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살다 내가 윤석열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

 

2022.01.07

 

나는 어제 윤석열이 이준석과 극적 화해하고 대선전략을 이준석의 제안대로 수정한 것에 대해 그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칭찬한 바가 있다.

내가 윤석열을 칭찬하게 된 건 윤석열이 전략 수정과 이준석을 껴안은 것에도 있었지만 보다 궁극적인 이유는 윤석열의 주체적 변화를 더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선거는 워낙 다이내믹 하여 60일이면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몰라 지금의 지지율로 장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데 역대 선거는 상대방의 잘못이나 도덕적 하자가 폭로됨에 따라 지지율이 단기간에도 춤을 추고 역전되었지만, 후보의 주체적 변화로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경우는 드물었다.

내가 202112월말의 상황에서는 70일이 남아도 윤석열은 필패한다고 예상했던 것도 윤석열의 근본적 변화 없이는 이재명이나 민주당, 문재인의 어떤 헛발질이나 비리부패 폭로가 나온다 해도 윤석열은 이길 수 없을 거라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변화를 꾀했다. 어제 윤석열이 이준석을 수용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거라 본다. 윤석열은 강성 윤석열 지지자와 윤핵관들, 그리고 반이준석 그룹의 반발이 엄청 날 것이라는 걸 예상하면서도 그런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영환을 비롯한 윤핵관들은 윤석열의 어제 결단을 비난하고 통탄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김영환과 윤핵관들 등 정치꼰대들과 기득권세력들이 반발하는 건 예상된 일이다. 새시대준비위원회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정당 개편을 계획했던 자들은 충격이 클 것이다. 이들에게는 이준석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었는데, 이준석이 대선판을 주도하게 되었고, 그 결과물을 이준석에게 빼앗기게 되었으니 그들은 이제 닭 쫓던 개가 된 것이고, 윤석열에 의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다.

윤석열이 김한길과 협의했던 정계 개편을 접고 이준석과 세대교체를 통한 혁신적 국힘당을 만들려고 어제 이준석을 껴안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준석을 안고 가는 이상 윤석열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국힘당은 세대교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꼰대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겠지만.

윤석열에게 감히 조언을 하자면 지금 반발하는 꼰대들은 이번 기회에 모두 쳐내라. 그래야 윤석열의 미래가 있고,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윤석열이 김한길의 정계 개편이 아닌 이준석이 생각하는 국힘당의 미래로 생각을 바꾼 것이라면 나는 그 방향에서 윤석열을 지지할 생각이 있다. 내가 윤석열을 칭찬하는 건 윤석열이 이런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고, 만약 그게 아니라면 윤석열에게 보낸 칭찬을 취소하겠다.

 

가세연, 신의한수, 고성국tv, 이봉규tv, 진성호tv 등 틀튜브들은 지금 멘붕 상태다. 대부분은 윤석열과 이준석을 싸잡아 비난하며 광분하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윤석열 캠프에 속했거나 윤석열을 적극 지지했던 교수들, 지식인 그룹에서도 윤석열 비난이 도를 넘었다. 차라리 이재명을 찍겠다고 한다. 1주일 전만 하더라도 윤석열로는 이재명을 이길 수 없으니 후보 교체를 요구하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그렇다면 이재명을 찍을 것이냐? 정권교체하지 않을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이 이제는 스스로 이재명을 찍겠다고 한다. 참 어이가 없다.

이들은 윤석열이 이준석과 화해했다는 표피적 현상에만 광분할 뿐, 윤석열이 이준석의 주장대로 대선전략을 세대포위론으로 전면 바꿨다는 사실은 보지 않으려 한다.

이들은 윤석열이 그 동안 윤핵관들과 선대위가 진행한 반문재인전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걸 모른다. 윤석열은 99가지가 다르더라도 1 가지, 반문재인이라면 함께 할 수 있다고 하여 국힘당의 정체성에 반하는 신지예 등을 마구잡이로 영입했다. 그런데 이 전략은 2030의 큰 반발에 부딪혔고, 지지율의 급락을 가져왔다.

김영환 등 윤핵관들은 2030의 정서와 생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2030들이 조국사태를 겪고 문재인 정권에 넌더리를 쳤으니 당연히 반문재인의 구호에 모두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건 대단한 착각이었고 곧 2030의 보복을 받게 된 것이다.

 

세상 참 요지경이다.

그토록 윤석열을 씹어돌리던 내가 윤석열을 칭찬할 때가 있고, 윤석열을 빨고 핧고 하던 자들은 급변하여 윤석열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다. 재미있는 건 나는 윤석열이 잘 나가고 지지율이 고공 행진할 때 윤석열을 맹렬히 비판하고 비난했고, 윤석열이 최악의 순간을 맞았을 때 윤석열에게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방법을 제공했던 반면, 그들은 정반대다.

솔직히 나도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윤석열을 비판하면서도 간간히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라며 윤석열에게 조언을 하기도 했지만, 윤석열이 내 주장을 수용할 정도의 그릇이 못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설마 내 말대로 할까 생각했다.

이준석과 극적 화해한 후 첫 날인 오늘, 윤석열은 혼잡한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시민들을 직접 대면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윤석열의 변화된 모습이라 일단 기대는 해보겠다.

만약 윤석열이 다른 방향으로 가면 그 때는 여지없이 비판의 칼을 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