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소환된 이명박의 4대강 사업과 한반도대운하

 

2020.08.12.

 

사상 최고의 장마 기록을 세우고 전국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준 이번 홍수로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이 소환되어 정치쟁점이 되고 있지만, 여야 모두 생산적인 논의보다는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정치공세에만 열중이다.

미통당이나 우파 진영에서 4대강 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보를 건설하지 않았던 섬진강, 영산강 유역의 홍수 피해를 두고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것은 보기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에서 낙동강 유역의 합천 보 제방 유실을 들어 4대강 사업의 홍수 조절 기능을 비난하며 금강 유역의 보를 헐어내고 4대강을 원상 복구시키려 한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려는 것도 궤변이다.

필자의 생각을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명박이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는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한 것은 미친 짓이고, 4대강 사업 역시 경제성이 없어 하지 말았어야 하는 사업이었지만, 이미 22조를 들여 4대강에 보를 건설하고 운영하고 있는 현재는 보를 철거하여 원상 복구하는 것보다 가뭄 예방과 홍수 조절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4대강 사업에 투입된 22조는 이미 지불한 매몰비용임으로 보를 유지하면서 얻을 이익이 있다면 보를 파괴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매몰비용에 대한 이해가 없어 엉뚱한 결정을 한 사례는 4대강 보 철거 외에도 많다. 오세훈 시장이 3천억원을 들여 만들었던 한강의 세빛둥둥섬이 후임 박원순 시장에 의해 수년간 방치되어 사용되지 않았던 일,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를 철거하겠다는 계획, 오세훈이 한강주운수로사업을 위해 착공했던 양화대교 확장공사를 박원순이 중단하려 했던 일은 실행되지 않았거나 번복되어 그 피해가 미미했지만, 7천억원을 들여 보수해 수명 연장을 한 월성1호기를 경제성이 없다고 폐쇄한 것은 국가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매우 심각한 사건이다.

 

4대강 사업이 홍수 조절용이 목적이었다면 4대강 본류에 보를 건설하고 수심을 깊게 하기 위해 준설하고 제방을 높게 쌓을 것이 아니라 지류에 소규모 댐을 건설하는 등 지류 홍수관리를 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이명박은 자신이 주장하던 한반도대운하가 좌절되자 대운하의 예비단계로 4대강 사업을 한 것이지, 홍수조절용으로 한 것이 아니다. 홍수조절용은 대외적으로 내세운 명분에 불과했다. 물론 4대강 본류를 준설하고 제방을 쌓고 저류지를 만든 것은 홍수 예방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보를 건설한 것은 홍수조절용이라기보다 운하를 위한 예비적 설비였다.

4대강 본류에 보를 세우지 않고 준설만 깊게 했다면 수량 보유 단면이 커져 홍수 조절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본류에 보를 만들고 평소에도 물을 가득 채워 놓으면 계단식 호수가 될 뿐 홍수 예방 효과는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 판단이다.

사실 보에 물을 채우고 유지하게 되면 주변의 지하수 수위와 수압이 올라가게 되어 홍수 발생시에는 오히려 주변의 토지들의 홍수 완충 효과가 떨어지게 되고, 지류와 본류와 만나는 지점의 제방의 붕괴가 일어나기 쉽게 된다. 이번 홍수로 낙동강의 합천창녕보의 제방이 유실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4대강 사업으로 한 건설이 헛된 것은 아니다. 이미 건설된 보들을 제대로 운영만 하면 철거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효과를 낼 수 있다.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효과는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가뭄시의 용수 공급에는 보의 역할이 크다. 홍수 조절 역시 를 운영하기 나름이다. 이번에 만약 기상청이 예보만 제대로 하고, 문재인 정부가 4대강 보와 전국의 댐 운영을 제대로 했더라면 어느 정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장마가 장기화되고 폭우가 예상되어 홍수 위험이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면 해당 지역의 댐을 미리 개방하여 수위를 낮추고, 보 역시 미리 방류하여 저수 용량을 늘려 놓았으면 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런 작업을 사전에 해놓지 않아 수 많은 댐과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을 상실케 함으로써 피해를 더 키웠다.

