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진중권의 페미 논쟁, 그리고 4.7 보궐선거와 2016년 미 대선

 

2021.04.12.

 

4.7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30세대 남성들의 표심을 두고 해석들이 분분한 가운데, 이제는 이준석과 진중권 간에 페미니즘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논쟁이 단순히 페미니즘 문제를 넘어 내년 대선과 지선에서 2030 남성들의 움직임을 예측하는데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두 사람의 주장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이준석 "페미 우월하지 않아" vs 진중권 "포퓰리즘" 설전>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14&aid=0004618398

 

4.7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의 72%가 국힘당 오세훈에게 표를 몰아주었고, 20대 여성은 오세훈에게 약 40%, 페미니즘을 표방한 정당들에게 약 15%의 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들의 국힘당 쏠림과 민주당 배척이 너무 확연하게 드러나 국힘당 뿐아니라 전문가들조차 엄청 놀란 것 같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들이 있지만,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페미니즘에 경도된 정책을 펴왔고, 사회적으로도 꼴통페미니스트들의 남성혐오가 만연하여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취업 등 사회 진출에 불리해졌다는 2030세대 남성들의 인식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것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다.

이준석과 진중권은 2030세대의 남성들이 이런 인식을 갖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또 이런 2030세대의 인식과 불만을 표로 연결하는 선거전략이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먼저 필자의 생각을 말한다면 대체적으로 이준석 주장에 동의하는 편이다.

 

2030세대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은 이렇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이들도 성평등에 동의하고 성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상적인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작금의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을 주도하는 자들(남성도 포함)이 성평등을 넘어 남성혐오를 부추키며, 심지어 한남, 한남충, 한남유충으로 부르며 남성을 인간 자체로 보지 않는 극단적 꼴페미니즘을 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2030세대 남성들이 분노하는 것은 자신들은 성차별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나 사회에서 역차별을 당했다고 생각하는데, 4050세대 이상이 겪었던 가부장적인 문화 속의 여성에 대한 차별의 책임을 자신들에게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이런 인식은 군대를 다녀온 후에 더욱 커진다. 병역의무를 다한 것에 대한 배려는커녕 오히려 여성들에 대한 우대 정책만 확대해 가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불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군가산점은 없고, 창업지원에 있어, 특허에 0.5, 장애우에게 0.5점의 가산점을 주는 반면, 여성일 경우 가산점이 3점을 주는 것을 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정작 자신들은 여성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정부는 여성할당제를 모든 분야에 확대하고 있다. 성인지감수성이라는 애매한 이유를 들어 증거 없이 피해자의 증언만 있어도 졸지에 성추행범이 되어버리는 현장들을 목도하는 이들의 심정이 어떠하겠는가?

 

좀 뜬끔없게 들릴지 모르지만,

2016년 미대선과 2020년 미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중산층과 저소득층 백인들의 심정(심리)을 살펴보고 이들과 역시 20214.7 보궐선거에 국힘당에 몰표를 준 2030세대 남성들을 비교해 보자.

미국 대선에서 인종주의적 발언을 예사로 하는 극우 성향의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키고 당선되고 재선에서도 선전했다. 저런 인물에 대해 미국 국민들이 왜 지지를 하는지 우리 국민들은 의아해 하면서도 그 배경이나 이유는 잘 몰랐다. (필자는 트럼프를 몹시 싫어하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기를 바란 사람이다.)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의 인종주의, 고립주의, 미국 중심주의, 이슬람 비난에 동의해서 지지를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지지 배경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미국 국민들, 특히 백인 서민과 중산층들이 미국이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트럼프의 지지로 이어졌던 것이다.

미국 국적이 아닌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해 미국 국가를 부르지 않도록 하는 주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종교(유대교, 이슬람)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때에 캐롤을 가게에서 틀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었다. 종교적인 이유로 술 운송(택배)을 거부한 이슬람 청년을 회사가 해고하자, 법원은 해고가 부당하다며 24만 달러의 보상금 지급을 명령했던 일도 있다.

불법 이민자들에 의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만도 미국 서민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고, 소수, 유색인종에 대해 입학 혜택을 주는 등의 Affirmative Action에 대해서도 불만들이 쌓여 갔다.

이런 일련의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혜택들이 점증하여 그것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손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진짜 배경이다.

