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의 역선택을 어떻게 볼 것인가?

 

2021.09.07

 

역선택에 대해 야권 내에서 말들이 많다.

오늘 홍준표가 이재명을 상대로 오차 범위 밖의 우세, 이낙연을 상대로도 승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에 의한 결과이지, 실제 지지도가 아니라며 속지 말라고 주장한다. 대체로 이런 주장들은 윤석열 지지자들에게서 나오는데,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며,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이들과는 정반대로 해석한다.

물론 저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도 상당히 숨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일 때와 이낙연이 민주당 후보일 때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중도층 중에 이재명에 반감을 가진 사람이 다수 있고,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라면 차라리 국힘당 후보를 찍거나 기권하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가 되면 기권하겠다고 생각하는 나처럼 말이다.

 

역선택으로 홍준표 지지율이 높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여론조사에 나타난 역선택 층이 아래와 같이 세 부류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1) 진짜 민주당 재집권을 위해 공작 차원에서 역선택하는 열성 민주당 지지자와 이재명 지지자, 2) 이재명에 반감이 심해 기권하거나 국힘당 후보를 찍겠다는 민주당 지지자나 좌파 성향 사람들, 3) 이재명의 인성이나 포퓰리즘에 진저리치는 중도층.

2)3)이 적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국힘당 입장에서는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며 지금 이재명으로 결정되어 가는 것에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이낙연이 되면 2)3)의 사람들이 대폭 줄어들어 야당에 불리해질 것이다. 이낙연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이재명 지지자 중에 기권하거나 국힘당 후보를 찍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로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는 역선택하는 층이 많을수록 야당에 유리하게 되는 것이고, 그 결과로 홍준표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홍준표에게도 긍정적이고 국힘당에게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 국힘당으로 시선을 돌려 보자.

윤석열 지지자들이 홍준표나 최재형이 국힘당 후보가 되면 기권하거나 이재명을 찍을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홍준표나 최재형 지지자들이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가 되면 기권하거나 이재명을 찍을 사람이 많을까? 나는 후자가 더 많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본선에서 자신이나 가족들 문제로 난타 당하고 토론회에서 뻘짓으로 표를 잃을 가능성이 윤석열이 높을까? 홍준표나 최재형이 높을까? 나는 전자가 훨씬 높을 것으로 본다.

홍준표 지지율이 역선택의 허구의 결과라며 폄하하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홍준표가 2030에서 이재명에 비해 절대적 우세를 보인다는 점과 이재명 고향이 있는 TK에서도 2배의 지지율을 보인다는 점이다.

허구의 지지율인 역선택이 2030이나 TK에서 많이 있었다고는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2030TK가 굳이 역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 2030은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거나 그럴 정도로 맹목적인 세대가 아니다. 그리고 TK는 전통적 보수 지지 지역이고 실제로 전국에서 최고로 국힘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라 TK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역선택을 했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미미했을 것이다.

역선택 유무를 떠나 홍준표가 윤석열보다 2030에서 훨씬 더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을 놓치면 안 된다. 60대 이상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데 이는 본선에서 홍준표가 윤석열보다 훨씬 유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60대 이상 국힘당 지지자나 정권교체를 바라는 중도층 중에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이 홍준표가 국힘당 후보라고 홍준표에 표를 주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반대로 2030의 홍준표나 최재형 지지자가 윤석열이 국힘당 후보가 되면 어떻게 움직일까?

 

역선택의 문제를 국힘당 경선에 한정해서 분석하고 이해하면 본선에서 낭패를 볼 것이다. 본선을 염두에 두고 역선택이 반영된 여론조사를 해석해야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