이번에 영산강 상류 4개 댐과 낙동강의 합천댐, 섬진강의 섬진강댐과 용담댐의 운영 미숙으로 하류 지역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례는 댐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6, 광주·전남 지역에 최대 200의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으나, 영산강 상류의 '광주호·장성호·담양호·나주호' 4개 댐은 강 중·하류지역의 홍수 예방을 위해 사전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 나주호는 그나마 사전 방류로 저수율을 미리 낮추었지만 나머지 3개 댐은 저수율을 폭우 전까지 그대로 유지해 홍수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황룡강 범람과 영산강의 급격한 수위 상승을 부채질한 장성호 방류 규모는 초당 500t에 달해 광주 지역에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평동산단, 선운지구 아파트 단지 일부가 부분 침수 피해를 입었다.

낙동강 지류의 황강의 합천댐과 섬진강의 섬진강댐, 용담댐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댐의 갑작스런 방류로 축사의 소가 80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는 일이 발생했다.

보 관리 역시 댐 관리와 마찬가지로 홍수 예방을 위해 사전에 방류하여 보 수위를 낮추어 놓았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홍수가 예상됨에도 보 수위를 낮추지 않고 유지함으로써 보가 없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2018년 수자원공사가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옮겨오면서 수량(水量)보다는 수질(水質)에 집중하게 되어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가 된 섬진강, 영산강, 낙동강의 댐의 홍수기 전 수위를 예년의 홍수기 전의 수위보다 10~15m 높게 유지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들 댐들이 예년보다 홍수 조절 능력이 떨어져 홍수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수자원공사를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옮기고, 4대강의 보를 철거하겠다는 입장이었던 것을 보면, 4대강의 보와 지류의 댐들을 연계하여 홍수 조절을 위한 종합적인 운영관리를 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각 지역의 강수량을 예측하고 지류와 본류의 유량을 타임 라인으로 시뮬레이션하여 댐 수위와 보 수위를 예상하고 미리 댐과 보의 방류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4대강 보와 전국의 댐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시스템이 이번에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미통당이 할 일은 이런 시스템 구축과 작동여부를 따지는 것이지, 이번 홍수를 기회로 4대강 사업은 잘 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야당의 역할도 아니고, 수권을 하겠다는 정당의 모습은 더더구나 아니다.

민주당이나 미통당은 4대강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논쟁할 것이 아니라 이미 20조가 넘는 돈을 들여 건설해 놓은 4대강의 보를 어떻게 운영하여 가뭄과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인지를 연구하는데 머리를 맞대라.

문재인도 4대강 합동조사단을 만들어 조사한다느니 하는 정치적인 접근을 그만 두고 효율적인 4대강 보 운영 방안을 강구하도록 해당 부처에 지시하라.

 

이번 홍수로 섬진강 유역이 피해를 입자, 한반도대운하와 4대강을 추진하던 친이명박 정치인들과 교수들이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대대적 공세를 펴기 시작한다.

친이명박계 인사들에게도 당부한다.

여러분들은 한반도대운하로 우리나라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뻔했던 것에 대해 반성부터 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번 홍수를 당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악용하지 마라. 4대강 사업이 홍수 조절 효과가 있었다 하더라도 4대강 사업은 그 효과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경제성이 없었던 사업이었다. 다만 이미 투자된 매몰비용이기 때문에 지금의 민주당의 공격이 먹히지 않을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여야는 제발 생산적으로 토론하기 바란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사업에서 준설과 제방 쌓기, 저류지 조성과 지류의 댐과 저수지를 건설한 것이 홍수 조절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언급하지 않고, 보가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며 4대강 사업이 잘못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통당의 친이계는 보가 홍수 조절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은 제대로 못하면서 무조건 4대강 사업은 잘 한 것이라는 주장만 하고 있다.

민주당과 문재인은 4대강 사업에서 준설과 제방 높이기, 저류지 조성과 지류 댐과 저수지 건설은 홍수에 도움이 되었고, 4대강 보가 가뭄 예방과 용수 공급에는 유용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가 홍수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중점을 두기 바란다.

