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로 Sein과 Sollen이라는 단어가 있다. 원래는 영어의 be와 should에 해당하는 동사 내지 조동사이었는데, 첫 글자를 대문자로 적으면 명사가 된다. 각각, 자연과 당위라는 뜻이 된다.

Sein에 대하여도 사람마다 보는 관점과 보는 범위가 다르므로 의견의 일치를 보기 어려운 때가 있다. 누구도 무한 다차원의 무제한 관찰을 할 수 없기때문에, 항상 불완전한 정보만을 가질 뿐이다. 이른바 진짜 뉴스, 가짜 뉴스 논란이 횡행하는 까닭이다.

하물며 Sollen에 대하여라면, 그 사람의 인생관 및 세계관의 결과물이므로, 의견의 일치가 존재하면 오히려 의아해 할 일이다. 남의 말이나 글을 듣거나 읽으면서 "내말이 그 말이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얼마나 드문가? 내가 골라 맨 넼타이와 똑같은 넼타이를 맨 사람을 만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Sollen에 대한 말이나 글은 공허하게 들리거나 보이기 십상이다. 그래서 Sollen에 대한 부분은 그저 양념이나 고명 정도이면 족하다. 수트에 곁들여진 넼타이 정도로 보면 된다. 요즘은 노타이도 흔하고...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고타마 붇다의 가르침은 Sein이다. 뭔가 시키고 요구하는 게 없다.

1. 제행무상: 모든 행위는 무상하다
2. 제법무아: 모든 존재는 내가 아니다
3. 열반적정: 열반이 곧 적정이다

이 세 슬로건에 동의가 되면 동의하면 된다. 동의가 안 되면 바이바이하면 그뿐이다.

신부나 목사들은 신도에게, 도덕 교사들은 학생에게 Sollen을 말한다. 그러나 의사들은 환자에게 이것을 하라, 저것을 하라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이것을 하면 이리 되고, 저것을 하면 저리 된다"고 Sein을 설명하여 주고, 환자의 선택을 기다릴 뿐이다. 환자가 궁금해 하는 "What happens? What will happen?"이라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답변함이 그들의 첫번째 임무이다. 그러고 나서 환자가 선택한 후 무언가 조치를 요구하면, 그리고 그것이 실행 가능하다면 그 원하는 바가 성취되도록 도와 줌이 두번째 임무이다. 고타마 붇다는 그러므로 인류의 정신에게 참된 의사였다고 생각한다.

202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