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연설과 윤석열&이준석의 화해는 우리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을 것이다.

 

2022.01.07.

 

필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대수롭지 않은 일로 웬 호들갑이냐고 하실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제의 사건으로 우리 정치가 많이 바뀔 것이라 예상한다.

 

첫째, 올 대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다. 사실 202112월까지의 윤석열로는 필패였다. 하지만 어제 사건을 계기로 윤석열은 새로 태어났고, 후보교체나 단일화 등의 변수를 잠재우고 야권이 단일대오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윤석열의 지지율이 급락한 이유는 윤석열 개인의 문제도 컸지만, 윤석열과 국힘당이 정권교체의 절박함보다 정권을 잡은 후의 과실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만든 것이다. 국민들은 정권교체가 절실한데, 후보나 국힘당은 젯밥에만 관심이 있으니 복창 터지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어제 윤석열이 이준석의 제안을 수용하고 의총에서 국힘당 의원들이 박수로서 극적 화해를 환영함으로써 윤석열과 국힘당은 정권교체의 절실함을 보여주었다. 이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과 후보와 국힘당이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윤석열의 변화가 올 대선 승리를 높였다고 본다. 윤석열이 원래 대인배 기질이 있었는지 필자는 모른다. 윤석열이 원래 대인배 기질이 있었는지는 상관없이 윤석열은 어제 대인배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동시에 정치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건 올 대선에서도 윤석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윤석열의 정치 인생에서도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내주에는 아마 홍준표와 유승민도 선대위에 합류하며 원팀을 외칠 것이다. 지난 주 이낙연이 합류해 원팀이 완성된 민주당이 누린 컨벤션 효과보다 홍준표와 유승민의 합류로 원팀이 된 윤석열이 얻는 효과는 10배가 넘을 것이다.

 

윤석열 옆에는 이제 항상 이준석이 붙어 있게 된다. 이준석이 윤석열을 밀착해 케어한다고 해서 종전처럼 이준석이 자기 정치한다거나 후보보다 돋보이려 한다는 비판은 할 수 없어 이준석이 마음껏 휘젓고 다닐 수 있다.

윤석열에게는 이준석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도우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존재다.

이준석은 현 정치인 중에 가장 순발력이 뛰어나고 지적 능력도 탁월하다. 무엇보다 IT, AI, 블록체인, 4차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의 지식도 많아 이 분야에 취약한 윤석열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이준석과 윤석열이 쌍으로 다니게 되면 윤석렬의 실수나 실언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준석이 있는 윤석열과 이준석이 없는 윤석열은 천양지차다.

 

둘째, 이준석과 함께 대선을 승리할 경우, 국힘당의 구조와 체질이 바뀐다.

나는 국힘당 당대표 선거에서 이준석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내가 이준석이 되어야 한다고 본 것은 국힘당은 세대교체 없이는 희망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금의 지역토호세력과 웰빙이 체질화 된 기득권 꼰대들로 구성된 국힘당으로는 보수에게 희망이 없다.

국힘당이 세대교체 되면 자연스럽게 민주당 똥팔육들도 퇴출된다, 국힘당의 꼰대들과 민주당의 똥팔육은 적대적 공생관계로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국힘당의 꼰대가 사라지면 민주당의 똥팔육들의 존재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

만약 이준석이 내쳐지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물론 이럴 경우 윤석열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없지만) 윤핵관들이 국힘당을 장악하게 되면 국힘당은 퇴행의 길로 들어서고 국정도 개판이 될 것이며, 민주당의 똥팔육들도 살아나 개판인 국힘당을 비난하며 우리 정치를 한참 후퇴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이 함께 만들어낸 대선 승리는 이준석이 헤게모니를 잡고 국힘당 지형 자체를 바꿔 놓게 되고, 당장 6월의 지선에서 지역토호들과 꼰대들의 출마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젊고 참신한 인물들로 교체될 것이다.

