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4739&C_CC=AZ

(분명 예전에 조갑제가 위 제목에 해당하는 글을 직접 올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찾을 수가 없네. 왤까? ^^)


아무튼 이번 조국의 법무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서 문재인 정권의 몰락을 더 앞당기는 일이니 환영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거야 현실과 희망사항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베충 특유의 망상에 불과하고... 현실적으로 보수세력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는 국면인 건 확실하다. 이들이 문재인의 개과천선을 바라건(물론 실제로 그러는 물렁한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 아니면 탄핵과 구속(사형?)으로 이어지는 그의 완전한 몰락을 바라건 조국의 임명철회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인데 이 바램이 보기 좋게 물거품이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문재인의 조국 임명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 지금 전국의 여론이 조국 임명의 찬반에 대해 나뉘어 격론을 벌이고 있다 (반대 쪽 비율이 좀더 높다는 사실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찬성하는 쪽은 문재인의 지지파이고 반대하는 쪽은 원래부터 문재인의 반대자들이다. 아니, 그냥 반대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를 죽으라고 저주하는 자들이다. 만약에 이들이 정말로 문재인의 생살여탈권을 가지고 있다면 찰나도 주저하지 않고 그의 목을 날려버리리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마디로 그의 적인 것이다. 자, 제목을 다시 보자 "적의 말을 따르는 자는..." 뭐다? ㅋㅋㅋㅋㅋ


전에도 한 말이지만 다시 한번 돌아보자.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수세력들은 투트랙 작전을 구사했다. 즉 한편으로는 인맥을 통해 그에게 접근해서 가능한 그가 보수적 정책을 펴는 방향으로 '조언'을 했다. 다른 한편으로 그 정권을 망하게 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그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때 노무현의 곁에는 지금까지 그에게 보수적 정책을 조언하던 인물들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당연히 문재인은 노무현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은 것이다. 현 정권의 자기편만 챙기는 정치의 배경에는 노무현과 문재인, 두 사람의 개인적인 성격의 차이도 있겠지만 노무현이 되살아나서 집권을 하더라도 지금과 그다지 다를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현 상황에서 보수파들의 대처가 난감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과거 노무현에게 사용한 투트랙 작전은 일종의 속임수이기 때문에 한번이나 가능하지 계속 써먹을 수 있는 전략은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문재인에게 보수 정책을 조언할 수 있는 인맥도 거의 없는 듯하다. 그 점은 이해하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득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보이지 않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어쨌건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문재인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정책 집행권과 인사권을 법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지시를 하기 위해선 적어도 겉으로는 정중한 외양을 갖추고 이렇게 하는 것이 어째서 좋다는 건지 그 이유를 설득시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 보수세력의 행태가 어떠한가? 우선 "문재인 개새끼 죽어라 XFASD!@$#@@%*(&...." 라고 싫컷 떠들어놓고서 똑같은 주둥이로 "그런데... 니가 살려면 이러이러하게 해야 한다" 하고 나온다. 자, 당신이 문재인이라면 이런 충고를 따르겠는가? ㅋㅋㅋ


사실 이 제목 자체도 정치인이라면 할 말은 아니다. "적의 말을 믿는 자는 죽어 마땅하디"니... 그 사람과 적대하는 인물에게 자신의 말은 절대 믿지 말라는 선언이 아닌가? 물론 이에야쓰가 적에게 승리를 거둔 후의 말이니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그 이후에도 평생 적이 하나도 안 생긴다는 보장이 있는가? 설령 죽이고 싶은 적이 눈앞에 있더라도 겉으로는 "내 말을 따르는 게 너한테 유리할거야"라는 인상을 주는 게 여러 모로 유리하다. 정치기술의 차원을 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죽이려고 싸워대는 사이라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에게 유리한 협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 게임이론의 상식이 아닌가? 고대 전쟁터에서도 전사자들의 매장을 위한 휴전 등을 위한 협상은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이 말을 믿었다면 한쪽의 완전한 절멸이 있을 때까지는 어떤 휴전도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지금 문재인식 정치의 오만과 독선은 그 나름대로의 댓가를 치를 테고 그도 언젠가는 비참한 종말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지금 일베충이나 보수세력들의 과실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청렴한 보수파"라거나 "제3의 길"이라거나 뭔가 새로운 깃발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서 자세히 예측하는 것은 나의 일은 아니다. "그(키케로)는 미래를 볼 수 있는 혜안은 없었지만 적어도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파악할 수 있었다"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