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좌파 (Authoritarian Left)

[진중권의 트루스오디세이] 김대중ㆍ노무현 연설엔 있고, 文대통령 연설엔 없는 ‘그것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의 꿈은 ‘달빛에 취한 깡패들의 조직된 폭력’으로 실현되었다. 그들이 동료시민을 해코지하고 다녀도, 대통령은 말리지 않고 이 반민주적 행태를 외려 “양념”이라 축성했다. 격려에 고무된 그들은 정권을 닮아갔고, 급기야 나라의 로고스는 음모론(“냄새가 난다”)으로, 에토스는 비리의 옹호(“그럼 나경원은?”)로, 파토스는 싸구려 신파(“뭉클, 울컥”)로 대체됐다.


개인적으로 진중권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글 하나는 명쾌하게 쓴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리고, 현 상황에서 여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폭탄 테러를 감수하고 할 말을 당당히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인정합니다.

이 진중권의 글을 읽고 나서 생각난 단어가 권위주의 좌파라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왼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그 주된 정치세력 거의 전반적으로 통칭하여 권위주의 좌파, 그리고 현 정권은 권위주의 좌파정권이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진중권이 한 지적을 제가 비유로 바꿔서 이렇게 표현 해보겠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대한민국 좌파라는 양반들은 왼손에는 '법', 오른손에는 좋은 말로 하면 '지지율',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달빛에 취한 깡패 조직 또는 여론 조작단'을 들고서 때와 필요에 따라 한번은 왼손을 휘둘렀다가 또 한번은 오른손을 휘둘르는 것을 번갈아 하면서 국민들을 농락하고 있다.

진중권은 철학의 부재라고 표현했고 저는 그 말에 거의 100% 동의하기도 하지만, 아마 더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좌파라는 사람들에게 권위주의는 잔뜩 있으돼 국익을 바탕으로 한 사회진보라는 개념이 절대적으로 빈곤해서 이런 상황으로 발전한 것 같다라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일단 대화와 타협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있다면 포플리즘 또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권위주의적 행동들이죠. 대통령에게 "문재인씨"라고 한마디 했다가 온갖 테러를 당한 개그맨의 일화만 봐도 그렇습니다. 문재인은 이미 군사정권의 잔재인 노태우보다 권위적이 된지가 오래 아닙니까. 정의당쪽으로 가도 마찬가지에요. 이들은 진보가 아니라 자신들이 진보를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우월감에 가득찬 위선자들입니다. 조국이나 윤미향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나옵니다. 실제로 가장 철학이 부재하고 포플리즘에 물든 사람들이 소위 말하면 정의당 지지자들에게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대한민국만큼 미국에 영향을 받은 나라도 없는데, 이상하게 대한민국 정치권에는 소위 말하는 미국식 리버럴(Liberal)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미국식 리버럴을 바로 위의 캐나다, 프랑스 같은 유럽쪽으로 가면, 일종의 중도에 가까운 좌파라고 불리우는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돌아보건데 김대중이나 노무현때의 민주당에는 이런 리버럴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십여년간 주사파 운동권 위주로 물갈이가 되면서 아마도 지난번에 금태섭을 쫓아낸 것을 마지막으로는 민주당에는 리버럴의 씨가 말라버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위에서 말한 국가의 이익을 바탕으로 한 사회진보가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해서 예를 하나 들어보죠. 몇년간 제가 문재인 정권의 친중적인 행동을 비판해온 것을 아실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아마 이 정권과 그 지지자들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제발 트럼프가 떨어지기를 학수 고대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면 미국의 대중정책이 바뀔 것이고, 덕분에 한국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겠죠. (예전에 트럼프가 김정은과 정상회담할 때 그렇게 트럼프 X꼬를 빨아대던 이들이 문빠들이었죠? 참 근시안적입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게 바로 철학이 부재한 권위주의 좌파식의 큰 착각입니다.

