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 덫에 걸린 민주당, 꽃놀이 패를 쥔 한국당(범야권)

 

2019.12.18.

 

국회의원 선거제를 놓고 4+1당의 하는 짓이 가관도 아닙니다. 개콘보다도 더한 코메디를 이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역구 225+ 비례대표 225, 50% 연동제)를 제안하고 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패스트 트랙에 태운 심상정은 자신이 제안한 이 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자가당착도 이 정도면 역대급입니다. 이걸 보고 웃고만 있기에는 너무 씁쓸하고 기가 찹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민주당이 보이는 행태입니다. 이제야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자신들에게 미치게 될 재앙을 안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심상정이 원래 낸 안은 물론, 민주당이 제안한 안(비례대표 50, 50% 연동, 30Cap)에 석패율제를 얹힌 4당 합의안도 받지 못하고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편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완전히 선거제를 놓고 덫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즈음 민주당 지도부는 정의당 등 범여 4당이 합의한 안을 받느니 차라리 공수처법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역구 225+비례대표 75석에 50% 연동형을 패스트 트랙에 태웠던 민주당이 이 심상정 안보다 훨씬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역구 250+비례대표 50, 50% 연동에다 30Cap까지 씌운 안조차도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자신들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범여권(좌파 진영)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여 장기 집권에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범야권(한국당, 우파)이 전략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활용하면 오히려 범야권에 유리하게 작동할 뿐아니라 지리멸렬한 보수 진영에게 통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을 제공한 꼴이 된다는 것을 이제사 눈치를 챈 것입니다.

심상정 안이든, 4+1당이 합의한 안이든 우리나라 정치문화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전략적 투표를 강요하게 해 민의가 왜곡되고 좌우(진보/보수)간의 첨예한 갈등만 격화시키는 부작용과 폐해만 있을 뿐이라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는 것을 지난 번 글에서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http://road3.kr/?p=26012&cat=161

따라서 한국당은 심상정 원안이든, 4+1 합의안이든 어떤 연동형 선거제도 끝까지 반대하고 투쟁하여야 합니다. 잘못된 제도의 도입을 막는 것은 야당의 책무입니다. 한국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저지하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당과 범보수진영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저들에 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된다면 이에 맞춰 전략적으로 선거를 치루면 오히려 보수 진영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1당이 추진하는 안(지역구 250+비례대표 50, 50% 연동, 30Cap)이 내년 총선에 시행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아래에 보여드리겠습니다. 편의상 제가 임의로, 좌파(범여권) 진영은 민주당, 정의당, 바미당(손학규계), 평화당, 대안신당으로, 우파(범야권)진영은 한국당, 우리공화당, 신보수당(유승민 주도)으로 나누었고, 내년 총선에서 각 정당이 얻는 지역구 의석은 민주당 120, 정의당, 2, 바미당(손학규계) 3, 평화당 5, 대안신당 3석으로 범여권이 133석을, 한국당 115, 우리공화당 1, 신보수당 1석으로 범야권이 117석 얻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각 정당이 얻는 정당득표율은 정상적인 투표가 시행될 경우는 현재의 각 정당의 지지율을 반영하여 민주당 40%, 정의당 7%, 바미당(손학규계) 4%, 평화당 3%, 대안신당 3%로 범여권 전체가 57%를 득표하는 것으로, 한국당 35%, 우리공화당 3%, 신보수당 5%로 범야권은 43%를 득표하는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되면 각 진영은 필연적으로 전략적 투표를 지지자들에게 호소할 것이고 각 진영의 지지자들은 대부분 전략적 투표를 할 것임으로, 이에 따라 정당별 득표율은 위와는 엄청나게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에게, 정당 투표는 정의당이나 평화당에게 할 가능성이 높게 되어 정상적인 투표를 할 경우의 민주당 정당 득표율 40% 중에 30%는 정의당(13%) 바미당(3%), 평화당(14%), 대안신당, 민중당(이 시뮬레이션에서는 편의상 민중당과 무소속은 제외)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범야권(한국당)의 경우는 훨씬 전략적 투표가 용이합니다. 한국당이 별도의 비례한국당(가칭)을 만들어 지역구는 한국당 후보에게, 정당 투표는 비례한국당(가칭)에게 투표하도록 지지자들에게 권유하면 됩니다. 정상적인 투표시 한국당의 득표율 35% 중에 30%를 비례한국당(우리공화당)에게 몰아주면 실질적인 한국당의 의석수는 민주당을 능가하게 됩니다.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이 연대하여 비례한국당을 별도로 만들 필요 없이 한국당 지지자들과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지역구는 한국당 후보에게, 정당 투표는 우리공화당에게 하도록 하면 됩니다. 범야권(우파 진영)이 화합하지 못하고 총선에서 각자의 플레이를 해 좌파 진영에게 어부지리를 안길 상황이었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보수 진영은 통합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굳이 당장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이 합당할 필요도 없고(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오히려 합당을 하면 손해) 상호 Win-Win 할 수 있는 구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민들어 주게 된 것이죠. 비례한국당(우리공화당)의 비례대표 순번을 홀수-짝수 교대로 한국당-우리공화당, 혹은 신진 전문가 집단을 배치하면 양측이 불만도 없고 신인과 전문가 영입에도 도움이 됩니다. 전략적 투표를 하게 되면 비례한국당(우리공화당)의 비례대표 의석은 19, 만약 신보수당(유승민계)과도 연대하면 22석까지 차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내부 분란이 일어나고, 정의당 등 다른 범여권 정당들과 총선에서 연대가 쉽지 않게 되어 전략적 투표가 여의치 않습니다.

