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결정시 이정미와 헌재의 꼼수


* 이하의 글은 2017년 3월 11일에 쓴 글을 일부 보완한 것이다.

2017년 3월 10일, 이정미와 헌재 재판관들은 8:0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다. 그런데 이들은 이런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객관적, 중립적 입장을 방기했다. 그리고 반헌법적으로 탄핵 인용 결정한 것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 궤변을 늘어놓고 꼼수도 썼다.
스스로 이전에는 9인으로 구성된 헌법재판관들이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놓고는 8인만이 의결에 참여해 결정했다. 그리고 헌재 재판관 각 개인은 헌법기관으로써 독자적 판단을 해야 함에도 조직 보호와 면피를 위해 재판관들이 담합한 정황들이 보인다.

1. 8인 판결이 합헌적이고 정당하다고?

“이와 같이 헌법재판관 1인이 결원이 되어 8인의 재판관으로 재판부가 구성되더라도 탄핵심판을 심리하고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새로운 헌법재판소장 임명을 기다리며 현재의 헌정위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을 감안하면 8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현 재판부가 이 사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탄핵의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결원 상태인 1인의 재판관은 사실상 탄핵에 찬성하지 않는 의견을 표명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므로, 재판관 결원 상태가 오히려 피청구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피청구인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청구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이하 현 헌재 재판관 8인을 통칭)은 결정문에서 헌법재판소는 9인(대통령 3인, 국회 3인, 대법원장 3인 지명)으로 구성되나, 심리는 7인 이상이 하면 되며, 대통령 탄핵은 6인 이상이 인용하면 파면되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있으니 8인이 심리하였음으로 이번 헌재 판결은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 판결에 참여한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 포함 3인의 헌법재판관(1월에 임기 만료로 퇴임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을 포함하면 4인)들은 자신들의 현 재임기간 중에 9인의 재판관이 심리하지 않으면 위헌이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번에 그 주장을 주저 없이 번복해 버렸다.
 
8인이라도 문제없다는 이들의 변명도 어이가 없다.
대통령이 탄핵되었음으로 대통령 추천 몫인 후임을 대통령이 지명, 임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명, 임명하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음으로 9인 구성이 어렵기 때문에 판결을 9인 구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국정 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한 마디로 웃기는 개소리다.
헌법에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지명(추천), 임명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어디에 있나? 권한대행은 말 그대로 대통령의 권한 모두를 대행할 수 있다. 어디 헌법이나 법률에 대통령권한대행이 행사해서 안 된다는 권한을 따로 규정한 것이 있는가? 헌재 재판관들은 대답 좀 해 봐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재 재판관을 지명, 임명하면 안 된다는 논란을 제공한 곳이 어디인가? 바로 국회다. 그것도 탄핵소추를 주도한 야당(민주당)이 제일 먼저 주장한 것이고.
헌재는 국회가 탄핵소추 발의시 토론이 없어도 괜찮고, 일괄 표결한 것도 국회의 재량이고,  이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이라며 국회의 재량권은 한껏 보장해주면서 행정부(대통령)에 대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것을 왜 무시를 하는가? 대통령의 권한(헌재 재판관 지명 및  임명)을 국회가 시비 걸고 논란을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더 가관인 것은 그 다음이다. 대통령 탄핵은 6인 이상의 인용이라야 파면임으로 재판관의 궐위는 피청구인(박 대통령과 변호인측)에 유리한 것임이니 문제가 없다는 궤변이다. 일견 이런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의 주장은 타당해 보이는 것 같지만 이건 순전히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장식일 뿐이다.
헌재는 국회와 대통령 사이에 중립을 지켜야 하며, 법리나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각 헌법재판관은 탄핵을 인용할지 말지 모르는 상황이고, 새로 임명될 헌법재판관이 대통령 지명 몫이라 하더라도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정미의 저 말은 결과(8:0)론적인 끼어맞추기식 변명에 불과하다. 이정미의 이 발언은 헌법재판관 각자가 헌법기관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고 헌재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만약 국회나 대법원장 지명(추천) 몫인 재판관이 임기가 만료되는데 후임이 결정되지 않아 궐위된 상태에서 헌재가 선고를 하면 어떻게 될까?
국회나 대법원장이 후임을 지명(추천)했더라도 대통령권한대행은 임명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들을 재판관에 임명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임명을 거부하면 헌재는 이를 인정할 것인가? 이 때도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현 이정미 헌법재판소(재판관들)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을 지명,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음‘으로 국회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않아도 문제없다고 했을까?
만약에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가 박한철 전 소장과 같은 1/13에 만료 되었다면 과연 국회(야당)가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의 임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을까? 반대로 이 때는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현 자유 한국당)이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을 지명,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면 현 헌법재판소는 이런 친박 중심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몫의 후임 재판관을 지명, 임명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을까?
헌법 제111조에 헌법재판관의 구성을 대통령 지명 3, 국회 3, 대법원 3으로 규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정미는 생각해 보라. 민주주의의 대원칙인 3권 분립을 관철하려는 취지가 아닌가? 3대 권력축의 하나인 대통령이 사건의 당사자인데 당사자의 몫 하나가 빠져 의결수의 불균형을 이룬 가운데 결정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으로 8인으로만 의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이해하겠지만, 헌법이나 법률에서 엄연히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못한다고 유권해석하는 것이 온당한가?

