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 후보로 윤석열이 되었을 경우

 

2021.10.18

 

최재형이 홍준표를 지지한 이유는 확장성과 도덕성에서 홍준표가 윤석열보다 훨씬 우위라고 봤기 때문이다.

최재형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정확히 보고 윤석열 대신 홍준표를 선택한 것이다.

필자도 누차 강조했지만, 윤석열은 현재의 세대별 지지도로 볼 때, 확장성이 홍준표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7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보면, 이재명과 윤석열의 20대에서 지지율은 각각 7%, 5%에 그쳐, 전 세대 평균지지율 26%, 17%와 차이가 컸다. 반면에 홍준표는 20대에서 각각 21%(갤럽), 29%(NBS) 지지율로 전 세대 평균지지율(갤럽 12%, NBS 15%)을 훨씬 웃돌았다.

과거의 선거는 203040대가 민주당(진보), 50대가 반 반, 60대 이상이 국힘당(보수)을 지지해 민주당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의 판세는 2030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어 국힘당이 유리하다. 하지만, 2030은 윤석열에게는 표를 주지 않고 이재명에게 더 표를 주는 반면, 홍준표에게는 이재명보다 2배를 몰아주는 독특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현상이 일시적이거나 등락이 심하다면 2030의 홍준표 지지가 불안정하다 할 수 있으나 대선 국면에 접어든 이후 줄곧 유지되고 있고, 현재의 2030 성향으로 보아 내년 대선에서의 표심도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2030의 홍준표 지지는 내년 대선을 좌우할 결정적 요소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 교체 요구가 약 20%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히 60대 이상의 중도, 보수층은 정권 교체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이 세대들의 국힘당 지지자들은 국힘당에서 누가 후보로 나오더라도 무조건 표를 주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2030의 홍준표 지지자들은 이들과 다르다. 이재명 만큼이나 윤석열을 비토한다. , 이들은 정권 교체도 바라지만,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내년 대선에서 국힘당 후보가 박빙으로 이겨서는 곤란하다. 국힘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180석의 민주당이 국회에서 버티게 되면 국정 운영이 어려워진다. 그리고 3달 뒤의 지선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국힘당 혹은 야당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이겨야 180석의 민주당이 힘을 제대로 못 쓰게 된다. 단순히 이기는 것만으로 실질적인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없고, 정치 교체는 꿈도 꾸기 어려워진다. 내년 대선에서 크게 이겨야 할 이유다.

확장성 없는 윤석열로는 이기는 것도 장담 못하지만, 크게 이기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2030의 표를 끌어올 수 있는 후보라야 크게 이길 수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도덕성이다.

대선이 정책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바람일 뿐, 현실에서는 정책은 사라지고 도덕성 검증을 내세운 이전투구가 판을 치고, 이전 정권의 도덕성이나 후보의 도덕성이 대선의 심판대에 올라 당락을 결정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회창은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으로 노무현에게 정권을 내 주었고, 노무현 일가의 뇌물 수수 사건으로 노무현의 인기가 급락하자 정동영은 힘도 못 쓰고 이명박에게 참패했고, 박근혜의 도덕성에 큰 흠집이 없자 박근혜는 당선되었으며, 문재인은 박근혜 정부의 도덕성을 문제 삼아 무난하게 당선되었다.

이번 선거는 후보의 도덕성이 가장 쟁점이 될 것이다. 워낙 문제 많은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었기 때문에 국힘당은 이재명의 도덕성에 대한 공격이 최선의 전략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힘당 후보에게도 치명적인 도덕성 문제가 있다면 이재명에 대한 공격은 약화될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역공을 받아 공수가 뒤바뀔 수도 있다. 도덕성 논란에서 공수가 바뀌면 이재명은 경기지사 경력과 추진력, 돌파력을 부각시킬 수 있지만 윤석열은 반문과 정권 교체 외는 내세울 게 없는 불리한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국힘당이 대장동 사건으로 이재명을 공격하더라도 민주당이 윤석열도 이 사건과 엮어 역공할 수 있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김만배 누나가 윤석열의 부친 집을 샀다는 것은 윤석열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김만배 측에서 윤석열을 포섭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빌미가 된다. 그리고 윤석열이 주임검사로 수사한 부산저축은행 사건에서 왜 부산저축은행이 대장동 개발 업체에게 대출해 준 것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았는지도 논란거리가 될 것이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특검인 박영수가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인사들을 변호한 것과 윤석열이 박영수 특검 밑에서 수사팀장으로 있었다는 사실을 들어 박영수와 윤석열의 관계를 결부시켜 윤석열의 대장동 사건 연루 의혹을 부풀릴 수도 있다.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가 되었을 때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민주당이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히 판을 새로 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의 수사 결과에 따라 이재명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이재명으로는 도저히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플랜 B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추이로는 플랜 B 발동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문제는 민주당이 플랜 B에 들어갔을 때의 방법이다.

