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라는 것이 있다. 영화나 만화나 게임에서 종종 등장하고 있고, 게다가 개념이 진화중이어서 사람마다 인식이 제각각이지만, 원래 좀비라는 것은 프랑스 식민 통치 시절의 아이티  흑인 노예들에 대한 '협박'이었다. 사탕수수 농장에서의 중노동이 얼마나 가혹하였던지 자살하고 싶어하는 노예들이 많았다. 그런데 노예의 자살이란 노예 농장주 입장에서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였다. 노동력의 상실일 뿐 아니라, 팔아먹고 번식시킬 수도 있는 노예라는 재산이 아무 댓가없이 상실됨이니까.

그래서 개발한 것이 좀비이다. 부두교의 교리에 의하면 흑인이 죽으면 그 영혼을 부두교 술사가 취하여 lan guinèe (글자 그대로는 기니 땅, 서 아프리카)로 보내어 그 푸르고 평화로운 초장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도 크레올어로 lan guinèe 란 "heaven(천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살자에 대하여는 노예 농장주가 부두교 술사에게 시켜서 시체를 다시 일으켜 세워 "영원한 노예"로 부려먹겠다는 것이니, 노예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을 수 있겠는가? "죽기는 죽었는데, 영원히 노예로 착취당한다?"

결국 "자살하지 말고, 곱게 순종하며 죽는 날까지 강제 노동하면, 영혼만은 해방시켜 lan guinèe에 보내주겠다"는 회유와 협박이 좀비 전설의 유래인 것이다. 

그러니 좀비란 좀비가 되어 버린 사람의 불행일 뿐, 본시 타인에게 위험하고 난폭한 존재는 아니었다, 광견병처럼 감염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 좀비가 요즘은 광우병 좀비, 좌익  좀비, 촛불 좀비, 대깨문 좀비등으로 개념이 변하더니; 이제는 무한 폐렴 좀비까지 등장할 모양이다.

2020-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