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식과 단식과 절식이라는 세 가지 용어의 뜻이 혼란스럽게 사용된다. 의학에서 사용되는 개념과 종교계에서 사용되는 개념도 다르다. 전광훈이 "내가 40일 금식 기도 해 봐서 아는데..." 운운의 말을 하는 까닭이 그것이다.

천주교에서는 사순 기간의 첫날인 재의 수요일과 부활절의 전전날인 성금요일에 "금식"이라는 것을 신자의 의무로 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금식 수준이란 "한 끼는 제대로 먹고, 한 끼는 절반만 먹고, 한 끼는 굶는다"에 불과하다. 개신교의 개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전광훈이 40일 금식했다는 말이 이해될 것이다.

의학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1. 금식: 입을 통하여 아무 것도(심지어 약도) 넣지 않음
2. 단식: 물 및 소금, 즉 무기물만 먹음
3. 절식: 하루 필요한 대사량보다 적게 먹음

황교안이 금식을 하였는지, 단식을 하였는지 언론 보도가 정확하지 아니하다. 다만 황교안 부인이 소금물을 권하였으나, 황교안 본인이 사양하였다는 단신으로 미루어 볼 때, 물만 마시는 단식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식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본다. 그것은 황교안 나이와 기온으로 보아 2~3일이 최대 한계이다.)

단식을 하였을 때의 결정적인 문제는 두 가지이다.
1. 포도당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단백질 분해가 일어난다. (즉, 몸이 축난다.)
2. 대사 산물을 배설하기 위하여 다량의 수분과 나트륨을 잃는다.

지구인들의 신체에서 두 종류의 세포는 포도당 이외에는 잡수시지 않는 고급 식성을 가지고 있다. 이 두 종류의 세포는 지방을 에너지 원으로 사용하지 않으니, 이들을 위하여 포도당 신생이 필요한데,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지방을 포도당으로 전환하는 효소가 없는 지구인들은 단백질을 분해하여 그중 포도당으로 전환 가능한 아미노산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뇌의 신경 세포와 피속의 적혈구가 그것들이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집안 전체에 기름 보일러 스팀 난방이 되지만, 거실만은 장작 벽난로만 설치되어 있는 격이다. 장작이 떨어지면 기름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 없다. 거실에서 얼어죽지 않으려면 나무로 된 가구나 책이나 심지어 돈이라도 태워야 하는 것과 같다. (영화 클맆 행어를 보면 1천 돌라 짜리 지폐를 장작대신 태우는 장면이 니온다.)

나무로 된 가구라 하여 나무만으로 만들어져 있지는 않을 터이니 분해 쓰레기가 생긴다. 20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을 분해하면 그중 포도당으로 전환 가능한 13종의 아미노산은  포도당이 된다 치고, 나머지 아미노산은 케톤체가 되어 대사성 산증을 유발한다. 더하여 유리된 다량의 아미노 기가 요소로 변하여 오줌의 양을 늘리는데, 이때 많은 나트륨이 재흡수되지 못하고 빠져 나가게 된다. 

그 결과, 대사성 산증, 탈수, 저나트륨혈증등으로 혼수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몸에 체지방을 수십 킬로 그램 저장하고 있다한들 소용이 있겠는가? 그 체지방은 최소한의 포도당(하루 100 그램)이 계속 공급될 때 의미있는 에너지 원이 된다.

기왕의 숱한 정치인들이 고작 절식을 가지고 단식이라고 언어  인플레이션을 일삼아 왔다면, 황교안이 이번에  FM 단식의 실제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그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 예측 못 하겠으나, 그의 FM 단식 시범만은 두고 두고 김영삼 단식후의 본보기로 남으리라 생각한다.

(※ 일부 연구에 의하면 단식이 대략 20일 이상 지속되면 뇌의 신경 세포도 각박한 현실을 인정하여 지방 및 케톤체를 에너지 원으로 이용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다만 적혈구는 그럴 만한 효소 및 효소를 만들어낼 핵과 리보솜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오로지  "포도당!"이다.)

(※ 엄밀히 말하자면, 중성 지방을 분해하면 글리세롤 + 3 지방산이 되며, 글리세롤은 포도당 신생에 사용된다. 또한 홀수 연쇄 지방산은 탄소 2 원자씩 잘리다가 맨 끝에 가면 탄소 3 원자가 남는데, 이것도 포도당 신생에 이용될 수 있다. 짝수 연쇄 지방산만을 가지고 포도당을 합성할 수 있는 고등동물은 알려져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