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 "과학"은 영어 단어 science의 번역어이다. 이 말이 라틴어 scientia (< scio < scire) 에서 나왔는데, 뜻은 "나누기, 지식"이다. 대학의 격물치지(格物致知)와 같은 맥락이며, 직역하자면 "분별(分別)"도 적당할 것이다. (영어 단어 scissors나 schizophrenia와 어원이 같다.)  우리말로 학문을 "갈" 또는 "갈래"라고 하니, 또한 같은 결이다. (보기: 외솔 최현배, 「한글갈」)


영어 단어 knowledge(지식)와 science(과학)의 뜻이 좀 다르지만, 라틴어로는 한 단어라는 말이다. 헬라어로도 episteme 한 단어이다. epistemology (theory of knowledge, 인식론)에서 그것을 볼 수 있다.


episteme < epi(on, at) + istemi(stand): surface analysis


어원은 그렇다 치고, 현재 과학의 정의는 "검증 가능한 설명 및 결과 예측에 관한 지식"이다.

과학의 모순어는 물론 "비과학"일 테지만, 그 반대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무지, 신앙, 미신, 정신승리, 의견등.


100 mL짜리 컵에 50 mL  물이 들어 있다고 가정하자.

• 컵에 물이 반 남아 있다 → 과학

•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아 있다 → 과학+의견

• 컵에 물이 반밖에 안 남아 있다 → 과학+의견

• 컵에 물이 반은 남아 있다 → 과학+의견


• 컵에 물이 1/3 차 있다 → 측정오류

• 컵에 물이 가득 차 있다 → 미신 또는 정신승리

• 컵에 물이 찰 것이다 → 신앙

• 컵에 술이 반 남아 있다 → 오인

• 컵에 뭐가 얼마 있는지 모른다 → 무지

• 컵이 뭐지? 물은 또 뭐고? → 생무식


컵의 용량 및 물의 용량은 검증/계측 가능하다. 컵바닥에 구멍이라도 나 있다면, 물이 새서 고갈될 때까지 걸릴 시간도 예측할 수 있다. 이건 과학이다.


남한의 사전 투표 및 개표가 과학적으로 진행, 완료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모르는 것이 어찌 이것 하나뿐이겠는가마는, 근 두 달이 되도록 여전히 석연하지 못하다. 법원의 검증이 이루어지면 끝날지도 미지수이다. episteme의 원래 뜻을 생각해 본다면, 표면만 알 수 있을 뿐, 본질을 앎이란 원래 불가능의 영역일 테고.


2020-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