미통당의 친이계와 이명박의 대운하 계획에 참여했던 교수들도 현재의 논쟁은 4대강의 보가 홍수 조절에 도움이 되었는지, 아니면 도리어 홍수 피해를 키운 것인지를 따져 보는 것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무조건 보가 홍수 조절에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이미 건설된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이명박의 한반도대운하 추진 자문단에서 활동했던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와 연세대 토목공학과 조원철 교수가 이번 홍수 사태를 기회로 언론에 나와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모습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대운하를 운항하는 선박들의 스크류가 낙동강과 한강에 산소 공급을 하게 될 것임으로 운하가 환경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낙동강과 한강을 준설해 나온 모래를 팔아 8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망상을 늘어놓았던 분들이다.

한반도대운하는 경인운하의 현재 모습을 보면 얼마나 허황된 계획인지 알 수 있다. 굴포천 방수로를 2조원 이상을 더 들여 경인운하로 만들었지만, 완공 후 8년이 지난 현재, 계획했던 운송량의 1~2% 화물만이 운송되고 있어 운하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경인운하라 부르지 못하고 아라뱃길이라고 부르겠나? 박석순 교수와 조원철 교수는 한반도대운하를 추진했던 것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부터 하고 4대강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바란다.

조원철 교수는 정권에 따라 4대강 사업의 평가를 극단적으로 달리 해 왔다. 이번 홍수 사태에서는 입장을 바꿔 4대강 사업 효과가 컸다고 주장하는 일관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석순 교수는 이번에 4대강 사업에서 쟁점이 된 것은 인데도 4대강 사업에서 한 제방 높이기와 준설, 저류지와 지류 댐 건설이 홍수 조절에 도움이 컸던 것을 강조하며 논점을 흐리기도 하고, 보가 홍수 조절에 도움이 되었다는 설명도 엉터리로 하고 있다.

박석순 교수의 주장 중 대표적으로 잘못된 것을 들자면, 준설을 통해 수심을 깊게 했기 때문에 시간당 방류량이 많아 홍수 피해를 줄였다는 것이다. 박석순 교수는 폭 8m, 깊이 5m의 강과 폭 20m, 깊이 2m의 강은 단면적은 40m2로 같지만 외부와 닿는(저항을 받는) 표면 길이의 합(8+5+5=18m)이 전자의 강이 후자의 강(20+2+2=24m)보다 작기 때문에 유속이 빨라져 4대강 사업으로 수심을 깊게 한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고 말한다. 얼핏 보면 박석순 교수의 주장이 타당해 보이지만, 이 박석순 교수의 논리가 성립하는 것은 보가 없을 경우이고,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했기 때문에 문제가 달라진다. 4대강에는 16개의 보가 있으며, 이 보가 시간당 방류할 수 있는 량이 4대강의 방류량과 유속을 결정하게 된다. 보는 바닥에 콘크리이트 구조물이, 위에는 수문이 있다. 보에서 방류되는 량은 수문의 개방 면적에 비례하게 되는데,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더라도 보가 없을 때보다는 훨씬 적은 량을 방류할 수밖에 없다. 깊이 8m의 강이라 하더라도 수문의 개방 높이가 4m 밖에 되지 않으면 유량은 수문의 개방 높이인 4m에 제한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는 방류시에 위쪽도 수문의 하단의 저항으로 유속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는 방류에 있어 없는 상태보다 불리하다. 앞서 예를 든 강의 경우에서 보의 수문으로 인해 전자의 강의 표면 길이에서 위쪽의 폭 길이 8m(혹은 20m)가 추가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보가 기본적으로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유속을 저해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는 저수의 기능을 하고, 이 기능을 잘 활용하면 방류나 유속을 저해하는 역기능을 상쇄하고도 홍수 조절 역할을 할 수 있다. 미리 보 수위를 5m 낮추어 놓았다면, 홍수시에는 5m의 저수를 할 수 있게 되고, 저수하는 시간 동안 하류는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박석순 교수는 보의 저수 기능을 강조하고 이것이 홍수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여야 하는데, 이상하게 설명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역공의 빌미를 주고 있다.

 

* 이명박이 추진했던 한반도대운하 사업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에 대해 당시(2008) 필자가 썼던 글을 아래에 링크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찬반토론으로 풀어본 경부운하(한반도대운하)의 문제점>

http://theacro.com/zbxe/?mid=free&page=505&document_srl=18315

<MB정부의 삽질은 계속되는가 - 경인운하 추진 발표를 보고>

http://theacro.com/zbxe/?mid=free&page=505&document_srl=18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