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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래 '권위주의 좌파정권에는 기회의 평등이라는 말이 없다' ( http://theacro.com/zbxe/5464090 ) 라는 제글에서 댓글을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그냥 본글로 뽑았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차베스를 피해서 베네주엘라를 탈출한 엔지니어들을 만나본 경험을 바탕으로 mearsheimer님과 댓글을 주고 받다가 궁금해서 베네주엘라 경제 데이터를 찾아봤다가 잡념을 쓴 글입니다.
"사람이 먼저다"
그 댓글들에서 이야기 했듯이 586과 문재인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 베네주엘라를 상당수 벤치마킹했다는 것은 팩트가 아닐까라는 추측입니다. 그렇게 문재인이 차베스처럼 집권을 했다면, 그 결과도 차베스처럼 될까요. 그저 기우이기를 바라며, 일종의 예방접종의 효과가 있기를 바라며 쓴 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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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되는 댓글]
그러게 말입니다. 지금 하는 꼴이 미래 세대를 것을 미리 땡겨다가 잔치하고 있는데 (코로나 발생하기 이전의) 대깨문들만 처다보면 이미 선진국이 다 됐습니다. 나라가 거덜나건 말건 알 바 아닙니다.


심심해서 베네주엘라 GDP 차트랑, inflation 차트를 한번 찾아봤습니다.
차베스가
1999년에 들어와서 2013년까지 대통령을 해 먹었습니다. 경제 성장율을 보니까 초중반까지는 정말 인기 많았겠습니다. 반대파가
힘을 쓸 수가 없었겠네요. 당시에 석유 가격이 한참 좋았기도 한데, 포퓰리즘 정책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을테니 말이죠. 땀흘려 벌지
않는 것들을 나눠먹을 때 그것을 좋다고 하면서 대통령 칭송을 했을 차베스빠들은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대깨문들의 속성을 반추해서 보건데, 차베스 빠들은 반성은 커녕 아마도
그저 이 모든 것들은 서방세계와 미국 제국주의의 제재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욕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 십년, 이십년 후에 먹어야할 것들을 미리 다 땡겨서 선심썼다는 증거가 위 그래프에도 여실히 보입니다.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서고 나니 댐이 무너지듯 순식간에 곤두박 쳤습니다.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걸린 시간이 길게 잡아봤자 5-6년밖에 안됩니다. 급락은 2015-2016년부터 시작되지만, 그것을 직접 몸으로 겪은 현지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2017년 정도에는 이미 희망이 없다라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요약해보면 2004년에서 2011년까지 대략 7-8년간 그것을 경제성장이란 착각속에 펑펑 써대면서 즐겼을겁니다. 아마 2011년에서 2015년 사이에는 주춤거리며 뭔가 이상한 조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2015년부터 2-3년내로 급속하게 무너진 것이죠. 이게 끝이 아니라, 헬게이트는 계속 현재 진행형입니다.
바로
위의 그래프를 보니까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시작은 GPD 기준으로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하여 2-3년된 2017년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이것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차베스 임기 후반에도 20-30%는 기본으로 했었네요. 그러다가 마두로
초반기에 100%를 가뿐히 넘기더니 2018년에는 역사상 들어보기 힘든 숫자들이 나온 것 뿐입니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미시테이터를 하나 하나 찾아볼 필요도 없이 간단한 거시 데이터 시계열 두개만 대략 처다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이 모든 것은 이미 전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때깨차베스'가 아닌 왠만한 '이성적인' 베네주인들이라면 베네주엘라가 폭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2010년대 초반부터 가지기 시작했을 것이라 추측해봅니다. mearsheimer님과 제 경험에 나오는 베네주엘라 엔지니어들이 탈출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이미 그 전부터였습니다.
그런데, 이러고도 현 마두로 정권이 무사한 것을 보면 쓸만한 사람들은 다 감옥에 보냈거나 베네주엘라를 이미 탈출해서 차베스-마두로 빠들만 베네주엘라에 득실득실하다는 뜻 아닐까요.
한국도
이대로 놔두면 연금, 의료보험, 각종 국가재정, 공기업 재정들이 몇년 내로 견딜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예정되어 있습니다.
문재인은 그나마 아직 그게 터지기 전의 좋은 시절에 물러나겠죠. 운도 좋아요. 보면 볼 수록 문재인은 차베스랑 비슷한 운명을 타고 난 듯하네요. 차베스가
2013년에 죽었는데, 그때까지는 엄청난 불행의 조짐은 있었어도 베네주엘라는 아직 견딜만은 했었습니다.