첫 번째 플랜 B는 이재명을 물러나게 하고 이낙연이나 김부겸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대장동 사건을 수면 밑으로 들어가게 하고 윤석열의 고발 사주 건과 가족들의 사건들을 쟁점화시켜 역공할 수 있어 도덕성에서 오히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민주당이나 친문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판을 흔들 바에야 확실하게 이재명과 윤석열 둘 모두를 날리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을 배임이나 뇌물수수로 구속하면서 형평성을 명분 삼아 윤석열도 고발 사주 건이나 윤우진 용산세무서장 뇌물 사건 무마를 들어 구속해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민주당은 이낙연이나 김부겸을 내세우며 대장동 사건을 털고 가려 하는 방법이다. 이재명 세력을 확실하게 민주당에서 제거할 수 있는데다 국힘당이나 야당의 혼란을 유발하여 대선에서 힘을 못 쓰게 하는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

고발 사주 건은 의외의 폭발성이 있는데 국힘당이나 야당 지지자들이 과소평가한다. 조성은과 김웅과의 전화 녹음 파일에 윤석열 이름이 나오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했는데, 조성은이 검찰과 공수처에 의뢰한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 그 파장은 예상할 수 없다. 조성은의 현재 말이나 글의 뉘앙스로 볼 때 윤석열 이름이 몇 번 등장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만약 윤석열의 이름이 나오고, 윤석열이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화 내용이 나온다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조성은이나 검찰, 공수처는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로 결정된 이후 결정적 시기에 이 녹음 파일을 깔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나 공수처가 피의 사실을 공표하는 형태가 아닌, 당사자인 조성은이 공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로 결정되었을 때, 민주당이 쓸 수 있는 이 카드는 홍준표나 다른 후보가 국힘당 후보가 되었을 때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래저래 윤석열을 내세우면 Risk만 커지고 승리하더라도 크게 이기지 못해 180석 민주당에 눌려 실질적 정권 교체가 힘들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자유우파 진영에서 전략적으로 국힘당 경선과 내년 대선에 임했으면 좋겠다.

 

PS. 내가 윤석열을 비토하는 이유는 윤석열 자체도 대통령으로서 자질이나 능력, 도덕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그 주변에 모이는 인물들이 대부분 기회주의자들이나 권력의 불나방들이기 때문이다. 類類相從.

장제원, 권성동, 신지호 등에 이어 이번에 주호영과 윤상현도 윤석열에 붙었다. 이들의 면면을 보라. 자신의 정치권력을 유지하고자 함이 목적이지 새로운 정치,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는 1도 관심도 없는 기득권 세력이며 구태의 상징들이다.

윤석열은 국힘당이 해체되어야 할 당이라고 일갈했지만, 정작 해체되어야 할 이유를 제공한 자들은 모두 윤석열 캠프 안에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 윤석열 캠프에 이름을 올린 자들이 정권 교체가 되면 어떨 것 같은가? 보수로 간판만 바꿔 달았을 뿐 문재인 시즌2가 될 뿐이다. 문재인 정권이 표면적으로는 정의와 공정, 서민과 인권, 빈부격차 해소와 복지를 내세웠지만, 정작 보수/진보 막론하고 기득권 세력 배 불리기와 자기 사람들의 이권 챙기기에 급급했지 않은가? 윤석열과 그 주변 사람들이 이와 다를까?

집권 과정을 보면 그 정권의 미래가 보이는 법. 문재인과 그 떨거지들이 정권을 잡는 과정과 윤석열과 그 부나방들이 캠프를 꾸리는 것이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내가 윤석열에 충격받은 것은 사실 윤석열의 도덕성보다는 윤석열의 판단력과 그의 세계관에 있다. 지난 3월 최보식 기자가 윤석열과 진정 스승(천공)과의 관계에 대해 쓴 기사를 볼 때만 하더라도 윤석열의 세계관에 대해 반신반의했는데, 이번 유승민과의 토론이 끝난 뒤 정법 강의(천공이 유튜브에 올린 강연)를 들어 보라고 권하는 것을 듣고 경악했다. 최보식 기자의 기사를 보고 정법 강의를 유튜브로 5개 정도 들어보았는데 저런 돌팔이도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옛날 시골 장터의 약장수 수준의 요설로 대중들을 현혹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했는데, 그런 강연을 들어보라고 권하는 사람이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라니.....

윤석열이 저러니 혹시 내가 들어보지 못한 정법 강의에 삶의 지혜나 위안을 받을 만한 것이 있나 싶어 30개 정도의 강의를 더 들어 보았다. 곤욕스러운 일이지만, 윤석열을 이해하기 위해 300분을 투자한 것이다. 역시나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잡담 수준이거나 황당한 주술적 이야기 뿐이었다. 저런 사람의 조언을 받고 자신의 처신을 결정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세계관이 어떨지는 충분히 가늠이 되지 않을까? 저런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국정을 운영하면 끔찍할 것이라는 생각은 나만의 노파심일까?

윤석열의 저런 세계관도 문제지만, 유승민에게 정법 강의를 권하는 발언을 정색을 하고 공개적으로 했다는 사실도 문제다. 윤석열은 저런 정법 강의 시청 권유와 천공을 옹호하는 발언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생각도 못한다. 설사 본인은 정법 강의를 듣고 도움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미 자신이 자 사건으로 주술 논란에 휩싸였으면 이 논란에서 벗어날 생각으로 더 이상의 논란거리를 제공하지 말았어야 했다. 천공과 정법 강의가 국민들 시각, 특히 기독교인들의 시각에서 부정적일 거라는 생각도 못하고, 무엇이 자신에게 유리하고 불리한 지를 판단도 못하고 있다. 이런 판단력으로 냉혹한 세계질서에 나라와 국민들의 안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