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플루: 최악의 조합

임신과 플루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글이 나왔습니다. (Pregnancy & Flu: A Bad Combination)

제 생각을 중간 중간 섞어서 전체 자료를 한번 통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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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flickr)

(1) 1918년 스페인 독감과 1957년 아시아 독감이 임신에 미친 영향

우선 1918년 거의 수천만명에 달하는 인류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과 이보다는 약하지만 역시 수십만명의 희생자를 낸 1957년의 아시아 독감이 임산부들에게 미친 영향을 조사한 논문(Pandemic Influenza and Pregnant Women)을 소개합니다. 이 논문은 미국의 질병통제센터(CDC)의 세 의학박사가 작성한 것으로 작년 2월 CDC Journal of EID article 에 나왔습니다. 내용중 중요 부분만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전략) 1918년과 1957년의 전세계적 독감 기간중 임산부의 사망률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았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경우 1350명의 감염 임산부중에 사망 비율은 27%에 달했다.


Although appropriate nonpregnant control groups were generally not available, mortality rates among pregnant women in the pandemics of 1918 and 1957 appeared to be abnormally high (5,7). Among 1,350 reported cases of influenza among pregnant women during the pandemic of 1918, the proportion of deaths was reported to be 27% (5).


마찬가지로 동 기간 시카고 병원에 입원한 86명의 임산부들의 경우 45%가 사망했다. 1957년 아시아 플루 시즌동안 미네소타에서 임신관련 사망자의 가장 큰 원인은 인플루엔저였고 전체 임신 관련 사망의 20%를 차지했다 (후략).

 

Similarly, among a small case series of 86 pregnant women hospitalized in Chicago for influenza in 1918, 45% died (6). Among pregnancy-associated deaths in Minnesota during the 1957 pandemic, influenza was the leading cause of death, accounting for nearly 20% of deaths associated with pregnancy during the pandemic period; half of women of reproductive age who died were pregnant


즉 1918년과 1957년의 대규모 플루 시즌중에 임산부들이 지극히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전체 사망자의 6%가 임산부 (전체 인구중 임산부 비율은 1%) 입니다.


(2) 태아에 미치는 인플루엔저 바이러스의 영향

앞서 인용한 논문(Pandemic Influenza and Pregnant Women)에 인플루엔저 바이러스가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전략) 생쥐를 사용한 동물실험에 따르면 모체가 인플루엔저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자녀의 두뇌에 조직병리학적 변화가 발생하고 행동상의 이상이 관찰되었다. 태아 두뇌에 인플루엔저 바이러스의 RNA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들 변이 사항들은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작용이라기 보다는 모체의 염증 반응에 의한 2차 결과인 것으로 판단된다.

 

However, even in the absence of fetal viral infection, animal studies suggest that adverse effects can still occur. Prenatal influenza infection in the mouse has been associated with histopathologic changes in the brain (20) and behavioral alterations (21) in offspring. Although influenza virus RNA has not been detected in the fetal brain, these changes suggest that fetal effects could be secondary to the maternal inflammatory response, rather than the result of a direct viral effect (22).


정리를 하자면 바이러스 자체가 태아에 직접 작용한다기 보다는 바이러스와 모체가 싸우는 와중에 발생하는 면역작용이 태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인용된 논문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추가로 있습니다.

모체의 인플루엔저 감염과 소아백혈병, 정신분열증, 파킨슨병은 연관이 있는 것 같다. 바이러스 자체가 태아에 작용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인플루엔저 감염에 따른 발열이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 같다.


Associations between maternal influenza infection and childhood leukemia (23), schizophrenia (24), and Parkinson disease (25) have been suggested by some studies. Even if the influenza virus does not have a direct effect on the fetus, fever that often accompanies influenza infection could have adverse effects.

