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들은 내골격을 가진 동물이다. 외골격에 비하여 내골격은 단점을 여러 가지 가지고 있으나, 한 가지 결정적으로 중요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외골격 동물의 경우 성장하면서 탈피라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동물이 자라면 자랄수록 외골격이 두껍고 단단해지므로 나중에는 탈피 그 자체가 큰 일이 되어 버린다. 동물중 늙지 않기로 유명한 바닷가재의 경우가 그렇다. 세포 분열을 반복하여도 종말체가 닳지 않기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영생할 수 있으나 실제로 잡히는 바닷가재의 크기는 무한대가 아니고 고만고만하다. 반면 내골격 동물의 거대함은 흰긴수염고래에서 보듯 한계가 매우 높게 설정되어 있다. 중력을 이겨내야 한다는 추가 부담을 가진 육상에서조차도 브라키사우릇같은 거대 동물의 출현이 고고학적 사실이다.

그러나 내골격의 단점도 현저하다. 

내골격의 단점을 해결하고, 더하여 지구인의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 및 방법중 현대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자동차이다. 과연 자동차를 통하여 지구인들은 일종의 진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차가 없이  알몽뚱이인 사람을 유충에 비유한다면, 차를 탄 사람은 갑충인 성충이 된 셈이다. (기계화 부대에서는 보병 사단의 병사들을 "알보병"이라고 부른다.)

유충 상태의 지구인을 100 W 일률을 가진 기계에 비유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 한 대는 얼마만큼의 기계일지 간단한 산수를 해 보았다.

소형차가 100 마력, 준중형차가 150 마력, 중형차가 200 마력 정도 되니; 평균 150 마력으로 잡을 수 있다.

150 hp(i)  × 746 W/hp(i) =  112900 W = 112.9 kW

영국 마력이 아니라 미터법 마력이라면  110.4 kW

어느쪽이든 웬만한 자동차 한 대가 지구인 1천 명 이상의 일률을 가질 수 있음이 명백하다. (이것은 최대치이고, 지구인의 신체와 달리 자동차의 일률의 범위가 상당히 넓으나, 이 계산에서는 생략하였다.)

그러니 유충 지구인과 갑충 지구인이 접촉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 설령 사고의 책임이 50 : 50 일지라도, 책임의 부담은 1 : 1000 으로 하여야 공평(equity)하다는 논리가 가능하겠다, 이 논리에 동의 못할 사람들이 있을 터이나.

그런데 그것은 민사상의 책임이다. 형사상의 책임도 그러하여야 할까?
결투를 벌여, 한 쪽은 활을 쏜 반면 다른 쪽은 장총을 쏜 결과, 전자는 죽고 후자는 살았다면, 이것이 살인죄인가? 결투 아니었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