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번 사태에 있어 문재인이 할 최선의 행동은 평소처럼 무슨 말인지 종잡을 수 없는 소리를 횡설수설 하던가 아니면 그냥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었다고 본다. 그러면 밑에 있는 실무자들이 떼만 쓸줄 알았지 정치에 대해 모르는 의사들을 구워삶던지 협박하던지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을 테니까...


이번 문재인 발언의 문제점은 그 의도와 목적이 너무나 명백히 드러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까지 문재인이 한 발언 가운데 이처럼 명확한 글이 없었던 참이라 나는 이를 보고 순간적으로 그가 치매에서 회복된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을 정도이다.


물론 그 안에 대단한 내용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악플러가 자신이 싫어하는 자들을 열받게 하려고 쓴 글... 사실 이런 글은 인터넷을 다니다 보면 굳이 찾아다닐 필요도 없이 얼마든지 볼 수가 있다. 오프라인이라면 모르는 사람끼리 처음 만날때 우선 정중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의견 교환을 하는 게 예의다. 온라인의 경우는? 우선 상대방을 적대세력으로 간주하고 본다. 온라인에서 일베충과 대깨문이 정중한 태도로 상호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장점과 단점을 논의한다... 이는 꿈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이들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논지를 설득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증오하는 저쪽 세력의 마음을 다치게 할수 있을까 오직 여기에만 머리를 쓰고 있는 것이다. 뭐 이것을 좋게 말하자면 격장지계(激將之計)를 쓰려는 거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문제는 언어에 칼이나 주먹이 달려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저쪽이 하는 말을 일체 무시하겠다고 마음먹는 사람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상처를 줄 수 있는 대상은 정치적으로 저쪽 계열이면서도 나름 온건한, 즉 상대방의 말도 들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방법에 따라서는 잘 설득해서 우리편으로 만들 수도 있는 자들을 열받게 한다.... 그러면 당연히 더욱 저쪽 편 골수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열받게 하는 방법을 습득하여 더욱 강경한 저쪽편 전사로 성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싸움은 싸울수록 실력이 나아지니까...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 뭐 이유는 명백하다. 아무리 온건파라 해도 설득해서 이쪽편으로 포섭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공연히 힘만 뺴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속시원하게 욕이나 퍼부어 이쪽편의 사기를 높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번 문재인의 페북 글은 한마디로 적(의사)을 욕해서 우리 편의 사기를 높이는 고전적인 케이스였다. 온라인을 들여다보면 하나도 신기할 게 없는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페북의 주인공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고 그 글은 온라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에게 퍼져버렸다. 다들 기가 막힐 수 밖에... 역풍이 생각외로 심해지자 이젠 문재인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며 비서관에게 책임을 묻는 모양인데 나는 그것을 진심으로 믿는다. 솔직히 문재인이 직접 원고지 석장이라도 채울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이건 분명히 온라인 전투를 많이 해본 사람의 솜씨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문재인은 이제 레임덕으로 접어들고 있고 다음 정권을 누가 잡게되건 그의 운명이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많은 싸움에서 선전을 했고 국익은 일체 무시한채 우리편만 챙기고 적대세력은 공격하는 그의 단순한 전략이 대한민국에서 더없이 효과적이었음은 이미 입증되었다. 이번 의사들과의 싸움도 그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나름의 구경거리는 꽤 나올 것으로 보이니 나로서는 즐거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