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 동전 파스라는 것이 있다. 남대문 도깨비 시장에서도 구할 수 있고, 일본 여행가면 여행지 구입 필수품중 하나로 여겨져 자주 사오는 물건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대단한 물건은 아니고, 고작 19세기 약물인 살리칠산을 파스에 발라놓은 것일 뿐이다. 살리칠산이 버드나무 껍질 우린 물에 들어 있는 소염진통해열제 성분임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고, 이것이 워낙 속쓰림을 유발하는지라, 여기에 독일 바이엘사의 화학자가 초산 기를 하나 붙여 아세틸 살리칠산을 만들고, 이것을 아스피린이라 명명하니, 이 이름이 아예 일반명이 되어 버렸음도 유명한 이야기이다. 살리칠산은 현재에도 외용제로 이처럼 사용되고 있으나, 이 약제보다 훨씬 효력이 좋은, 물론 값이 비싼, 약제들이 여럿 개발되어 있은즉, 동전 파스의 가치가 과연 무엇이기에 기념품 삼아 사온단 말인가?

그것은 바로 동전 파스의 질료(materia)가 아니라 형상(forma)에 있다.

가로 세로 각각 2 cm인 정사각형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정사각형에 내접하는 원도 생각해 보자. 정사각형의 면적은 4 cm^2이고, 원의 면적은 π cm^2다. 그러니 원의 면적 대 정사각형의 면적비는 π/4 ≒ 3.14/4 ≒ 0.7853 이다. 

넓직하고 네모난 파스 판에 동전 모양들을 찍어내어 동전 모양으로 오려내면 78.53%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21.47%는 버려지는 것이다.

혹은 식탁이나 의자의 다리를 생각해 보자. 처음에는 각목이었을 터이나, 각진 것이 보기 흉하고 위험하다 여겨 원기둥 모양으로 모서리를 깎아내면, 부피로 보아 78.53%만이 남는다. 하중을 견디는 강도 또한 78.53%밖에 안 남을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인가?

집에서 파스를 가위로 네모나게 잘라서 관절 부위에 붙여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네 귀퉁이가 있기때문에, 그 귀퉁이에 스트레스가 모이고, 그 결과 귀퉁이부터 일어나 떨어지게 된다. 반면 동전 파스는 스트레스가 모이는 지점이 딱히 없기때문에, 이른바 침투구(浸透口)가 형성되지 않고 그럼으로써 그 전체성(integrity)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과자 봉지나 라면 봉지에 칼집이 만일 없다면 얼마나 과자나 라면 먹기가 힘들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왜 전술의 2대 원칙중 하나가 "집중의 원칙"인지와도 일치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결국 동전 파스 제조업자는 21.47%를 버림으로써 100%까지 버리는 불상사를 회피하는 지혜를 보인 것이며, 그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왕적산의 위기 십결중 사소취대(捨小取大)의 응용이며, 영어 단어 jettison(투하)도 바로 그러한 뜻이다. 폭풍속에서 배의 짐/사람의 일부를 버림으로써 배를 가볍게 하여 나머지만이라도 살림이다.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그들의 손으로 내버리니라
......
배부르게 먹고 밀을 바다에 버려 배를 가볍게 하였더니"
(사도행전 27:18-19, 38)

미국의 흑인 비율이 13%라고 한다. 미국이 살아날 길은 흑인들을 투하하여 나머지만이라도 살림일 것이다. 바로 공산 지나가 살아남기 위하여 9%의 소수종족들을 탄압하다 못해 그중 말 안 듣는 위구르족들을 절멸로 내몰고 있음도 이런 투하의 일환인데, 미국도 비슷한 일을 할 수 있을까? 만일 하지 못한다면 미국의 최종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 남한에 흑인은 없으나, 남한 인민들이 여성주의 여자들이나 전라도주의 전라도인들을 투하할 수 있는가? 그것은 전혀 블가능하다.)

(※ 유태 78-22 규칙이 π/4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78%를 "대부분"으로 보지 않는다. 79% 이상의 손실을 보았어야만 대부분 손실이라고 여긴다 → 22% 이상이 남아 있으면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다고 본다.)

202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