만약 또 민주당이 승리해서 문재인의 후계자가 들어온 이후의 세상을 상상하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베스 = 문재인,
마두로 = ?
하마터면 조국이 저 물음표 자리를 차지할 뻔 했습니다. 작년에 욕심을 너무 부렸다가 낙마한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개천에서 용나는 것은 언감생신, 가재-붕어-개구리가 잘 사는 개천을 만들자라고 소리치던 작자가 할 정책이 무엇일지 눈에 보이듯 뻔하니까요.
베네주엘라 그래프를 보고 났더니, 땅을 치고 후회를 하기 전에 빨리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이게 제가 과민 반응하는 것일까요.
이대로
놔두면 문빠들이 완벽하게 한국 사회를 점령할 날이 오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이 쏟아내는 법안들을 보면
대한민국 사회에 자유주의 자체를 말살시키려고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막을 브레이크가 없는데, 어느 임계점을 넘게 되면 그때부터는 완전히 돌이킬 수가 없는
시점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진중권의 말을 인용하면서 마치겠습니다. 리버럴이(진중권의 언어로하면 자유주의가) 씨가 마른 한국의 애처로운 상황을 가장 적절히 요약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겨레신문은 “김정숙씨”라고 했다가 혼났고, 한 개그맨은 대통령을 ‘문재인씨’라 불렀다고 곤욕을 치렀다. 한 기자의 푸념이다. “노무현을 왜 지지하냐고 물으면 권위주의 타파라고 답한다. 왜 이명박을 지지하냐고 물으면 경제분야 능력이 뛰어나서, 왜 박근혜를 지지하냐고 물으면 아버지처럼 잘할 것 같아서란다. 그런데 문재인을 왜 지지하냐고 물으면 ‘문재인이 니 친구냐’는 반응이 나온다.”
출처: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말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6240915000182
2020.06.26 07:31:22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 세계 제1위입니다. 다만 석유가 텍삿산 경질유나 북해산 브렌트유처럼 묽은 액체 상태로 존재하지 않고, 진흙같이 점도가 높은 유동체(bitumen, oil tar) 상태로 존재하므로, 채취 및 정제에 상당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일단 석유를 사다가 희석부터 해야 한답니다. 캐나다 알버타의 oil sand는 물만 부으면 된다던데,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그 자본과 기술을 댄 것이 로얄 더취 쉘인데, 차벳 집권초 이를 국유화합니다. 그때는 다들 손뼉치며 영웅 났다고 칭송했을 테지요. 그런데 시설은 국유화할 수 있었으나, 외국인 기술자까지 국유화할 수는 없었지요. 여하튼 처음에는 기존 시설에 기존 원주민 인력으로 굴러갔었고, 대량 소비처인 미국이 바다 건너 맞은편이니 떵떵거릴 수 있었으나,
그러다가,
1. 시설 노후화 및 고장에 대한 대비 없음 → 축소 재생산
2. 미국의 혈암유 성공으로 미국이라는 수출대상 상실
3. 국제 유가 하락
삼중 크리를 맞는데, 차벳의 대중추수주의 정책의 결과, 베네수엘라의 국내 공업이 고사해 버렸다고 합니다. 석유가가 물값보다 싼 나라이고, 공산품은 전부 수입하는 나라에서 석유말고는 될 산업이 없었던 셈입니다.
나중에는 휘발유 생산도 안 되고, 휘발유 사올 돈도 없어졌으니, 최근 이란과 휘발유-원유 구상 무역을 했던 것도 그런 사정이랍니다.
정부 수입이 없고 돌라도 없으니, 돈이나 찍어내어 국민들에게 뿌릴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초물가상승 및 환율 폭등을 초래합니다. 정신분열증 환자가, 수입해 오던 치료약이 없어서 치료를 중단하고, 그러다가 정신 착란 피해망상이 와서 가족들을 살해하는 참극도 벌어집니다. 그러나 마두로가 자기의 친위 세력들에게는 돌라를 공정 환율로 살 권리를 준다는군요. 이거 받아다가 돌라 암시장에서 팔면 땅짚고 헤엄치기이고 쏠쏠하답니다. 사회주의 귀족들인 셈이지요.
반면 남한은 세계 5위의 공업국이고, 사람이 자원인 나라이므로, 사람이 떠나지 않는 한 베네수엘라같은 막장이 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전제 조건인 자원의 저주가 없고, 막장되기 전에 '남탓'하는 폭동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어가 워낙 인도유럽어족과 다른지라, 외국어 패취가 아주 어렵고, 따라서 떠나기도 간단한 일이 아니므로, 그 안에서 지지고 볶게 될 겁니다.
