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에 대해 생각해 보자

 

2021.10.30.

 

115, 홍준표와 윤석열의 득표가 다음과 같이 나오면 어떻게 될까? 편의상 유승민과 원희룡은 빼고 홍준표와 윤석열 두 사람의 득표율 합을 100으로 가정하겠다.

 

1. 홍준표 승

여론조사 - 홍준표 61 : 윤석열 39

당원투표 - 홍준표 40 : 윤석열 60

 

2. 윤석열 승

여론조사 - 홍준표 60 : 윤석열 40

당원투표 - 홍준표 39 : 윤석열 61

 

이런 결과가 나오면 홍준표와 윤석열, 홍준표 지지자들과 윤석열 지지자들은 승복할까?

1의 결과는 역선택에 의한 것임으로 본선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에게 투표해서 홍준표 당선은 힘들 것이라 보는가?

2의 결과는 윤석열은 확장성이 없어 본선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필자는 전자는 틀렸고 후자는 맞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측과 그 지지자들은 홍준표의 지지도가 높은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45%가 홍준표에게, 9%만 윤석열에게 표를 준 여론조사 결과를 든다.

그런데 이게 역선택 때문인가?

역선택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물어보자.

이낙연과 이재명 중에 여당 후보로 적합한 후보는 누구인가라는 여론조사 설문에 당신은 어떻게 답하겠는가? 당신은 이재명으로 답하겠는가? 국힘당 지지자 중에 이재명이 상대하기 힘듬으로 이낙연으로 역선택하여 이낙연으로 답할 사람이 있을까? 쓰레기 같은 이재명보다는 그래도 이낙연이 낫다고 보니까 이낙연이라고 답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자들도 윤석열보다는 홍준표가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니까 홍준표가 야당 후보로 적합하다고 답하는 것이다.

역선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재명과 1:1 대결에서 홍준표가 오차범위 밖에서 이재명을 이기고, 윤석열은 이재명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이런 결과는 역선택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홍준표가 윤석열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역선택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홍준표의 확장성이 높다는 증거다.

이낙연 지지자 중 40% 이상이 내년 대선에서 이재명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사람들 중에 대부분은 기권하거나 이재명에게 다시 표를 주겠지만 일부는 국힘당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다. 이재명을 극혐하는 민주당 지지자 중에 국힘당 후보로 홍준표가 되면 홍준표에게 표를 줄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가 되면 윤석열에게 표를 주는 사람이 많을까?

여론조사 결과는 전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 민주당 지지자 중에 홍준표가 야당 후보로 적합하다고 보는 여론조사는 본선에서 홍준표가 윤석열보다 훨씬 확장성이 높다는 증거로 봐야지 역선택의 결과라고 보는 건 잘못된 분석이다.

 

역선택 주장이 설득력이 없는 증거는 또 있다.

203040에서 윤석열이 3%, 9%, 8% 지지 밖에 못 받는 반면 홍준표는 30~40%를 받고, 이 세대층에서 홍준표가 이재명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사실이다.

60대 이상에서는 윤석열은 5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다.

203040세대는 역선택을 많이 하고, 60대 이상은 역선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역선택을 한다면 젊은층이 많을까, 아니면 60대 이상이 많을까?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고 정치과잉에 빠지고 진영주의에 매몰된 60대 이상이 역선택이라는 정치 꼼수를 많이 쓸까? 아니면 진영에 자유롭고 자신의 입장을 소신껏 표현하는 젊은 층이 역선택하여 답변할까?

 

115일의 국힘당 후보 결정은 단순히 내년 대선의 국힘당 후보를 뽑는 것만이 아니다.

국힘당이 혁신하고, 나아가 보수 진영을 새롭게 하여 우리 정치를 한 발 더 나아가게 할 것인지, 아니면 구습과 구태의 보수로 계속 남을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203040의 젊은 층에게 외면당하는 후보가, 기득권 꼰대들에게 둘러싸인 후보가, 구태와 구습으로 경선을 치르는 후보가 당을 개혁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년 대선에서 단순히 이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80석 국회를 차지한 민주당을 상대로 제대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도록 크게 이기려면 누가 후보가 되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국힘당 당원들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