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一堂) 이완용의 발언이 인터넽을 떠돌아 다니고 있다.

"조선인은 조선인의 지배를 받으면 불행해진다."


이 말의 진실성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지배"라는 개념이 등장하니, 경우의 수는 네 가지이다.


I. 지배자: 군자, 피지배자: 군자 (+, +)

II. 지배자: 소인, 피지배자: 군자 (-, +)

III. 지배자: 소인, 피지배자: 소인 (-, -)

IV. 지배자: 군자, 피지배자: 소인 (+, -)


I은 토맛 모어의 「유토피아」이다.

II는 「서경」의 탕무혁명(湯武革命)이다.

III은  「논어」의  "군자는 자기로부터 구하고, 소인은 남으로부터 구한다"이다.

IV는  플라톤의 「공화국」이다.


조선인이 천하의 소인배임은 세상이 다 아는 바이다. 국기(國技)가 사기와 매춘인 나라이기때문이다. 다같은 단군의 자손이라는 이데올로기하에 천손족 원형(天孫族 原型)을 가지고 있은즉, 소인들끼리 어느 누구도 남이 자기보다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 날뛴다. 지배자가 피지배자 탓하고, 피지배자가 지배자 탓하는 막장이다.


그런즉 이완용이 말한 상황은 바로 III을 가리키는 것이 확실하며, 그 대표적 보기가 이씨 조선 및 김씨 조선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얼핏 그리 대단찮아 보이는 말 한 마디가 이토록 현실정합성이 높을 수도 있음인가? 실로 이 두 나라 인민들의 삶은 불행이[었]다. 게다가 외부에서 개입하지 않는 한, 불행의 영속(永續)이기도 하[였]다. 남 탓만 하니, 책임질 사람이 없다.


지난 백년간 조선 반도에서 으뜸가는 천재가 바로 이승만이라 여겼으되, 위 명언을 음미해 보니 이완용이 이승만을 설령 능가하지는 못 하더라도 그에 거의 버금감이 아닐까 싶다. 지력의 열세를 서예로 보충하였으니 난형난제일 것인가?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하여 적자면, 이완용은 당대의 명필이었고, 사직동 네거리 독립문 현판을 쓴 이가 바로 그이다.) 한 사람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 다른 사람은 대표적인 반미주의자였음도 눈에 띈다.


이완용의 통찰력과 혜안과 반미를 빼어 닮았음인지, 남한을 미국의 보호하(下) 자치(自治)에서 빼내어 습가의 손아귀에 쥐어 주려는 문가의 준동이 심상치 않다. 결과를 지켜 볼 일이지만, 아차 자칫 김가 손에 넘어간다면 이것은 보나마나조차도 아니지 않은가? 이미 70여년간 진절머리 날 정도로 보아 왔으니 말이다.


광복절(光復節)을 맞이하는 소회이다. 과연 소경에게 광(光)이 복(福)이었을까? 복(復)이 되었을까?


2021-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