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생(不生)은 선종만의 화두가 아니다.기독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의 삼덕을 "믿음, 소망, 사랑"이라고 한다. 사도 바울이 요약한 것이다.

세속 기독교도들에게는 이 세 가지로 충분할 터이나, 세속에 대하여 죽고 지상에서 벌써 천국 생활을 경험하고자 하는 수도원 공동체에서는 위 세 가지의 강화판이 적용된다. 수도 삼덕이라고 부른다.

믿음 → 청빈: 예금 통장 잔고를 믿지 말고 하느님 은총을 믿어라!
소망 → 정결: 천국을 바란다면 아예 그리스도의 영적 신부가 되어라!
사랑 → 순명: 사랑하는 사람 말 순순히 들어주면 안 돼?

한 발짝 더 나아간 사람들도 있다.  프랑스의 라 트랖 지방에서 비롯되어 트라피슽이라 불리는데, 정식 명칭은 엄률(嚴律) 시토회(Ordo Cisterciensis Strictioris Observantiae, O.C.S.O.)이다.

믿음 → 청빈 → 고업: 백장 회해의 노동선(勞動禅)의 서양 판이다.
소망 → 정결 → 금육: 정결하게 살려면 날마다 소제도 드려라!
사랑 → 순명 → 침묵: 기왕 순명할 거라면 궁시렁거리지도 마라!

천주교도들이 사순 기간중 지키는 금식에는 금육의 소제(素祭)가 포함된다. 여기서 말하는 금육의 육은 정온 동물의 고기뿐이다. 반면 트라피슽이 말하는 금육은 고기, 생선, 알을 모두 포함한다.

트라피슽은 고사하고 일반 수도원만 하더라도 일단 불생(不生)이 중대한 화두요 요건이다. 자기가 낳을 것이 똥쓰레기일지 황금알일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황금알이 흔하다면 왜 황금알이라 불리겠는가? 그런즉 확률적으로 똥쓰레기가 나올 가능성이 훨 배 높다. 불생(不生)이어야  불멸(不滅)이기가 쉬워진다. 자식도 낳지 않고 언설도 낳지 않는다.

천국 생활을 미리 경험하는 트라피슽이라 하여 쾌락이 전혀 없음은 아니다. 독일의 맥주가 유명하나, 벨기에의 트라피슽 에일도 유명하다. 그 희소성도 대단하고. 그들도 때론 우울감, 심지어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겪게 될 터인데, 그때 알코올이라는 GABAergic 화학 물질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침 FDA가 psilocybin을 항우울 화학 물질로 인정하였다는 보도를 보며 몇 자 적어 보았다.

FDA Calls Psychedelic Psilocybin a 'Breakthrough Therapy' for Severe Depression
https://www.livescience.com/amp/psilocybin-depression-breakthrough-therapy.html

FDA, 환각버섯 '실로시빈' 혁신 치료제 승인 - IT News - 
http://itnews.or.kr/?p=3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