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ner's high라는 표현이 있다.

간혹 가다 보면 달리기에 증독(?)된 인간들이 있다. 나이 마흔, 쉰 살 넘어선 후 달리기에 맛 들여 마라톤 완주 경력을 자랑스레 내세우는 사람들 말이다. Fixx가 「달리기 완성서」라는 전설적인 베슽 셀러를 낸 후 (약 2년간 Time, NYT 베슽 셀러 1위 계속), 선진국에서 그리고 점차 중진국에까지 이런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들이 내세우는 용어중 하나가 바로 "runner's high"이니, 뜻을 풀자면 "달리고 있다 보면 참기 힘든 고통의 때가 오는데, 그 고통의 순간이 어느 찰나엔가는 넘치는 황홀감과 다행감으로 바뀌는 수가 있다. 그것은 응응응의 쾌감에 비견할 수 있으며, 한 번 이 맛을 보면 이것 끊기 힘들다" 정도 내용이 된다. 그래서 무릎이고 발목이고 망가지는데도 계속 뛴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이것도 일종의 도파민 중독인 것이고, 도파민 분출의 전단계 작용 물질이 뭔지에 대하여 엔도르핀(내인성 모르핀) 가설이 유력하였다. 엔도르핀이라는 게 본시 인체에 참기 힘든 고통이 올 경우 정신이 혼미해지면 도주에 지장이 있으므로 일단 진통 작용이 필요하다 여겨 분비되는 물질이므로, 가능성은 충분하였다.

이를 입증하기 위한 쥐 실험을 하였다. 

쥐들에게 쳇바퀴를 넣어주고 달리면 먹이로 보상하는 설계를 하였다. 그 결과 쥐들이 열심히 달리기 시작하였는데, 쥐들도 역시 runner's high를 느낄 거라는 예상이었다. 그리고 만일 엔도르핀의 작용을 억제하는 아편계 길항제를 미리 투여하여 놓으면 runner's high가 발생하지 않아 계속 뛰지 않고 보상을 포기한 채 나가떨어지는 차이를 보일 거라고 예측하였다. 베이콘의 「신기관」 (1620)에서 소개된 "일치차이법" 추론법의 응용이다.

결과는? 아편 길항제를 투여한 군과 대조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엔도르핀은 후보에서 탈락하였다. 동일한 실험을 지구인들에게 시행하였고 동일한 결과를 얻었으니, 이 실험은 완벽하게 끝난 셈이다.

동일한 설계하에 이번에는 카나비노읻 길항제를 투여하여 보았다. (카나비노읻은 대마초의 유효 성분들의 총칭이다.) 대조군에서는 runner's high 덕분에 쥐들이 완주에 성공하였고 보상을 받았으나, 투여군에서는 쥐들이 완주하지 못 하였다. 고통때문에 보상을 포기한 것이다. 지구인들에 대한 동일한 실험은 아직 시행되지 못 하였으나, 쥐와 지구인 사이에 이 문제에 관하여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예상한다.

코빋-19 백신 접종후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들중 통증의 완화 목적으로 타이레놀이 적극 권장되고 있다. 이 약의 약리학적 작용 기전이 무엇일까? 긴 연구끝에 내인성 카나비노읻 생성에 관여함이 밝혀진지가 얼마 안 된다.

그렇다면 통증이 정 심할 때에는,
1. 타이레놀: 카나비노읻 수용체를 자극
2. 비스테로읻성 소염제:  프롯타글란딘 억제
3. 모르핀계: 모르핀 수용체에 결합
를 삼중으로 복합 투여할 수 있겠다.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한다, 수술 직후라면.
(※ 수술 후에는 메페리딘을 주로 씀. 모르핀의 용도는 폐부종에 국한.)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