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수맥 탐사가(dowser)들이 상당한 해를 끼치고 있다. 수맥 탐사가들은 수맥이 불면증, 피로 등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수맥 때문에 암에 걸린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겁을 주어서 수맥 차단 매트나 달마도 등을 비싼 값에 팔아먹고 있다. 특히 불교방송(http://www.bbsi.co.kr)에서 그런 광고를 많이 한다.

 

수맥 탐사가들에 따르면 땅 밑에 있는 수맥에서 수맥파가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 수맥파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수맥파를 느끼기 때문에 자신이 잡고 있는 진자(pendulum, 펜듈럼), L-막대기(L-rod, -로드), Y-막대기(Y-rod) 등이 저절로 움직인다고 한다. 여러 종의 동물이 인간이 보통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듯이 자신에게도 뭔가 특별한 감지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마술 트릭을 쓰면서 초능력자 행세를 하는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반면 수맥 탐사가들이 모두 의식적으로 사기를 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진자, L-막대기, Y-막대기 등이 그것을 잡은 사람이 느끼기에는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자신이 의식적으로 진자를 흔들려고 한 것이 아닌데 어느 자리에 가면 진자가 마구 흔들리기도 한다. 이런 신기한 경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수맥에 대해 믿게 되는 것 같다.

 

 

 

수맥 탐사가들의 수맥에 대한 이야기는 지질학적으로 볼 때 횡설수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지질학을 깊이 있게 가르치는 것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또한 수맥 탐사가에 혹하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지질학을 깊이 가르치는 것 역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매우 어려운 길이다.

 

수맥 탐사가들의 말이 물리학적으로 볼 때 아무리 황당무계하더라도 그들과 그들의 말을 믿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물리학을 깊이 가르치는 방법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물리학을 깊이 배울 만큼 똑똑한 사람은 애초부터 수맥 탐사가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며 수맥 탐사가의 말에 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진자 등이 “저절로” 움직이는 현상과 관련된 온갖 심리학 연구를 그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별로 권하고 싶은 방법이 아니다. 게다가 심리학자들은 아직 그런 현상을 충분히 밝혀내지도 못했다.

 

 

 

수맥 탐사가 엉터리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주 이해하기 쉬운 방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방법이 있다. 제발 TV에서 그런 방법을 널리 써서 수맥 탐사가 완전히 엉터리임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한국에서 수맥 탐사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사라질 때까지는......

 

 

 

수맥 탐사가는 눈, , 코와 같은 잘 알려진 인간의 감각 기관으로 감지할 수 없는 수맥파를 자신은 감지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리고 그렇게 감지한 것이 진자, L-막대기, Y-막대기의 움직임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맥파에는 방향이 있어서 그 방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단다. 또한 달마도를 비롯한 온갖 것들이 수맥을 차단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차단되었다는 것을 진자, L-막대기, Y-막대기 등으로 알아낼 수 있다.

 

 

 

달마도나 수맥 차단 매트로 수맥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엿 먹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달마도를 봉투 안에 넣거나 수맥 탐사가의 눈을 가린 상태에서 실험을 하면 된다. 한 번은 효능이 있다는 달마도를 넣어서 하고 다른 한 번은 아무 것도 없는 종이 한 장을 넣어서 실험을 한다. 그리고 과연 그 사람이 달마도가 있을 때를 맞히는지 알아본다.

 

내가 알기로는 아직 이런 실험을 해서 달마도나 수맥 차단 매트를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게) 맞힌 수맥 탐사가가 한 명도 없었다.

 

 

 

어떤 컵에는 물을 넣고 어떤 컵에는 물을 넣지 않는다. 그리고 컵의 뚜껑을 닫거나 수맥 탐사가의 눈을 가린 상태에서 어떤 컵에 물이 있는지 맞히게 한다.

 

어떤 수맥 탐사가는 자신이 물이 있는 컵을 맞힐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저는 컵에 있는 물을 알아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하 깊숙이 흐르는 수맥에서 발생하는 수맥파는 감지할 수 있지요.

 

 

 

그런 식으로 주장하는 수맥 탐사가를 엿 먹이기도 쉽다. 방의 한 곳에 표시를 해 둔다. 그리고 수맥 탐사가의 눈을 가린다. 그리고 수맥의 방향을 알아내라고 한다. 회전 의자에 수맥 탐사가를 태운다. 몇 번 돌려서 방향이 헷갈리게 한 다음에 다시 수맥의 방향을 알아내라고 한다. 그 사람이 말하는 수맥의 방향이 실험할 때마다 다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눈을 뜨고 해야만 수맥파를 감지할 수 있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수맥 탐사가가 있다면 돈을 들여서 실험을 하면 된다. 컨테이너와 기중기만 준비하면 된다. 컨테이너의 사방을 완전히 막아서 밖을 전혀 볼 수 없도록 한다. 실험은 비슷하다. 다만 회전 의자에 수맥 탐사가를 앉힌 다음에 돌리는 것이 아니라 컨테이너 전체를 기중기로 돌린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런 간단한 실험으로 수맥 탐사가 아무런 효과가 없음을 보여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텔레비전에는 여전히 진자나 L-막대기를 들고 설치는 작자들이 많이 나온다. 왜 그럴까? 방송국 PD들이 내가 여기에서 이야기한 실험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할 정도로 멍청하기 때문일까? 그런 실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접해 보지 못할 정도로 무식하기 때문일까? PD들도 수맥 탐사가 엉터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미신을 퍼뜨리는 것일까? 불교 방송처럼 광고비나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어떤 것인지 내가 알 바 아니다.

 

 

 

자신에게 수맥 탐사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정직하고 약간의 사고력이 있는 사람들은 내가 위에서 제시한 실험을 자신에게 직접 해 보기 바란다.

 

수맥 탐사에 혹한 사람들은 용한 수맥 탐사가를 불러 놓고 그런 실험을 해 보기 바란다. 그 후에 믿어도 된다.

 

 

 

그리고 불교 방송 관계자 여러분, 미신을 퍼뜨리면서 광고비 받아서 챙기니까 기분 좋냐? 부처님이 그렇게 시키든?

 

 

 

이덕하

201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