이정미 자신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자신은 헌법재판소장대행을 맡아 헌법재판소장의 권한을 모두 행사하고 있으면서 헌법74조에 규정한 대통령권한대행은 대통령을 대행하여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잘못이거나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왜 말하는가? 헌법재판소법은 따르면서 최상위법인 헌법은 왜 무시하나?

<헌법재판소법>
제12조(헌법재판소장) ④ 헌법재판소장이 궐위(闕位)되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다른 재판관이 헌법재판소규칙으로 정하는 순서에 따라 그 권한을 대행한다.

<헌법>
제71조 :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

헌재가 원칙을 보편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헌법(법)의 안정성이 손상된다. 더구나 재판관 자신들이 평소에 했던 주장을 뒤엎는 결정을 할 때는 그 번복의 이유가 명확해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
헌재의 이런 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과 같이 국회나 정치권에서 헌법에 대한 해석이나 적용에 있어 논란이 있을 경우에 그 논란을 정리하고 헌법의 본 뜻을 확실하게 규명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헌재가 오히려 논란을 이유로 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는데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헌재 본연의 기능과 존재 이유를 지금 헌재는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꼴이다.


2. 이정미 소장대행(헌재)의 말장난

“헌법재판소장이 임기 만료되어 퇴임하여 공석이 된 현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에 관하여 정당 사이에 의견 대립이 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헌법재판소장의 임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 권한 행사가 중지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에 관하여 논쟁이 존재하는 현 상황은 심각한 헌정위기 상황이다. 게다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견해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장의 임기 만료로 발생한 현재의 재판관 공석상태를 종결하고 9인 재판부를 완성할 방법도 없다”

여러분들은 위의 헌재 결정문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이게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헌법재판관이라면 우리나라 최상위 집단이고 탄핵은 국가의 중대사 중의 중대사인데 헌법재판관들이 쓴 탄핵 결정문에 저런 문장이 쓰여 있다는 것에 어이가 없다.
위의 헌재 결정문을 자세히 읽어 보고 아래의 헌법 제111조에 나와 있는 재판관의 임명에 관련한 조항을 읽어보라.

②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제2항의 재판관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자를 임명한다.
④헌법재판소의 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니까 임기 만료된 재판관의 후임도 대통령이 지명하면 된다. 재판관 9인 중 3인은 대통령이, 3인은 국회,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이 탄핵소추 당해 직무수행을 할 수 없으니 헌법 제74조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후임 재판관을 임명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정미는 대통령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없다는 논란에 빠져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없으니 9인의 재판부를 완성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시전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장 임명과 재판관 임명과 무슨 상관이 있나?
탄핵심리 중에 임기가 만료된 사람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다. 박한철은 헌법재판관이자 헌법재판소장을 맡고 있었다. 헌법 제111조 2항과 4항에는 대통령은 재판관을 임명하고 헌법재판소법(제12조)은 그 재판관 중에서 1명을 헌법재판소장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정미는 마치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에 헌법재판소장만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인 양 교묘히 말을 꼬아 놓고 있다.
위의 문장이 제대로 되려면,
“헌법재판관이 임기 만료되어 퇴임하여 공석이 된 현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에 관하여 정당 사이에 의견 대립이 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헌법재판관의 임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 권한 행사가 중지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에 관하여 논쟁이 존재하는 현 상황은 심각한 헌정위기 상황이다. 게다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견해에 따르면 헌법재판관의 임기 만료로 발생한 현재의 재판관 공석상태를 종결하고 9인 재판부를 완성할 방법도 없다”
고 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장의 부재는 현재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정미 자신이 헌법재판소장 대행을 맡아 이번 탄핵심판을 이끌어 왔지 않은가? 헌법재판소법 제12조 4항을 보면 헌법재판소장이 궐위될 경우 다른 재판관이 대행하게 규정하고 있어 헌법재판소장의 궐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의 문제는 재판관의 구성이 제대로 되었느냐에 있는 것이지 헌법재판소장의 문제가 아닌데 왜 이정미(헌재)는 헌법재판소장의 임명 여부를 말하고 있을까?


3. 후임 이선애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임명하여 3월 24일 취임했다.
2017년 3월13일 임기가 완료되는 이정미의 후임으로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미 이선애를 추천해 놓았다. 헌재의 논리대로라면 대통령권한대행은 재판관과 헌재소장을 임명하는 것이 논란이 됨으로 이정미의 후임 이선애도 5월9일 예정인 대선이 치르지고 난 뒤 차기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야 임명이 가능해진다.
헌법재판소법 제6조 3항을 보면 재판관의 임기 만료나 정년이 도래하는 경우 임기만료일 또는 정년 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도록 의무 규정하고 있고 4항에는 결원된 경우도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는 논란을 받아들임으로써 헌재 스스로 재판관이 공석이 되는 기간을 장기화되게 옭아매어 버린 것이다.

