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기인가 하는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채식주의자, 환경론자, 불교도, 자이나교도들이라면 특히 그러할 것이다.

그에 대한 답변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저 중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졸지만 않았다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생물학에서 절대적인 법칙으로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이 있음을 기억할 것이다. 생명체가 살아감은 가장 결핍된 영양분의 획득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며, 봁-넡-와셔 조합의 비유로 설명한 바 있다.

이제 봁-넡-와셔 세 부품이 아니라, 20 종류의 아미노산 부품으로 이루어지는 단백질을 생각해 보자. 아미노산은 물에 잘 녹는다 → 오줌으로 배설된다. 그러므로 20개의 아미노산중 필수 아미노산 8개중 단 한 가지 아미노산이라도 없다면 단백질은 결코 만들어질 수 없으며, 19종의 남아도는 아미노산의 운명은 오줌으로 배설 또는 포도당 및 지방으로의 전환이다. 

여기까지 이해하였다면, 그리고 생물종에 따라 단백질내 아미노산 조성이 상이함을 알고 있다면, 아무 단백질이나 무턱대고 먹는다고 해서 피가 되고 살이 되지는 않겠음을 추리할 수 있을 것이다. 추리를 한 발짝 더 진전시키면, 지구인이라면 지구인을 먹어야 가장 효율이 좋겠음도 짐작할 수 있겠다. 앞리카 토인들에게 아무리 bush meat  위험하다고, 먹지 말라고 정부에서 교육해도 아니 먹히는 까닭이 아마도 여기 있을 것이다. (bush meat란 주로 유인원 고기를 의미한다.)

흔히 콩을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중대한 함정이 있다. 콩과 식물은 뿌리혹 박테리아와 공생하므로, 뿌리혹 박테리아가 고정한 공중 질소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비료의 삼요소가 질소•인산•칼리인데, 콩과 식물에게는 질소 비료를 줄 필요가 없다. 요소나 유안의 형태로 주어지는 질소 비료를 절약할 수 있으며, 유안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토양의 산성화도 예방할 수 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아주 그럴 듯 한데, 치명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아미노산은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의 화합물이다. 탄소는 공기에서, 수소와 산소는 물에서, 질소는 뿌리혹 박테리아로부터, 황은 흙에서 얻는다. 양으로만 보면 다량인 콩의 단백질(legumin)에 황이 부족하겠음이 보이는가? 과연 그러하다. 황을 포함하는 아미노산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이 그것들이다. 콩 단백질은 메티오닌 함량이 매우 낮다. 이 말은 콩 단백질을 지구인이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 안에 들어있는 메티오닌 함량을 넘어서는 다른 아미노산들은 별 쓸모없이 버려진다는 말과 같다. 밭에서 나는 고기의 실체가 이러하다.

단백질별로, 그 단백질의 몇 퍼센트가 이용되었는가를 나타내는 비율을 생획득률(bioavailability)이라고 부른다.
• 콩 단백질(legumin): 52%
• 밀 단백질(gluten): 65%
• 살 단백질(myosin): 82~88%
• 알 단백질(albumin): 85%
• 젖 단백질(casein): 88%

대강 숫자가 위가 같다. 이중 살 단백질의 생획득율은 그 고기가 얼마나 자기 몸의 단백질과 유사한 아미노산 비율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차이가 난다. 새우나 가재같은 벌레의 고기라면 상당히 낮을 것이요, 물고기라면 좀 낮을 것이요, 새고기라면 중간 정도, 육고기라면 상당히 높을 것이다. 

미식가들을 대상으로 각종 육고기들을 놓고서 맛의 순위를 매기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거기서 1등을 차지한 고기가 염소 고기라는데, 순서에 따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조사해 보니,  그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비가 사람의 그것에 가까울수록 순위가 높았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실험 결과를 연장하면, 인육이 가장 맛있을 거라는 추리를 하지 않을 수 없고, 위에 적은 생획득률과 상관되어 있음도 알 수 있다.

지구인들의 조상이 안전한 나무위에서 위험한 땅으로 내려왔을 때, 그의 목적은 별 거 없었다. 고기 맛 좀 보자는 것이었다.

과연 그는 성공하였다. 고기 잡으러 뛰어다니느라 다리 힘이 좋아졌고, 고기 먹기 시작하자 뇌 용량 병목 현상이 해소되었다.

많은 포유 동물들이 체중에 비례하는 뇌세포 갯수를 가지고 있다. 체중이 작으면 적은 뇌세포, 체중이 크면 많은 뇌세포. 그런데 유인원들은 여기서 벗어나 있다. 체중에 비하여 뇌세포 숫자가 부족한 것이다. 이런 병목은 뇌세포가 대량의 자원을 소모하기때문에 벌어지는 것인데, 고기를 먹기 시작한 지구인들의 조상은 병목을 통과하여 체중에 비례하는 뇌세포 숫자를 갖게 되었다. 그래 봤자 "추세선으로의 복귀"일 뿐이지만, 다른 유인원들을 압도하기 시작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지구인들에게 고기 사냥이 왜 중요한지, 그래서 남녀 가리지 않고 사냥에 나서야만 하였는지 설명이 되었으리라고 본다.

인류학자 마빈 해릿은 "인류의 역사는 소에 대한 기생의 역사이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제 그 기생이 바야흐로 끝날 판인데, 그렇다고 해서 고기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배양육의 형태로 영원히 필요할 거라고 본다.

(※ 지구인이 지구인을 먹으면 아니 된다. 변형 프리온(PrP^sc)의 존재 이유가 그것일 게다.)

202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