남한의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해 본 적이 없으므로 강대국 눈치만 보는 사대주의/타율성일 겁니다. 베네수엘라는 두 번의 독립(첫번째는 스페인으로부터, 두번째는 대콜롬비아로부터)을 자체적으로 성취한 나라이고, 그것이 미국의 압력에도 버티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은데, 남한 인민들이나 지도자들에게는 그런 배알이 없다고 봅니다.
"군자구저기( 君子求諸己) 소인구저인(小人求諸人)" (「논어」, 위령공편) 라는 가르침대로, 베네수엘라 인민들은 군자이므로 앉아서 망하되, 남한 인민들은 소인인지라 가만히 앉아서 망하지는 않으리라는 '아니러니'입니다.
(※ 베네수엘라와 남한의 공통점: 매춘 대국, 각각 세계 1위와 2위)
2020.06.28 08:26:52
한국 내에서 지지고 볶고 할 수 밖에 없다라는 말은 일리가 있는 말씀이기는 한데, 그런데 한국도 산업의 취약점이 만만찮게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하나가 삼성이나 LG, 현대 이런 세계적인 한국 기업들이 자력으로 일본 기업들을 누르고 그 자리까지 올라간 줄을 알고 있는데, 이는 반만 맞고 반은 틀린 소리입니다. 플라자 합의를 시작으로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전반에 걸쳐서 미국이 일본 기업들을 심하게 압박, 고사 시켰는데 그 틈새에 한국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얻었고, 그게 한국 경제의 성장으로 연결되 지금까지 온 것이죠. 미국도 환율을 올려버렸더니 일본에서 수입해서 쓰던 것들이 너무 비싸져 버렸죠. 어디 다른 곳에서 "싸게" 가져다 써야할 이유가 있었는데, 중국은 아직 기술력이 한참 아래였으니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같은 주력 소비재의 수입처로 일본의 옆나라 한국에게 기회가 온 것입니다.
시간이 몇십년이 흘렀지만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크로에서 여러차례 언급한 것 같은데 한국이 지금처럼 친중놀이 열심히 하다가는 어느순간 임계점을 넘어가면 결국 미국이 한국 대기업들이나 은행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금융에 제재를 가하거나 수입 루트를 바꿔버리게 되면 한국 기업들도 당시의 일본 기업들처럼 순식간에 쪼그라 들 수도 있어요.
지금 미중무역전쟁과 한일분쟁, 그리고 한국의 친중에 가장 큰 반사 이익을 받고 있는 나라는 대만입니다. 그리고, 베트남이나 다른 제 3국들이 한국기업들이 물러난 틈새 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설마 그러기야 하겠냐마는 삼성전자 하나만 작살이 나도 대한민국은 곧바로 외환위기 크리를 탈 수가 있습니다. 화웨이와 필요이상으로 사이좋게 지내는 LG는 그러다가 뒤통수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베네주엘라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죠.
그런데, 웃기는 것이 많은 문빠들은 천하태평하게 대기업 사내유보금이나 풀어서 잔치하자는 식으로 말합니다. 사네유보금이 뭔지도 모르는 인간들이 그것을 현금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나눠먹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게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죠.
이렇게 보면 마두로빠나 문재인빠나 대동소이하지 않습니까.
2020.06.30 13:51:23
베네수엘라 인구 2800만 명중 작년 9월까지만 해도 460만 명(남한으로 치자면 840만 명에 해당)이 탈출하였다 이건데, 역사적으로 베네수엘라는 대콜롬비아의 일부였고(시몬 볼리바르의 유산), 베네수엘라가 잘 나가던 시절에는 내전을 피하여 콜롬비아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로 많이 피난갔었기때문에, 서로 형제 국가로 생각한답니다. 언어도 스페인어로 같으니, 국경 넘으면 그만이지요. 콜롬비아에서 괜찮은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브라질은 언어도 약간 다르고(그래도 80% 정도 알아듣는다고 함.), 역사적 연원도 다르지만, 어차피 대국이기때문에 베네수엘라 사람 얼마 얹어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상황도 아니랍니다.
반면 남한인들이 갈 데라고는 아무 곳도 없으니, 좌익이 이런 식으로 폭주하면, 결국 해방직후의 백의사나 박정희 시대 말기의 남민전이나 그와 비슷한 것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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