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비곤 호수(Lake Wobegon) 효과라는 것이 있다. 개리슨 케일러라는 미국의 만담 작가의 라디오 프로그램 「A Prairie Home Companion」의 무대가 되는 미네소타 주의 가상적 마을 이름에서 유래하며, 미네소타 주는 1천 개의 호수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 주 정중앙에 있는 호수 마을로 설정되어 있다. 

이 마을에서는 모든 여자들이 힘 세고, 모든 남자들이 잘 생겼고, 모든 아이들이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잘 생겼다는 것이야 주관적인 것이지만, 힘이 세다는 말을 할 때는 뭔가 객관적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능의 평균이 존재한다면, 그 구성원의 절반은 평균 아래의 지능을, 나머지 절반은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갖고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산술평균과 중앙치가 오차 수준으로 같다고 전제하면 그렇다.) 그런데 모든 아이가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갖고 있다면 그 평균은 어떻게 나온 수치일까?

그래서 워비곤 호수라는 마을은 실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도처에서 발견된다. 대학 교수의 94%가 자기 강의 실력이 동료 교수들 평균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68%가 강의 실력 상위1/4에 자기가 속한다고 생각한다. 택시 운전사의 90%가 자기 운전 방식이 택시 운전사 평균보다 모범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즉, 과대망상은 지구인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것이다. 어찌 지구인뿐이겠는가? "고슴도치도 제 새끼털은 함함하다고 한다"는 조선 속담도 있다.

백 명이 중간 고사 시험을 쳐서, 1등부터 100등까지 점수가 나왔다. 코빋-19때문에 준휴교 상태가 된지라, 교수가 (1) 기말 고사 포기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50등의 점수를 주거나, (2) 기말 고사를 어떻게든 강행하여 1등~100등 점수를 제대로 주거나, (3) Success or Unsuccess로 자르겠다고 제안한다고 가정해 보자.

언뜻 생각해 보면 (1)에 대하여 51등~100등인 학생 50명이 찬성표를 던지고, 1등~49등인 학생 49명이  반대표를 던질 듯 싶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자기가 기말 고사를 추가로 본다 한들 50등보다 높은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자기 자신만이 알고  또 용납하는 온갖 사연들로 인하여 이번에는 망했으나, "다시 시험 본다면 나는 더 잘 할 수 있는 존재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70명~80명이다. 이들의 과대망상증때문에 결국 (2)의 기말 고사가 강행될 것이다. (3)이 교수나 학교 당국 입장에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안전할 테지만, 여기 찬동할 학생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런 인민들의 과대망상, "내가 지금은 운이 없어서 못 살고 있지만, 나에게도 기회만 주어지면 떵떵거리며 잘 살 날이 올 것이다", 과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온다"는 희망이 존재하는 한 공산화 혁명은 성공할 수 없다. 공산주의는 "공산귀족 독재 + 프롴룻텟의 침대 +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인민들의 절망"이 그 본령이기때문이다.

공산화 혁명이 성공하려면, 인민들이 과대망상증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거나, 아니면 아예 반(反)워비곤 호수 효과에 빠져들어야 한다. 자포자기, 자기 비하, 자기 혐오, 무기력, 헬조선, 3포•5포•N포 세대, 모태 솔로, 히키고모리, 절망속의 장시생(長試生), 셋방살이/고시원 전전등을 최대한 육성 강화하여야 한다. 

"엽전이 그렇지 뭐."
"그저 조선놈은 뭘 해도 안 되어."

마침내 문가가 이 위업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느낌이다. 출산율 바닥에서 1위, 자살률 천장에서 1위,  주택가 상승률 천장에서 1위를 보면 알 조 아닌가.

2021-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