국민투표가 어렵다는 것이다.

선관위의 이런 입장이 전달되자, 국힘당은 법을 개정하거나 보완 입법을 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국힘당 애들은 도대체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지 의심스럽다. 검수완박 법안 저지를 못하는 것도 172석의 민주당이 밀어붙이기 때문인데 법 개정과 보완 입법에 민주당이 협조할 리가 있겠는가?

검수완박이 위헌이라며 헌재에 제소하겠다는 국힘당이 위헌적인 방식을 동원한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국민투표를 권성동이 이야기하고,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장제원이 윤석열에게 건의하겠다고 했으며, 윤석열은 적극 검토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검수완박 관련 사안을 국민투표에 붙이면 국힘당이나 윤석열에게 실익이 있을까? 만약 윤석열이 국민투표에 붙이면 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 같은가? 민주당은 국민투표를 윤석열의 재신임과 결부시키는 전략으로 나갈 것이다. 부결되면 국민들이 윤석열을 불신임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고, 이를 적극 향후 정치상황에 활용할 것이다.

국민투표에서 가결되려면 총 선거인수의 과반이 참가해야(투표율이 50%를 넘어야) 투표함을 개함할 수 있으며, 총 투표수의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투표를 보이콧 하면 선거인수 과반 투표율을 달성하기 힘들다. 여론조사에서 검수완박 반대가 52%이지만, 역대 투표율을 고려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과반 투표율을 넘기기 힘들다. 이렇게 되면 개함(개표)도 하지 못하고 부결되어 버린다. 오세훈이 무상급식을 주민투표에 붙였다가 과반 투표율이 되지 않아 개함도 못하고 부결되었던 전례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개함도 못하고 부결되면 민주당측에서는 윤석열 불신임으로 몰아 갈 것이고, 국힘당과 윤석열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물리적으로도 61일 지선에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표인명부를 새로 만드는 것만 해도 준비기간이 50일 가량 소요된다. 무엇보다도 국민투표일로부터 18일 전인 512일 전에 국민투표안과 투표일을 공고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이틀만에 이러한 준비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설사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투표율이 과반을 넘고 찬성률이 과반을 넘어 국민투표에서 가결된다고 해도 그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국민투표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공포가 이뤄진 법률을 개정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입법부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국민투표는 이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만약 가/부의 비율이 근소한 차이를 보일 경우 오히려 심각한 국론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

 

국민투표를 61,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지선은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 기초의회 의원, 기초의회 비례대표 의원, 교육감, 7명을 뽑는다. 여기에 국민투표까지 하면 투표지를 8개 받아 기표하고 투표해야 한다.

그런데 검수완박에 찬성하는 사람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국민투표를 좌절시키기 위해 국민투표 투표지만 수령을 거부하게 될 것이다. 특히 사전투표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큰 혼란이 야기된다. 사전투표소에서 일률적으로 투표지 8 장을 모두 인쇄해 발급할 때, 이 중 국민투표지만 수령을 거부할 경우 사전투표소는 난장판이 될 것이다.

투표지가 발급되면 선거인의 투표는 성립되어 투표수에 카운트 된다. 따라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투표수에 카운트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투표지 수령을 극구 거부할 것이고 받더라도 투표함에 넣지 않게 될 것이다. 투표지는 인쇄되어 발급되었는데 유권자는 수령을 거부하거나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게 되면 투표수에 포함해야 하느냐 마느냐로 놓고 또 싸울 것이고, 투표장은 국민투표지 수령 거부자와 선관위, 투표사무원 간에 논란이 벌어지고 투표가 지연되어 원활한 투표 진행이 힘들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정선거음모론자들이 투개표에 트집을 잡아 투개표 사무요원들이 힘들어 해 공무원들이 투개표 업무에 동원되는 것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런 상황을 아는 투개표 경험이 많은 공무원들과 일반인들은 이번 지선과 국민투표의 투개표 업무에 지원을 꺼리게 될 것이고, 대신 아무 것도 모르고 투개표 업무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투개표 요원으로 지원하여 투개표 업무를 보게 되면 그 혼란은 재앙 수준이 될 것이다.

지선에 국민투표를 함께 하면 사회적 대혼란이 발생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아무 실익도 없고 혼란만 가중할 이런 위험천만한 방법을 국힘당과 윤석열이 추진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다.

 

민주당이나 국힘당이 하는 꼬라지 보면 현행 국회를 해산해 버렸으면 좋겠다. 이왕 국회 해산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국힘당은 국민투표 같은 위헌적이고 현실성 없는 방법을 말하지 말고 자신의 직을 거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최선이 아닌가?

검수완박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112명의 국힘당 국회의원이 총사퇴할 것을 의결하고 사직서를 모두 작성하여 당대표나 원내대표에게 제출하라. 검수완박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회 의원실 방에서 곧바로 철수하고 국회 업무를 전면 보이콧하고 재선거를 요구하라. 국회의장이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는다고 국회의원 노릇 할 생각은 하지 마라. 국회의장이 사직서를 수리하든 말든 세비도 수령하지 말고 국회에 발도 들여놓지 마라.

국힘당 의원들이 총사퇴를 선언하는데도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 민주당은 그 역풍으로 인해 6.1 지선에서 참패하게 될 것이다. 어차피 172석을 가진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도 통과시키는 일방적인 국회 운영을 하는 마당에 112석의 국힘당이 국회에서 할 일은 없다. 국힘당이 검수완박에 반대하고 국가의 형사사법제도를 지켜내려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오늘 당장 의원 총사퇴를 의총에서 의결하라.

