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오는 관계로 다시 한번 민폐 끼치겠습니다.

제가  건성건성하는 습관이 있고 싫증을 잘 내기 떄문에 끝장을 보지 못합니다.

악기도 마찬가지인데

 

기타는 고등학교때부터 쳤는데 기타의 멋은 전기기타에서 뿜어져 나오는 애드립이잖습니까? 그런데 어쿠스틱 기질인지 통기타가

훨씬 내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래서 통기타 교본 가져다 놓고 줄창 쳐댔죠. 제가 용두사미라고 뭐든지 처음에는 열심히 하거든요?

코드좀 익히고 핑거링이나 스트로크 주법을 익혀 갈 즈음 나를 법관으로 키울 야무진 꿈을 가진 아부지가 통기타를 박살내는 바람에

키타리스트가 될 꿈은 접었습니다.  

 

하모니카가 있네요. 참 쉽죠잉. 대충 대충 하다 보니까  동요 몇곡은 연주할 정도가 됐는데 이놈 저놈 하모니카에 입을 대는 놈들이

있다 보니 위생상 안 좋은것 같아서 집어치웠습니다. 사실은 흥미를 잃은거지만.

 

대학 들어와서는 드럼입니다. 드럼 참 뽀다구 나지요. 드럼에 올라 가고 싶은데 선생놈은 3개월간 사전하고 고무판만 두들기라고

하더라고요. 드럼 올라가면 개폼만 잡고 기본기를 못 배운다고요. 일초에 양손 스틱으로 열여섯번을 두들겨야 합니다. 드르륵 긁지 말고

정확히 한음 한음 양손 교대로 열여섯번을 두들겨야 하죠. 삼개월 후 드럼에 올라가니 운전면허 따서 처음 운전대 잡은 놈처럼 기분이 최상이더군요.  사실은 쿵쿵탁쿵하는 락보다  트로트 치기가 어렵습니다. 쿵탁 쿵탁 박자 맟추는데 단조로워서 리듬 감각을 잃기가 쉽죠. 드럼

역시 스틱 돌리기 단계에서 포기하고 접었습니다만 다뤄본 악기중에서는 가장 자신있는 악기입니다.  박자 맞추는 거니까 기본기만 되면

하드 락 같이 드럼 악보가 있는 따로 있는 곡을 제외하면 대충 맞춰 줄수 있죠.  이건 훨씬 나중에 안 사실인데 사실 드럼보다는 보컬이나  퍼스트 기타가 가장 뽀다구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시지탄입니다. 기타나 다시 할 걸.

 

외국에 있을때 잡은 악기가 아코디언입니다. 이게 좀 권하고 싶은 악기인데 왼손으로 코드 단추누르고 오른손으로 멜로디 건반 누르는데요다른 악기보다 상당히 쉽더군요. 교본보고 연습한 오빠 생각, 과수원길, 대니보이정도는 아직 칠수 있습니다. 아코디언도 고수준으로 올라가면 귀신같이 치는 사람들 있던데 그냥 나는 손가락만 빨 뿐이죠.

 

다음은 절대로 도전해서는 안 될 악기인데 트럼펫입니다. 이 악기에 대해선 말할게 별로 없는것이 소리내는것만 해도 엄청난 연습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피스톤 세 개의 조합으로 옥타브와 음정을 다  표현해야 합니다.  텅잉이라고 즉 입술과 혀의 떨림으로 콩나물 깍대기를 표현해야 하는데 한 한달 하다가 넘사벽으로 인정하고 포기했습니다.

 

다음은 대금인데 교교한 달빛 아래 피리 부는 선비의 폼만 보고 시작했다가 단 일주일만에 인텔리어 소품으로 보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산 악기는  오베이션 기타 1대,  하모니카 2대, 트럼펫 오십만원짜리인데 금관악기가 워낙 비싼터라 최하급이죠. 이것 역시

인테리어로 모셔 놨습니다.  드럼은 덩치상 사기 어려웠고  아코디언은   백만원이네요.  엊그제 가게 가서 십오만원 주고 통기타를 하나 세로 장만했습니다. 대금은 동생 것이있는데 그냥 안 돌려 줬습니다.

 

기타는 반주하며 노래하는 재미인데 제 보컬이 너무 약해서 쓸모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쩄든 다시 해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