현 정권이 친중을 하는 이유는 한 세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권위주의 좌파라는 것의 실질적인 뿌리가 구 공산권이고, 중국 공산당이 현 공산권의 종주국이 되었다는 것
둘째, 중국 공산당과 금적적인 이해관계에 얽혀있다는 것
셋째, 국익보다는 자기 식구들의 이익에 관심이 많다는 것

아래로 가면 갈수록 결국 '사익추구'로 귀결됩니다. 중국 공산당과 친하게 지내야 결국 자신들의 정권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자금이 나온다는 뜻이기도 하죠. 진중권이 말한 것처럼 제식구만 챙기는 대통령이라는 것이 결국 사익추구 대통령이라는 뜻과 동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문재인은 전두환과 비슷한 유형의 대통령이 된지 오래입니다. 사실 국정운영 능력에서는 문재인이 전두환보다 훨씬 못하죠. 전두환은 자기가 모르는 분야 -- 예를 들면 경제 -- 는 전문가에게 전권을 맡길 줄 아는 능력은 있었으니 문재인보다 낫습니다.

다시 중국 문제로 돌아가서 과연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과 타협을 할까요?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미국 민주당이 한국 민주당 수준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본 미국의 위대함(?) 또는 수퍼파워로서의 원동력은 자기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다가도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치밀하게 함께 간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설계해 온 국가적 플랜에서 정권이 바뀌면 전술만 바뀌는 방식으로 움직일 뿐 미국의 수퍼파워의 위상 유지, 국가의 이익, 그리고 자국인의 안전을 최상위로 하는 건국 이념에 바탕을 한 국정 절학은 절대 뒤틀지 않습니다. 

트럼프와 민주당이 아무리 깽판을 치고 싸우는 와중에서도 미국 상-하원이 신장 위그루나 홍콩에 관한 법안들을 일사천리로 줄줄히 통과 시키는 것을 보면 뭔가 와 닿는 것이 있으리라 봅니다.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 공산당은 숨통이 트이기는 커녕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오히려 더한 곤경에 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돈이나 좋아하고 군사적으로 소심한(?) 트럼프에 비해 민주당은 서슴없이 군사력을 동원할 확률도 훨씬 높습니다. 최근에 이란과 미국 사태만 봐도 답이 나옵니다.  현 정권이 민주당 정권이었다면, 이미 작년에 이란에 처들어가서 정권을 바꿔놓았을 겁니다.


국익을 위한다는 뜻은 싸구려 민족주의나 감정적 국가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건강하고 부강한 사회를 만들어 후세들에게 물려주겠다라는 것입니다. 이런 큰 가치는 진보와 보수, 좌우를 가르지 않습니다. 좀 더 크고 먼 미래를 바라보겠다는 뜻이고, 그런 입장에 흔들림이 없어야 권력자는 자신 가신들과 지지자들이 국가의 미래를 헤치는 행동들을 하는 것을 못본척 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서 소신있는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현재는 욕을 처먹고 그 지지자들에게 설령 개새끼 소리를 들을 지언정 종국의 역사에서는 승리하는 정치인으로 남는 것입니다. 그럴려면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하고, 또 한편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다스려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에는 그런 이들이 거의 씨가 말라버렸다는 것에 참 불행인 것 같습니다.

남녀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역대로 낮은 출산율을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데 건강보험 적립금이나 연금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 그리고 국가 재정 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래의 세대들에 대한 일말의 존중이 있기는 커녕 이들이 누려할 것들을 미리 땡겨다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잔치를 하고 있고 이대로 놔두면 결국은 그 짐을 지금 태어나는 저 소수의 아이들에게 다 지우게 될 상황이 오게 될텐데 여기에 죄책감이 전혀 없습니까. 정치인들이야 그런다지만 지지자들이 아랫 세대를 생각한다는 이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여기에 약간이라도 브레크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한개도 안드냐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