 


(3) 태중에 인플루엔저에 노출될 경우 성인이 되어서 낮은 지능을 가진다

한국처럼 자녀 문제라면 목숨을 거는 나라에서 , 특히나 나중에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지능이 낮아지는 문제이니 정말 놀랄 소식입니다만...2009년 4월 15일 Annals of Neurology 에 이와 관련된 논문이 나왔습니다. (Prenatal exposure to Hong Kong flu associated with reduced intelligence in adulthood)
 

(전략)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홍콩 플루에 노출된 태아의 경우 태아의 대뇌발달이 지장을 받아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지능이 낮아질 수 있다. (후략)


A new study found that early prenatal exposure to the Hong Kong flu may have interfered with fetal cerebral development and caused reduced intelligence in adulthood. The study is published in Annals of Neurology.

(Continue ...)

 

이 논문은 노르웨이 군부가 새로 입영하는 젊은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쌓인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홍콩 독감이 유행하던 1970년에 태아였던 입영자들의 경우 이전이나 이후 입영자들보다 지능이 낮다는 거죠. 통계자료는 1967년부터 1973년까지를 커버합니다. 이 기간동안 전체 지능은 매년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데 유독 홍콩 독감이 노르웨이를 휩쓸던 1970년만 지능이 낮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더불어 특히 심하게(?) 영향을 받은 경우는 임신 초반, 그러니까 임신 3~4개월 이전의 태아들의 경우 지능이 많이 낮아진 걸 관찰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평균지능이 3~7 정도 낮아지는 걸로 봅니다.


(4) 태중에 인플루엔저에 노출될 경우 노년에 심장병 확률이 높다

이 논문은 아주 따끈따끈한 겁니다. 바로 어제 2009년 10월 1일 Journal of Developmental Origins of Health and Disease 에 발표된 논문인데 태중에 인플루엔저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60세 이상이 되었을 때 심장질환이 있을 확률이 20% 이상 높다는 내용입니다. (Prenatal exposure to flu pandemic increased chances of heart disease)

태중에 H1N1 인플루엔저 A에 노출된 사람은 노년에 심장질환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중 플루를 가볍게 앓을지라도 태아의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People exposed to a H1NI strain of influenza A while in utero were significantly more likely to have cardiovascular disease later in life, reveals a new study to be published in Journal of Developmental Origins of Health and Disease on Oct. 1.

 

"Our point is that during pregnancy, even mild sickness from flu could affect development with longer consequences," said senior author Caleb Finch, USC professor of gerontology and biological sciences.

 

(Continue . . . )

 

(5) 태중에 인플루엔저에 노출될 경우 키도 작아진다

앞서 인용한 논문(Prenatal exposure to flu pandemic increased chances of heart disease) 의 뒷부분에는 이차세계대전 기간중 징집한 병사들의 신장을 조사한 내용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1915년부터 1922년 사이에 출생한 장병들의 신장을 조사한 결과 동 기간중 매년 꾸준히 신장이 증가하는데 유독 스페인 독감이 창궐했던 1918년과 다음해 출생자들만 신장이 줄어들었다는 걸 발견했다는 내용이죠.

연구결과에 따르면 태중에 H1N1 플루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평균 신장이 약간 작았다.

Men who were exposed to the H1N1 flu in the womb were slightly shorter on average than those born just a year later or a year before, according to the study.

 

(Continue . . . )


(6) 결론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록 이들 연구결과들이  태중의 바이러스 노출이 나중에 성인이 된 이후에 문제를 야기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경각심을 가져야할 충분한 증거는 제시하고 있다.


While none of these studies appear to prove a definitive link between prenatal exposure to the virus and developmental problems later in life, there does appear to be enough evidence here for a heightened concern.

 

제가 부연설명을 할 것도 없습니다. 임신중에 신종플루가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나중에 태어날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다고 받아들이시기 보다는 정말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경각심을 가지시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지난 몇번의 포스팅에 거쳐 임산부들이 신종플루 백신을 맞는 것에 대해 우려를 했었던 점을 수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현재 개발된 백신이 임산부들에게 직접 임상실험을 한 결과는 없지만, 지난 역사가 인류에게 알려준 지식에 근거해서 균형감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임산부들의 신종플루 백신 접종을 좀 더 장려하는 입장으로 선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