위와 같이 민주당이 전략적 투표를 지지자들에게 권유하게 되면, (1-2)에서 보듯이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거의 갖지 못하게 됩니다. 민주당은 지역구 교통정리시에 발생하는 인원과 청와대 사람들, 당직자들, 영입 인사들에게 비례대표 후보를 주어야 하는데, 정작 전략적 투표로 인해 비례대표 당선자가 거의 없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려 비례대표 후보들이 비례대표를 배정받는 것이 무의미하게 됩니다. 비례대표로 돌려 지역구 후보들을 교통정리하려는 방법이 통하지 않게 되고, 청와대 출신 사람들이나 영입 인사들에게도 자리를 마련해 주지 못하게 됩니다. 민주당 당직자들도 비례대표로 혜택 받지 못하게 됩니다. 한국당(비례한국당, 우리공화당)20번 비례대표 후보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례대표 후보들을 대거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들을 지원하게 할 수 있게 되지만, 민주당은 그렇지 못하게 되지요.

민주당이 이런 점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당과 같이 비례민주당(가칭)을 만들어 정당 투표는 비례민주당에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것 역시 문제가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비례민주당을 만들면 자신들이 만들어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문제점을 노정시킨 것이 되어 자신들의 작품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되어 명분이 없습니다. 설혹 민주당이 국민들의 욕을 듣더라도 명분은 뒤로 하고 실리를 챙기고자 비례민주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려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의당 등 다른 정당들은 이런 민주당의 형태에 불만을 가지게 되어 총선에서 좌파(범여권)연대는 물 건너가게 됩니다. 지역구에서 정의당 등 다른 정당의 도움을 받기는커녕 이들 정당과 지역구에서 피튀기는 경쟁을 해야 하고 정당득표율 경쟁에서도 이들 정당과 다툼을 벌여야 합니다.

