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재화를 분배하는 것이 정의로운가에 대해 나름 머리를 써서 길고 복잡한 방법을 나열하기는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전제가 있다. '현재 분배되어 있는 상황이 정당하다'는 가정을 깔고 있는 것이다.


노직 자신이 "지금 현재 분배되어 있는 상황이 과거의 부정의에 의한 결과라고 한다면, 이를 어떻게 교정하여 재분배하는 것이 정의로운가에 대해선 나의 역량을 초월한 저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를 볼 때 자신을 보수주의 또는 자유지상주의자라 일컫는 딱지를 노직이 싫어한 점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과거의 부정의를 캐내어 교정한다는 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인지 의문이긴 하다. 인간 세계에선 경찰, 검찰 및 재판관이란 사람들이 수시로 이런 일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인간들 가운데 나름 머리좋은 축에 들기는 하지만 그렇게 초월적인 존재는 아니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