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동맹과 목적 동맹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과 목적을 공유하는 동맹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으나 다른 점도 있다.

전자가 주관적 영속적 고정적이라면, 후자는 객관적 한시적 유동적이다.
전자를 결혼에 비유할 수 있다면, 후자는 연애 심지어는 섹파에 비유할 수 있다.

작금에 와서 특히 화두가 된 한미 동맹은 둘 중 어느 것인가?

처음 시작은 목적 동맹이었다고 본다.

미국의 한 정치 전략 평론가의 요약에 의하면,
"미국은 지나를 지키기 위하여 일본과 싸웠고, 일본을 지키기 위하여 지나와 싸웠다."고 한다. 즉, 미국의 전쟁 수행의 본질은 미국의 국익이었다는 것이다.

국익을 위하여, 공산주의로부터 일본[이라고 표현된 미국의 북서태평양 패권]을 지킨다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6.25 남침 전쟁에 뛰어들었고, 그 다음에는 노회한 이승만에게 코를 꿰기는 하였으나, 공산주의를 봉쇄한다(contain)는 목적만은 일치하였다고 본다.

공산주의가 일단 거의 망한 후, 네오콘은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 민주주의 및 시장 경제중 특히 자유 민주주의를 이 별 전체로 확장한다는 원대한 꿈을 꾸었고, 그에 따라 남한에게도 한미 동맹을 가치 동맹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였다. (미국의 확고부동한 가치 동맹국은 이른바 "Five Eyes"로 불리는 앵글로색슨족 4개국이다.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가 그것들이다. 이들이 공유하는 가치란 좋게 말하자면 해양 문명다운 무한 자유 경쟁주의, 나쁘게 말하자면 사회적 다윈주의 및 앵글로색슨 우월주의와 해적질. 그런즉 이것이 한국인을 준앵글로색슨족으로 승격시켜 주겠다는 감지덕지할 만한 제안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런데 당시 남한 대통령들이 누구였는가? 김대중, 노무현이었다. 이들은 자유 민주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보지 않았고, 조선 종족주의 및 민족 통일을 최고의 가치로 보았던 듯 싶다. 김대중에 대하여는 좀 미심쩍은 부분이 남으나, 이호철로부터 주사뽕의 세례를 받은 노무현에 대하여는 확신할 수 있다. 노뽕은 주사뽕의 희석액인 셈이다.

그 결과 미국의 네오콘이 원하였던 목적 동맹에서 가치 동맹으로의 전환(혹은 "승화")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오히려 목적 동맹조차 불분명해졌다. 노무현이 1개 연대를 이랔에 파병하기는 하였으나 아르빌 태평 골에서 룰루랄라 세월만 보냈고, 샘물 교회 인질 사건때는 1개 사단이라도 보내어 응징하기는 커녕, 2천만 돌라로 추정되는 (노무현과 국정원이 중간에서 얼마나 삥땅을 쳤는지 알 수 없으므로 추정만 가능하다.) 인질 몸값을 지불하고 끝내는데, 끝내는 것이 끝난 게 아님은 그 2천만 돌라가 무기로 화하여 아프가니스탄 주둔 영미군의 목숨을 빼앗았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볼 때 이것은 적전 도주 및 이적 행위였으리라.

네오콘은 들어갔고 이제는 트럼프의 시대이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비동맹 고립주의일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인도양-태평양 전략"으로 표현되는 공산 지나 봉쇄(containment)에 나서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아무리 트럼프라 할지라도. 그렇다면 겉보기만의 목적 동맹일지언정 당분간은 유지될 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대상의 외연의 변화는 분명하다.

제1기: 공산주의(소련, 공산 지나, 북한)
제2기: 공산주의 잔당(북한)
제3기: 공산주의(공산 지나 및 그 프록시 북한)

사정이 이와 같다면, 공산 지나의 돈과 여자에 매수된 수많은 정•경•학•언 지도자들이 암약 혹은 활약하고 있을 남한에 대한 미국의 시선이 차가와지지 아니할 도리는 없다고 본다. 동맹의 종말을 생각하게 된다. 섹파와의 헤어질 날짜를 염두에 두기 시작함에 비유할 수 있으리라.

제나라에 한 이기적인 여자가 있어서, 동쪽 부자 남자 집에서 밥 먹고, 서쪽 잘 생긴 남자 집에서 자고 싶다고 하였다. 그 여자의 결국은 아마도 별로 안 좋았을 것이다. 꿀은 극동의 공산 지나에서 빨고 자식은 극서의 미국으로 유학 보내는, 임종석등의 행태를 확대하면 바로 남한의 모습이 된다. 추한 모습이다. 정나미가 떨어질 것이다.

옛날 제나라에 한 처녀가 있었다. 그녀에게 두 집안에서 함께 청혼이 들어왔다. 그런데 동쪽 집 총각은 못 생겼으나 부자였고, 서쪽 집 총각은 인물이 출중했지만 가난했다. 난처해져 결정을 못한 처녀의 부모는 딸에게 의중을 물어 시집갈 곳을 정하려 하였다. 
 “지적해서 말하기가 어렵거든, 좌우 중 한쪽 어깨를 벗어서 우리가 알게 하거라..”
  그러자 딸은 문득 양쪽 어깨를 모두 벗어 버리고는 놀라서 그 까닭을 묻는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
  “낮엔 동쪽 집에 가서 먹고, 밤엔 서쪽 집에 가서 자려고 해요."

  ▣[원문] 
  齊
人有女. 二人求見, 東家子醜而富, 西家子好而貧. 父母疑而不能決, 問其女, 定所欲適, "難指斥言者, 偏袒, 令我知之." 女便兩袒1). 怪問其故, 云 "欲東家食西家宿." 
<藝文類聚>

주1) 偏袒(편단): 한쪽 어깨를 벗다. 불가의 법의를 우견편단(右肩偏袒)하거나, 상례(喪禮)에서 상주가 偏袒하는 사례가 있음.



「손자병법」에 "養兵千日 用兵一時(양병천일 용병일시)"라는 말이 나온다. 흔히는 "千日養兵 一日用兵(천일양병 일일용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두 표현의 뉘앙스가 약간 다르나, 어느쪽이든 미국의 입장에서는 70년간 (약 2만5천일) 남한의 토인 군대를 길러왔거늘, 이제 그 쓰려는 하루가 당도하자 통수를 맞지 않을까 근심하게 된 셈이니, 실로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리라. 그러나 한 편 생각해 보면 비록 토인일 망정 자기 목숨이 소중하지 않을 리는 없으니 이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 이러한 고민은 남한만의 것이 아니다. NATO 70주년 기념 회담에서의 고민도 다를 바가 없다. "가치를 공유하느냐, 목적을 공유하느냐? 전자는 좀 아닌 듯 싶고, 후자라면 대관절 무슨 목적이냐?")


(※ Five Eyes중 뉴질랜드만은 자기네 나라가 제3차세계대전에서도 안전할 거라는 믿음에서인지 미해군 핵항모/핵잠함의 기항을 거부하고 있으며, 그 결과 ANZUS가 사실상 해체 상태이다. 이 나라는 군대도 2만 명밖에 유지하지 않으며, 이 별에서 남한을 압도하는 유일한 여성주의 국가이다. 그러나 정말 유사시가 되면 앵글로색슨족 종특을 노정할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