필자가 윤석열에게 이준석을 정치공동운명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 이유도 이 길만이 윤석열이 살 길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해야 대선도 승리할 뿐아니라 우리나라 정치가 바뀔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혹자들은 내가 이준석을 너무 과대 평가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물론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는 이준석 개인의 능력이나 자질 이전에 이준석으로 상징되는 시대적 변화를 주목하고 그 변화를 이준석이 만들어 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준석이 여러 가지 부족한 점도 있고, 최근에는 성상납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 정치 상황, 특히 보수의 상황에서 젊은 층을 대표하는 이준석의 존재가 필요하고, 또 이준석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윤석열과 이준석은 민주당 뿐아니라 일부 강성 윤석열 지지자들로부터도 공격을 많이 받을 것이다.

당장 그 동안 은근히 이준석을 응원해 왔던 민주당도 오늘부터 이준석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꿀 것이고, 일부 강성 윤석열 지지자들은 이준석을 안은 윤석열을 비난하며 지지 철회를 외칠 것이다. 그 동안 윤석열을 쉴드쳐 왔던 틀튜브들은 망연자실하며 윤석열과 이준석을 싸잡아 비난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1주 정도의 혼돈 상태가 지나면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세는 멈추고 반등하게 될 것이고, 그 이후는 윤석열의 시간이 시작된다.

어제 윤석열이 보인 대인배의 모습은 그 동안 구설수에 올랐던 김건희 문제를 포함한 본부장 문제를 희석시키고 국민들의 인식을 바꿔 놓게 될 것이다. 향후 민주당은 김건희와 장모의 문제를 계속 두드리겠지만, 종전과 같은 효과는 보기 힘들어지고, 서서히 국민들의 시선은 대장동 사건 등 이재명의 문제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물론 내가 위에서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윤석열이 철저히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이준석과 국힘당 의원들, 선대위가 불협화음 없이 선거전을 치른다는 전제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이번 대선은 보나마나이고 국힘당과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PS. 오해는 마시라. 나는 윤석열이 과거에 저지른 일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했던 일들에 대해 잊은 것이 아니다. 윤석열이 이에 대해 반성하고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나 역시 윤석열을 용서할 수 없다. 박 대통령 탄핵은 거짓과 날조로 국민들을 기만하여 성공한 정치적 쿠테타이기도 하지만, 한 개인의, 한 여성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는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윤석열이 대선 전이든, 대통령이 된 후든 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진정으로 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기 바란다. 그런 조치가 없다면 나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어도 지지할 생각이 전혀 없다.

다만, 현 대선정국의 흐름이 윤석열과 이준석의 극적 화해로 윤석열이 완주할 수밖에 없는 국면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이 이기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만약 이후 윤석열이 진정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거나 윤석열로는 도저히 승리가 불가하다고 판단된다면 나는 언제든 입장을 바꿀 것이다, 왜냐하면 정권교체가 최상위 목적이지, 윤석열로의 정권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PS2. 윤석열이 이준석을 껴안은 건 이준석이 아니라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준석이 주장하는 2030&60 이상의 4050 포위전략을 수용한 것이다. 단순히 당대표와 화해하기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면 아무 의미 없고 오래 가지 못한다. 울산 회동과 이번이 다른 점은 윤석열이 선거전략을 '반문'에서 '세대포위'로 전면 수정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울산 회동에서는 표면적 봉합에 불과했던 것과 다르다.

물론 윤석열과 이준석이 2030을 위한 구체적 정책들, 그리고 인재영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진정성이 나타나겠지만, 이준석의 계획대로 움직인다면 2030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나는 어제 두 사람의 극적 화해에서 의미 있게 본 것은 윤석열이 전략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수정했다는 것, 그리고 2030을 중시하게 되면 국힘당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 난생 처음 윤석열을 칭찬했던 것이다.

윤석열이 그 동안 내가 제시했던 방안들을 읽어보고 방향 수정을 했을 리는 만무하지만, 어쨌든 내가 주장한 대로 바꿔가고 있어 나도 윤석열에 대한 비판을 일단 멈추고 윤석열의 변화를 주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