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연습문제의 진의를 모르는 윤석열

 

2022.01.06.

 

오늘 아침 여의도 지하철역 인근에서 윤석열이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이는 이준석이 어제 권영세에게 내준 연습문제의 하나여서 윤석열이 이준석의 주문대로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윤 지지자들이나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도 아닌 전국 단위 대선인데 출근길 인사라는 선거방식이 적합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강성 윤석열 지지자들은 윤석열이 이준석의 주문에 따라 출근길 인사를 한 것에 대해 분노하다가, 이내 한신이 수모를 견디고 가랑이 사이로 기었던 것에 비유하면서 윤석열이 이준석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이준석을 쳐낼 명분을 쌓는 거라며 윤석열이 인내와 뚝심을 보여주는 거라고 상찬하고 나섰다.

나도 윤석열이 이준석의 주문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출근길 인사를 했다고 보지 않는다. 이준석을 쳐내기 위한 명분 쌓기 용이고, 자신이 굴욕을 감내하며 이준석의 요구를 들어준다는 것을 자신의 지지자들이나 일반 국민들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준석은 아침 지하철 출근길 인사만 연습문제로 내 준 것이 아니다. 이것 외에도 젠더,게임 특위’, ‘플랫폼노동 체험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윤석열은 이 두 가지 연습문제는 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은 16일 저녁 일정으로 플랫폼노동 체험을 제안했는데, 윤석열이 직접 배달기사로 나섬으로써 코로나 장기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배달기사들과 함께한다는 취지였다. 이준석이 직접 운전을 하며 윤석열의 배달에 동참, 함께 선거캠페인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만약 이 제안이 성사된다면 그간 마찰을 빚어왔던 이준석과 윤석열의 갈등 봉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그런데 윤석열은 이준석이 제안한 젠더,게임 특위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준석과 함께 하는 플랫폼노동 체험은 오늘 저녁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은 이준석을 쳐내기 위한 명분으로 이준석 요구를 들어주는 척 아침 출근길 인사를 한 것이지 이준석을 품을 생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윤석열과 윤핵관들, 강성 윤 지지자들은 이준석이 아침 출근길 인사연습문제를 왜 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면서 총선이나 지선 출마자나 해야 할 선거운동인 아침 출근길 인사를 대통령 후보에게 요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준석을 까댄다.

솔까말, 대선을 2번 치르고 본인도 총선을 2번이나 나간 경험이 있는 이준석이 대선 선거운동과 총선이나 지선 선거운동의 차이를 잘 몰라서 윤석열에게 아침 출근길 인사를 연습문제로 냈겠는가?

나는 국힘당 후보로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이준석이 아침 출근길 인사를 연습문제로 냈을 리 없고, 후보가 그런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극구 말렸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이준석은 왜 윤석열에게 아침 출근길 인사를 요구했을까? 술 때문이다.

윤석열은 회의나 공식 행사에 자주 지각을 해 구설수에 올랐는데, 그 이유가 밤새 음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방문시 윤석열의 방에서 여러 병의 와인 병이 나왔다거나 방이나 회의실로 배달되는 술병을 보좌진이 차단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지각한다는 것은 신뢰의 문제를 제기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음을 보이는 것이며 상급자의 지각은 권위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들에게는 교만하게 보일 것이고.

이준석은 윤석열의 지각, 그리고 지각의 이유인 술을 끊지 않고는 대선에 이기기 힘들다고 본 것이다. 어찌 보면 사소한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선거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재오가 이명박을 당선시킨 일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자신이 선거기간 동안에 이명박 후보 뿐아니라 참모들을 비롯한 전체 선거관계자들의 금주를 지시하고 이를 관철시켰다는 것을 자랑했다. 박근혜를 당선시킨 김무성의 선대위도 선거기간 동안 금주했다.

대통령 후보가 술에 취해 아침에 회의에 지각하고 행사에 늦게 되면 선대위와 선거운동원들의 기강은 어떻게 될 것이며, 선거에 대한 절박함이 살아 있겠는가?

윤석열에게 술이 결부되어 연상되면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이미 윤석열은 검사 시절에 기업 회장에게 구두에 양주를 부어 강제로 마시게 했다는 일화가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고, 술을 무지 좋아하고 음주를 함께하는 것으로 조직을 관리했다는 말도 부인할 수 없는 상태인데다 상대측에서 부인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석연찮은 말로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준석이 아침 출근길 인사를 요구한 것은 술을 끊고 지각하지 말고 약속을 지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주라는 뜻이다. 자세를 낮추어 검사의 고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기대하고, 선수는 전광판 보지 않는다는 윤석열에게 국민들과 직접 대면하고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라는 뜻도 있을 것이다.

