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얘기했듯이 The Officer Tatum 채널의 유투버는 흑인이지만 팍스뉴스를 신뢰하는 매우 강한 보수예요. 어떤 영상에서 흥미로운 얘기를 해서 제가 미국에서 20년 살면서 드디어 흑인들의 피부색을 의식하지 않게 되는 경지에 온 것 같은(왔다고 장담하면 오만인 듯) 경위를 설명하고 싶었어요. 

중간에 자기는 백인거주지역을 선호하고 백인들 사는 데가 제일 안전하다는 말을 해요. 저 말을 듣고 저도 그런가 생각을 해 보면, 제가 사는 도시에서 백인일색의 가장 잘 사는 동네에 어쩌다 가게 되면 주눅이 잔뜩 들었던 게 떠오르더라고요. 지금도 그래요. 저는 그런 데 가면 상대방이 인종차별주의자일까봐 먼저 헬로우를 안 해요. 상대가 먼저 인사 건네면 화답만 하죠. 저의 경우 인종을 의식하는 것도 있지만 스몰토크에 약하고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나고 자란 탓이 더 크긴 한 것 같아요. 반면에, 저희집에서 아주 조금만 벗어나면 소말리아 난민이주자들이 자주 보이고 라티노, 흑인,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는 곳이 있는데 이 근처에서 식료품 사고 그럴 땐 마음이 편해요. 월마트 가면 주차장에서 운전을 거칠게 해서 이질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요. 

오래 전에는 마음속으로 흑인들은 왜 저렇게 못 살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밤에 흑인남성을 보면 굉장히 긴장을 했었어요. 옛날 어느 날, 어떤 키 큰 흑인남성이 저희집 초인종을 눌렀었죠. 현관문에 유리가 있어서 누군지 보여요. 미국에선 싱글하우스에 낯선 이가 초인종을 누르는 일이 좀 이례적이긴 해요. 아예 없는 일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자신의 소유지에 낯선 이가 들어오는 걸 많이 싫어해서 잘 안 오거든요. 제가 문을 열지 않은 채로 No thank you!하니까 그 흑인남성이 자기가 흑인이라 문을 안 열어주는 거냐며 억울해했어요. 저는 그게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화난 듯, 서러운 듯 자리를 뜨더군요. 생각해보면 제 본능은 흑인남성이라서 문을 안 연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가는 모습 보니까 참 미안하더라고요.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뜨거워지고 노예제 피해보상얘기를 꺼낼 정도로 흑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언론에서 부각을 많이 하기 시작했죠. 그런 리버럴미디어의 담론을 접하면서 이제는 흑인 남성 하면 무서운 이미지보다 피해자라는 의식이 더 커졌어요. 외모 때문에 공권력의 억압을 가장 많이 받았고 그런 그들의 삶이 기사에서 자주 조명이 되었거든요. 

리버럴담론에 의한 학습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을 마주했을 때 피부색이 보이지 않는 경지가 뭔지 이해를 하게 됐어요. 여전히 부유한 백인들에 대해서는 편견이 있지만요. 그걸 알고서 영상의 Tatum이 백인동네가 좋다는 말을 하는 걸 보니까 미국문화에서 나고 자라, 인종을 막론하고 좋은 사람들과 지내는 방법을 아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저처럼 머리 굴리면서 스몰토크한다고 땀을 흘릴 일이 있나 영어를 못하기를 하나; 본인의 정치성향이 구조적인 흑백차별같은 거 없다이다 보니(;) 동네의 백인은 저에게서처럼 불편한 존재일 수가 없고 같은 문화권에서 자라고 상식을 지닌 시민으로 보이는 건가봐요. 저의 백인에 대한 편견도 인종적인 편견이 맞긴 하니까요. Scramento에 산다고 하는데 거기가 남캘리포니아고 워낙에 리버럴한 도시인 이유도 클 거예요. 

결국 제게 이런 깨달음을 준 건 리버럴담론이었고 BLM의 영향이 컸어요. 

또 하나 미국사람들 성향이 개인주의적이다보니 Tatum처럼 유독 같은 흑인들을 트집잡으면서 리버럴미디어를 비난하는 흑인들이나 그에 동조하는 흑인들을 보면 많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사실 지난 대선때 흑인인구의 투표성향을 보면 여전히 압도적으로 민주당성향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Tatum같은 보수흑인들은 아마 팍스뉴스나 New York Post 같은 수구언론들에 의해 과대표되고 있을 거예요. 그래도 자칭 맑시스트라고 하는 BLM 리더가 지난 5년 간 3.3 million dollars를 지불해 가며 집을 네 채나 산 사실은 흑인들한테서 많은 반감을 살 것 같군요. 제가 본 영상에서 그 얘기를 하는 중이었어요. 같은 BLM activists들도 문제제기 중이라 뭐 앞으로 어찌될 지는 모르겠어요. 

리버럴언론만 보고 있으면 그래도 운동의 큰 방향은 긍정적인 실적을 반영할 것 같은데 SNS에서 수많은 비이성적인 댓글들을 목도할 때면 일면 미국의 BLM이 윤미향사태 이전의 한국의 위안부운동과 같은 면을 좀 가지고 있는 듯도 해요. 저는 현재의 BLM리더가 사퇴하고 자금의 투명성을 담보하고 흑인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할 인물이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이 사태에 대한 파트리스의 인터뷰 영상 하나 보고 구리구나 했습니다. 굳이 가져오지는 않을 거구요. 

한국은 흑인에 의한 잦은 아시안인종혐오범죄 때문에 좀 시끄러워 보이더군요. 저는 그런 현상이 지금껏 상수였다는 걸 몰랐어요. 갑자기 그런 뉴스가 쏟아졌을 때는 분노했었지만 결국 가난한 계층지역이 가지는 자연스러운 산물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모든 문제를 수정할 방법은 흑인커뮤니티에 대한 물심양면의 지지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 같은 아시안이 지지한다는 건 그냥 BLM 운동이 잘 되고 모두의 세금을 원천으로 흑인커뮤니티가 번성하길 바라는 거 정도예요. 대단한 기여를 할 필요도 없이 그것만으로도 소중한 연대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에 있던 댓글 하나. 

[I used to live in a low income housing unit in Wisconsin, 90 percent of the residents were Black elderly ladies, they were the most amazing sweetest people, and the food was out of this world. There was no kind of any racist stuff at all.
You could only feel love and God all around you. It was the most safest I have ever felt in my life. I'm native american and disabled. That's Amazing.]

"Somewhere unwritten poems wait, like lonely lakes not seen by an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