제6조(재판관의 임명) ①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경우 재판관 중 3명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사람을,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을 임명한다.
② 재판관은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선출 또는 지명하여야 한다. 이 경우 대통령은 재판관(국회에서 선출하거나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은 제외한다)을 임명하기 전에, 대법원장은 재판관을 지명하기 전에 인사청문을 요청한다.
③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하는 경우에는 임기만료일 또는 정년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④ 임기 중 재판관이 결원된 경우에는 결원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⑤ 제3항 및 제4항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선출한 재판관이 국회의 폐회 또는 휴회 중에 그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한 경우 또는 결원된 경우에는 국회는 다음 집회가 개시된 후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하여야 한다.

제12조(헌법재판소장) ① 헌법재판소에 헌법재판소장을 둔다.
② 헌법재판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재판소를 대표하고, 헌법재판소의 사무를 총괄하며,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④ 헌법재판소장이 궐위(闕位)되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다른 재판관이 헌법재판소규칙으로 정하는 순서에 따라 그 권한을 대행한다

그런데 2017년 3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선애 헌법재판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같은 날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어, 이선애는 2017년 3월 29일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3년 3월 29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대통령권한대행의 권한이 대통령 탄핵 전후로 달라져야 한다는 규정이 헌법이나 법률에 있는가? 이선애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권한대행이 임명해도 되는데 박한철 후임 재판관은 대통령권한대행이 임명하면 왜 안 되는가?
9인 재판관 구성을 할 수 없다는 이정미의 논리가 얼마나 궤변이었는지는 이선애의 2017년 3월 취임(임명)이 말해준다.


4. 8인 전원 만장일치 탄핵 인용은 꼼수다.
3월7일과 3월8일, 헌법 재판관들의 평의가 있었을 때 격론이 벌어지고 큰 소리가 났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는 재판관 중에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이 있었다는 뜻이 될 거다. 그리고 적어도 대통령이 추천한 2명의 재판관은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낼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고 인용되더라도 6:2가 될 것이라는 게 대세였다. 그래서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인 3월13일  이전에 선고해야 한다고 야당(민주당)측에서 강력히 요구했고 언론들도 그런 방향으로 바람을 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8:0으로 나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러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헌재의 입장에서는 8:0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약 예상했던 대로 6:2가 나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럴 경우 이정미(헌재)는 매우 곤란한 지경에 빠지고 앞서 1항에서  자신들이 주장했던 논거가 일시에 허물어진다. 만약 이정미가 퇴임한 이후인 3월 14일 이후에 선고가 이루어졌더라면 5:2로 기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미는 9인이 아니라 7인 이상만 심리에 참여하면 문제없다고 했으니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여 7인으로 구성된 재판부의 3월14일 이후 선고 역시 이정미의 주장대로라면 문제가 없게 된다.
선고를 심리기간 기한인 180일의 절반 정도 밖에 안 지난 3월 10일에 성급하게 한 이유는 탄핵 인용의 의사를 갖고 있는 이정미 재판관이 있을 때 해야 6인의 찬성으로 탄핵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의심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헌재는 내부적으로 8;0으로 재판관들끼리 사전에 담합했다고 필자는 본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헌법재판관은 각자가 독립적 헌법기관이며 법리와 증거에 의거해 양심에 따라 탄핵인용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헌법에는 180일까지 심리할 수 있게 되어 있음에도 그 절반인 3개월만에 헌재는 탄핵 선고를 했다. 대통령 변호인단이 최종 변론시일이 너무 이르다고 항의했고  변론재개도 요청했다. 거기다 9인 재판관으로 구성될 때까지 선고를 늦추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대통령 변호인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정미 재판관 임기 바로 직전에 선고를 한 것이다.
6:2의 결과가 나오면 대통령 변호인측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되고 헌재 선고 결과에 탄핵반대측이 승복하기 힘들어진다.
이제 왜 헌재가 8:0의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알겠는가?
6:2의 결과가 나오면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생기고 이를 헌재가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주장이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 드러날 수 있는 6:2의 결과를 내면 안 된다는 내부 합의를 이룬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또 하나, 헌재가 전원 만장일치로 방향을 잡은 것은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의 소수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법은 재판관 개인별로 의견을 내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6:2나 7:1이 되었다면 2명 혹은 1명의 재판관들의 소수 의견이 반드시 결정문에 부기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수 의견과 다수 의견이 대비 되게 되고 어느 쪽의 의견이 더 합리적이고 헌법 취지에 따른 것인지, 어느 쪽이 더 사실에 충실했는지 비교가 된다.
이런 대비는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고 이번 결정문 같이 다수 의견이 엉터리라는 것이 드러날 것이고, 이런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나는 전자보다 후자의 이유로 헌재가 8:0 만장일치로 가자고 내부 합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 추론이 맞다면 이것이야말로 헌재가 헌법을 유린하고 자신들과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