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이 오늘 민주당과 합의안에 사인을 했고, 곧 이어 보건복지부와도 합의안에 사인을 할 모양이다. 합의안 내용을 보면, 의사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 같이 보이나, 애매한 문구들로 가득 차, 합의 이행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통상의 계약서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고 논란이 될 수 없도록 한다라는 표현으로 이행을 약속하지만, 이번 합의문에는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확보하도록 노력한다라고 표현되어 있어 민주당이 조건이나 환경이 바뀌면 그걸 이유로 하여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또 그럴 경우 법적 책임을 묻기도 힘들다.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권을 상대로 하여 저런 표현이 들어가는 합의문으로는 약속 이행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민주당이 끝까지 저런 표현을 고집한 것에 대해 그 배경을 생각하지도 않고 덜컹 합의한 것은 실수이다.

이행한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양보했으면, 적어도 공공의대 추진 중단이라는 표현 대신, 대전협의 요구대로 철회라는 표현을 관철시켰어야 했다.

표현상의 문제 뿐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문제가 많다.

대전협과 의협이 만든 단일 합의안 4(심평위원 구성 비율 공급자측 50%로 한다)을 통째로 누락했고, 앞서 말한 대로 공공의대 추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논의를 관철하지 못했다. 기 고발된 전공의 10명과 고발 예정인 전공의들에 대해 고발을 철회할 것과 국시 신청을 철회한 의대생들에 대한 처리문제에 대해서도 확고한 답을 받지 못했다. 물론 이 두 사항은 보건복지부 행정부와의 합의안에 담길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들을 민주당과의 합의안에도 담았어야 한다고 본다.

 

최대집이 무엇보다 잘못한 것은 합의과정에 있어서의 문제다. 최대집이 대전협과의 합의를 깨고 자기 독단적으로 민주당과 합의를 했다는 사실이다. 대전협과 의협은 전날 단일안에 합의하고 이를 민주당과 보건복지부와 협상에서 관철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최대집은 이 단일 합의안을 무시하고 전공의들이 요구한 중요한 사항(심평위원 구성 비율 의료공급자 50%)을 누락하고 공공의대 추진 철회중단으로 변경한 내용으로 민주당과 합의해 버렸다. 당초 대전협과 합의한 내용이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변경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대전협에 연락해 사전 양해를 받던가, 아니면 대전협 대표를 협상장으로 불러 함께 협상을 했어야 한다. 무엇이 급해 꼭두 새벽에 합의했나? 정부가 더 쫓기고 있는데 왜 서둘러 합의했는지 의문이다. 어제 밤까지의 협상에서 분명히 대전협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의협과의 단일안으로 제시했는데도 최대집이 이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이번 파업은 전공의가 주도했고, 의대생들은 국시를 거부하고 휴학을 하며 투쟁에 앞장섰다. 개원의의 휴진은 미미해 사실상 2030의 젊은이들이 희생했는데, 왜 그들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합의를 했는지 최대집은 해명해야 한다.

최대집은 협상 스킬도 부족했고 협상과정에서도 독단적이었다. 최대집은 의사 집단 내의 분열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분열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최대집 자신이다. 최대집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의협 회장을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