미국은 유럽의 백인들 중심으로 건국되었고, 백인들에 의한 흑인에 대한 차별, 히스패닉계나 아시아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가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이를 개선하고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제도와 정책을 강화해 왔고, 사회적으로도 인종차별이나 성소수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는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와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백인에 대해 역차별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특히 백인 서민층을 중심으로 불만이 커졌던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과 상관없었던 과거의 인종 차별 등의 잘못된 사회적 문제 때문에 현재에 시행되는 제도와 정책으로 인해 자신들이 피해를 본다는 피해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일종의 세대 연좌제로 과거 문제로 인해 현재의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 내의 과도한 PC주의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 이에 대한 적대감이 트럼프의 지지로 나타난 것이라 게 필자 생각이다.

물론 20214.7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한국의 2030세대의 남성들의 표심의 배경과 미국 서민층 백인들의 입장이 같다고 볼 수 없겠지만, 그 기저에서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사회문제 개선책이 과도하거나 급진적으로 이루어져 오히려 역차별을 유발하고, 그에 따른 피해도 가해한 적이 없는 자신들에게 집중된다고 느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할 것이다.

 

이준석은 이런 2030세대 남성들의 입장과 심정을 잘 이해하고, 이들을 대변하는 주장들을 SNS나 토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설파해 왔고, 이번 선거에서도 이들의 주장을 들어주는 장을 선거판에서 마련해줌으로써 그들을 흡입하여 표로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보궐선거 승리에 이준석의 공은 크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2030세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인식은 잘못된 것이며, 이들을 대변하고 이런 사정을 선거에 반영한 이준석은 도덕적으로 잘못한 것이고, 이준석의 이런 전략은 다음 선거에서도 유효하지 않은 것일까? 진중권은 이에 대해 모두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인 것 같다.

필자는 2030세대 남성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그들의 요구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극단적 페미니즘과 문재인 정부의 비합리적 여성정책은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그 피해자들이 2030세대 남성들이다. 과거 가부장적 문화에 찌든 사회에서 여성들이 피해를 봤다면 지금은 공격적 페미니즘에 의해 젊은 남성들이 위축되고 있다.

무엇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사회가 분열하고 계층, 세대, 성별간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게 된다. 우리 사회도 이성적, 합법적, 상식적 범주를 벗어난 약자나 소수자의 요구에 대해서는 냉정한 거절이 필요하다. 어설픈 동정심이나 포퓰리즘으로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면 결국은 약자나 소수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2030세대 남성들의 항변에 정당성이 있다면 사회(정부)는 이들의 요구를 반영해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들의 입장을 선거에 반영하여 표로 연결해 승리하는 전략 역시 나무랄 것이 못 된다.

 

* 혹시 제 글을 오해할까봐 노파심에서 말씀드린다. 저는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하지 말거나 늘리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하고 비이성적 요구들에 대해 단호하게 대하되, 진짜 보호 받아야 하고 배려가 필요한 약자와 소수자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임을 밝힌다.

 

사족)

내년 대선과 지선을 야당(자유우파)이 승리하려면 국힘당은 이준석과 윤희숙을 전면에 내세우라. 주호영, 유승민, 김무성 등 중진이랍시고 당대표를 하겠다거나 그들을 대변하는 세력이 당권을 쥐면 국힘당은 가망 없다. 아무리 국힘당이 비젼을 제시하고 좋은 정책들을 내세운다 해도 대중들은 그것보다 인물로서 국힘당을 평가하게 된다. 사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비젼도 현실화시키기 힘들다. 인물 쇄신이야말로 개혁이다.

윤희숙은 합리적 보수이고 현실적 대안을 많이 제시하였고, 대중들에게도 그런 인식이 심어져 있는 인물이다. 이준석은 이번 선거를 통해 확실하게 2030세대에게 어필하였다. 내년 대선과 지선도 결국은 2030세대의 표심에 따라 승패가 날 것이다. 2030세대를 잡아두려면 그들을 잘 이해하고 대변하는 인물이 당지도부를 형성하고 전면에 나서야 한다.

윤희숙과 이준석 등 젊은 세대로의 물갈이는 국힘당의 승리뿐아니라 우리 정치판을 업그레이드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국힘당이 이렇게 움직이면 민주당 역시 따라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만악의 근원인 민주당내의 똥팔육 세력들은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보수야당이 승리하더라도 똥팔육들이 건재하는 한, 우리 정치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