 

나도 이준석이 싸가지 없고 말도 도발적으로 해서 마음에 들지 않고, 이런 점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준석이 제안하는 방책이나 전략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준석은 203060 이상이 4050을 포위하면 이번 대선은 쉽게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 나도 이 전략이 유효하고, 또 이 전략이면 국힘당 선대위가 쉽고 간명하게 선거판을 꾸려갈 수 있다고 본다.

이준석이 권영세에게 내준 첫 번째 연습문제인 아침 출근길 인사하기는 후보와 선대위, 선거관계자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정신무장을 단단히 해서 절박함을 갖고 선거전에 임하자는 뜻이고, 두 번째 연습문제인 젠더,게임 특위2030 세대의 절대적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방략이며, 세 번째 연습문제인 플랫폼노동 체험은 코로나로 곤란을 겪는 소상인과 소외된 국민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기에 필자가 하나 더 주문하고자 한다면 이재명의 구체적인 전술을 벤치마킹하라는 것이다. 이재명은 직능별, 직군별에 맞춰 그들과 접촉하고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디테일한 공약을 제시하며 득점을 하고 있다. 이재명이 직능, 직군별 접촉 전술이라면, 국힘당 후보는 문재인 정권 하에, 그리고 이재명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사건 중심의 전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장동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대장동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여 대장동 사건을 이슈화하는 전술은 당장 실행할 필요가 있다. 임대차보호3법의 피해자나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고충을 겪는 사람들이나 피해 모임의 커뮤니티를 찾아간다든지,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탈원전으로 인한 전력단가 인상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제조업 현장이나 망가진 원전산업 현장을 찾아가는 이벤트를 만들어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경영의욕을 상실한 중견, 중소기업인들의 고충을 듣고, 무분별한 정규직화로 인해 박탈감을 느끼는 공채 사원들의 공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아내라.

이재명의 전술을 벤치마킹하되 차별화된 전술로 대응하고, 보다 절실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행사를 만들어야 이들과 이들 가족, 이들 회사의 표를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利害)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이슈에는 반응이 없지만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 주려는 후보에게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어음보다 현금이 효과가 있다.

 

나는 이준석을 옹호하려고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정권 교체가 최상위의 목적이고 이준석은 수단에 불과하다.

그런데 윤석열과 윤의 지지자들은 이준석 쳐내기가 목적인 것처럼 보이는 경우를 종종 본다. 만약 이준석 쳐내기가 정권 교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이준석을 쳐내야 하겠지만, 과연 이준석을 쳐낸다고 이재명을 이길 수 있을까?

이준석을 쳐내고 2030과 중도층을 다시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면 나도 이준석을 쳐내는데 동의하겠지만, 윤석열과 윤 지지자들이 그런 방법을 갖고 있는가?

지금까지 이준석이 제시한 방안들이 대체로 옳은 것들이었다.

이준석은 윤석열이 토론에 취약하다는 점을 알고 미리 이에 대해 대비해 토론 코치를 섭외해 놓고 있었다. 이준석이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토론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TV토론이 대선의 중요 변수라 보고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전 윤 후보의 직속 기구로 TV토론 대비를 전담하는 언론전략기획단신설을 제안했다. 기획단의 단장을 맡아 윤 후보의 토론 코치를 맡은 사람은 황상무 전 KBS 9시 뉴스 앵커인데 지난해 이준석의 부탁으로 윤석열의 TV토론 준비를 맡게 됐다고 한다.

윤석열이 빈깡통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은 실제 토론에서 바닥을 보였고, 토론을 기피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약점을 간파하고 미리 대비한 사람은 이준석이다. 이준석은 토론을 피하려 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토론의 위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몸소 깨달았기 때문에 윤석열에게 토론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이런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윤핵관들이나 선대위 사람들보다 이준석이 윤석열을 위해 더 열심이었고, 선거전에도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준석이 왜 답답해 하고 선대위를 뛰쳐나왔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리고 왜 나와서도 고강도로 윤석열과 윤핵관들을 씹어돌리는지도 이해가 되고.

 

윤석열이나 윤핵관들이 이준석을 쳐내는 것이야 그들의 선택이겠지만, 이준석이 주장한 2030&60이상의 4050 포위전략이나 구체적인 전술들과 토론 방책은 버리지 말기 바란다.

윤석열이 자진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면 그래도 이재명을 이기는 게 차악은 될 테니 마지막으로 당부하는 바다.

 

* 안철수도 이렇게 선거운동하고 있다.

<안철수 소통 라이브> 목동 직장맘들과의 대화편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던 "저 출산"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부터라도 "저 출생"이라는 단어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