결국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좌파(범여권) 진영의 연대는 느슨해지거나 상호 반목하게 되어 전략적 투표에서 범우파(범야권)보다 약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1-3)은 우파만 전략적 투표를 할 경우 예상되는 결과입니다. 전략적 투표를 하지 않고 정상적인 투표를 할 경우(1-1)에 비해 민주당 의석이 줄어들 뿐아니라 범여권(범좌파)의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고 범우파 진영은 늘어나게 되어 양진영의 의석수 차이가 별로 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범좌파 진영도 이런 상황을 좌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전략적 투표를 행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은 내년 총선에서는 좌우 양진영 모두 전략적 투표를 행하게 되어 (1-2)와 같은 결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1-2)를 보게 되면 좌우 양진영의 의석 총수는 정상적인 투표를 진행할 경우와 같지만, 내용을 보면 민주당이 매우 불안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128석에서 122석으로 6석이 줄고, 한국당은 122석에서 116석으로 6석이 줄어 줄어든 의석수는 6석으로 차이가 없지만 비례대표 의석수를 보면 민주당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한국당은 비례한국당(우리공화당)에서 비례대표로 18석을 추가로 얻어 비례한국당(우리공화당) 지역구 1석과 합쳐 19석을 사실상 자당 의석수로 얻게 됩니다. 한국당과 비례한국당(우리공화당)의 의석수를 합치면 135석이 되어 민주당 122석보다 무려 13석이 많은 제1당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 경우도 범좌파(범여권)가 확실하게 전략적 투표를 한다는 전제에서 나오는 결과일 뿐입니다. 범좌파 진영의 전략적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아 전략적 투표가 약하게 되면 위 (1-2)(1-3)의 중간 정도의 결과가 나와 민주당과 범좌파진영은 더 어렵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제1당의 지위도 잃는데다 정의당, 바미당(손학규계), 평화당, 대안신당 중 어느 한 당이라도 범여권에서 이탈하게 되면 국회 의석 과반이 되지 않아 국회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이제 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한국당과 우파진영에게는 꽃놀이 패가 되고, 민주당에게는 재앙이 되는지 이해하셨는지요?

 

심상정과 정의당이 내놓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얼마나 어이없는 것인지는 (3-2)(1-4)를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심상정이 패스트 트랙에 태운 (지역구 225+비례대표 75, 50% 연동제)가 시행되고, 좌우 양진영이 전략적 투표에 임하게 되면 비례대표 의석수가 75석을 훨씬 넘긴 123석이 되어 총 의석수가 348석이 됩니다. 4+1당이 추진하는 안(지역구 250+비례대표 50, 50% 연동) 역시 30Cap을 씌우지 않으면 (1-4)와 같이 비례대표 의석수가 120석으로 총의석 수가 370명으로 늘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해찬)Cap을 씌우려고 하는 것은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필자도 이해찬 의견에 동의합니다.

 

심상정은 2015년에는 석패율제는 기득권 중진 의원들을 위한 제도라며 극구 도입을 반대했다가 이번에는 석패율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제 개편에 있어 심상정은 자신이 평소 입으로 떠들던 진보, 정의를 욕보이며 철저하게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합니다. 한 때는 진보 정치인으로 칭송받던 인물이 어쩌다 저 지경이 되었는지 안타깝습니다.

석패율제는 민주당이 받기가 쉽지 않아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편안은 4+1당이 합의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석패율제를 도입할 경우,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비례대표에 올려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그나마 몇 석 돌아오지도 않을 비례대표 의석 수에 지역구 교통정리 당한 인물, 청와대 인물, 당직자, 영입 인물을 배치할 수가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공천과정에서 계파간 싸움이 불거지고 당직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신진 인사 영입도 어려워지게 되어 총선을 치르기가 힘들어지게 됩니다.

과연 심상정과 손학규가 석패율제를 포기하고 그나마 비례대표 조금 늘어나는 것에 만족하고 민주당과 합의할까요? 민주당은 4+1당이 석패율제마저도 포기한다고 해도 받아들일까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여야간 싸움도 재미있지만 범여권 4+1당 간의 꼼수를 보는 것도 꿀잼입니다. 우파진영에 계시는 분들은 이들의 개싸움을 팝콘 드시면서 즐기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