 

그리고 권성동은 중재안 합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장 원내대표를 사퇴하라. 이렇게 국민의 분노를 일으켜 놓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검수완박을 반대하면 설득력이 있겠는가?

권성동은 박병석 의장 중재안에 담긴 수사권-기소권 분리 기조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은 직접수사권뿐 아니라 보충수사권까지 폐지하자는 것이었다. 검찰의 보완 수사, 2차적 수사권이 유지되고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 중 부정부패·대형문제 등 직접 수사 권한은 검찰에서 보유하는 것으로 돼 있다협상이라는 게 일방의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양당이 한국 형사사법체계 근본적으로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범위내에서 협의하기로 했다고 중재안 합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개소리를 해 놓고 이제 와서 중재안 파기한다고 떠들고 있으니 국민들이 국힘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나?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53% 반대, 38% 찬성으로 나온다. 왜 이런 무지막지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38% 찬성이 나오는지 검찰과 윤석열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민주당:국힘당, 진보:보수 간의 진영간 대립 때문에 38% 찬성이 나오는 것이긴 하지만, 그 동안 검찰의 무소불위의 형태나 보복 수사, 별건 수사를 통한 인권 침해, 그리고 검찰 조직 감싸기 수사나 기소에 대해 불만을 가진 국민들이 검수완박에 동의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검수완박은 검찰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다. 검찰도 검수완박에 무조건 반발하는 모습만 보일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깊이 반성하고 실제로 국민들의 권익 보호를 할 수 있는 자체적인 개혁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검수완박 사태의 진행과정을 보면 웃기지도 않은 점도 많다.

민주당과 문재인이 검찰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서 검수완박이라는 검찰 대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정권 초기에 검수완박을 밀어붙였어야 했다. 정권 말기에, 그것도 정권 교체가 확정된 이 마당에 뒤늦게야 검수완박 법을 통과시키려 하니 국민들이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권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반발하는 것이다. 정권 초기에는 검찰을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여 전정권에 대한 보복 수사와 별건 수사로 온갖 장난질을 다해 놓고는 이제 외서 검찰 개혁한답시고 검수완박을 외치고 있다.

문재인 정권과 함께 전정권에 대해 무자비한 수사를 하고 그 과정에 5 명을 자살하게 만든 윤석열이 지금에 와서는 민주당과 문재인의 대척점에서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것도 아이러니다.

더구나 윤석열은 20196, 검찰총장 청문회 때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힌 바도 있다. 문재인과 민주당과 한 패일 때는 검수완박을 주장했던 윤석열이 민주당과 문재인과 척을 지고 20213, 검찰총장을 사퇴할 때는 입장을 완전히 바꿔 말하고, 지금에 와서는 또 애매모호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국민들이 권성동이 중재안을 수용한 것에 반발하지 않았거나 그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지지 않았다면 과연 윤석열은 지금과 같이 중재안 반대 입장을 취했을까?

윤석열은 20211229,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선대위 출범식에서 검찰이 수사도 제대로 안하고 봐주기하고 뭉개고 있는데, 관여한 사람들이 줄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자살은 수사하는 사람들이 세게 추궁하고 증거수집 열심히 할 때 진행 중인 것 외에 또 걸릴 게 있나 하는 불안과 초조함에 극단적 선택도 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윤석열의 비인격적인 수사방식에 모멸감을 느낀 이재수 전 기무사 사령관이 자살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 이재수 장군은 무혐의이었다. 자신의 무지막지한 수사로 인해 이재수 장군을 비롯한 5명이 명을 달리 했는데 저런 소리를 했으면서 지금은 검수완박을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것도 파렴치한 짓이지만, 검찰과 윤석열도 검수완박의 원인 제공을 했던 것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국힘당도 반성 많이 해야 한다. 문재인과 윤석열 검찰이 전정권 인사들에 대해 피바람을 일으킬 때, 아무 소리도 못했고 독자적인 검찰 개혁안도 만들지 못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이나 포토 라인 세우기 폐지 등 피의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은 조국과 그 가족이 수사를 받자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 했다.

국힘당은 전정권과 보수 인사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 저항다운 저항을 한 적이 없다. 검찰개혁의 칼자루를 민주당에 넘겨주고 급기야 검수완박이라는 형사사법체계의 근간마저 흔들리는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국힘당은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

 

검수완박이라는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착찹하다.

민주당, 국힘당, 문재인, 윤석열, 그리고 검찰은 검수완박이라는 진흙탕에서 정치적 이익이나 조직의 이익을 위해 싸우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검찰 개혁, 그리고 사법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하라.

 

PS. 필자는 솔까말, 검수완박 논쟁보다는 전관예우 척결하는 방안을 세워 주었으면 좋겠다. 혐의/무혐의, 기소/불기소, 유죄/무죄 여부가 사실과 법리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전관예우에 의해 결정되거나 판단이 바뀌는 것이야말로 사법 정의를 위배하는 것이고, 서민이나 약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검사, 판사, 경찰, 그리고 공정위 등의 고위공직자들의 전관예우를 원천봉쇄하는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 참고할 기사들

 

<‘검수완박사태 총정리>

https://contents.premium.naver.com/mrdong/news/contents/220425074324379Bz

 

<당선인, '검수완박' 국민투표 제안 수용 가닥>

https://news.v.daum.net/v/20220428094928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