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사회 게시판
출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우종학 교수 페북
https://www.facebook.com/100006438813339/posts/2937565803134685?s=100007381394798&sfns=mo
1저자 논란
남의 장학금을 뺏은 것처럼 언론이 떠들었지만 장학금은 아무 문제 없어 보입니다. 요즘 장학금 수여율 매우 높고, 학교장학금도 아닌 이런 장학금은 지도교수가 결정하기 나름입니다.
1저자 논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의견을 제시했네요. 저도 논문을 많이 쓰고 고등학생들도 지도해 봤고, 고등학생 저자 논문으로 전수조사 받은 경험도 있어서 연구현장의 현실적 측면에서 몇마디 적습니다.
1.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큰가?
가장 중요한 점은 1저자를 정하는 것은 책임저자의 몫이요 책임이라는 점입니다.
분야마다 다르고 연구주제마다 다르고 구체적인 상황마다 다르지만 1저자의 기여도가 30%도 안될 수도 있습니다. 대략,
기획-실험-분석-논문작성 단계를 거치는 일반적인 과학연구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가는 다양한 의견이 있겠고 결국 조율하고
결정하는 것은 책임저자니까요.
2. 왜 고등학생 인턴에게 1저자를 주었을까?
기여도 이상으로 좋게 평가해서 1저자를 주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기여도가 0인데 저자로 넣었다면 연구윤리
위반입니다. 만일 다른 저자가 1저자가 되어야 하는데 불이익을 주고 인턴에게 1저자를 주었다면 윤리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여도 평가를 공정하게 했는가를 외부에서 판단하기 쉽지는 않을 겁니다.
논문을 슬쩍 보니 참고문헌 빼고 본문은 글자수도 많지 않은 3페이지 정도고 분석방법은 딱 한 문단입니다. 결과도 3문단으로
제시했습니다. SPSS로 통계처리했고 기존의 데이타를 썼네요. 고등학생이 윈도우 컴퓨터로 통계 돌려 간단히 결과낸 내용
같습니다.
더군다나 저자 리스트 보면 다 교수고 박사과정 학생 1명이라는군요. 누굴 1저자 줍니까? 자기가 책임저자하고 1저자하고
둘다 하기에는 걸끄러웠을 테고, 더군다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고등학생이 통계 돌려서 결과낸 걸 논문으로 제출하는데 말입니다. 다른
교수들이 기여를 얼마나 했을까요? 박사과정 학생은 인턴학생의 사수가 되어 지도해 주었겠지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국내저널에 내는 큰 의미없는 논문, 더군다나 인턴이 참가해서 내놓은 분석결과로 쓴 논문이라면
지도교수가 1저자, 책임저자를 다 하기는 껄끄러웠을 수도 있겠네요. 이 경우도 그럼 다른 저자를 1저자로 할 수 있었는지 가능성을
물어볼수 있겠네요.
무슨 메이져급 논문도 아니고 몇페이지 되지도 않는 실험노트 정리 수준의 논문이라면 지도교수가 학생에게 1저자를 주자고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 지도교수가 논문을 쓰고 1저자를 하지 않은게 문제인가?
논문도 한번 안 써본 분들이 잘 모르는 내용이 많습니다. 고등학생 인턴이 아니라 석박사 학생들 영어논문도 지도교수가 거의
써주는 경우 수두룩 합니다. 학생들이 1저자인 논문들을 학생들이 다 썼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죠. 물론 뛰어난 학생들은 예외입니다.
전수조사해서 1저자 학생들이 논문작성을 80% 이상 했는지 따져보면 흥미로울 겁니다.
4. 딸에겐 책임이 없는가?
미성년자 고등학생이 대학실험실 인턴연구에 참여해서 열심히 연구했고 지도교수가 1저자로 넣어서 논문을 제출하겠다고 하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연구진행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연구기여도 평가를 확인하면서 나는 1저자가 될 수 없다, 그럴까요? 제가
보기엔 학생의 책임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만일, 제가 1저자를 할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렇게 요구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글쎄요. 그런 요구를 했다고 상상하기도
그렇고, 그런 요구를 해서 받아주었다면 청탁이지요. 이 경우 둘다 책임이 있고 지도교수 책임이 더 큽니다.
5. 부모에게 책임이 있는가?
조국 교수가 자기 딸을 1저자로 넣어달라고 부탁했다면 명백한 잘못입니다. 그랬나요? 이렇게 밝혀지지 않는한 부모의 잘못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만일 지도교수가 이 고등학생의 부모가 누구고 그가 10 여년 뒤에 법무부장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숙지하여 뭔가 이득을 얻기 위해서 그랬다면 명백한 잘못입니다. 궁금하네요. 이 경우도 지도교수의 잘못이지요.
이 지도교수가 인턴 학생의 부모가 누군지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직접 의사소통을 했는지 밝혀질 지 모르겠네요. 학생들의
부모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도 수두룩 합니다. 직접 부모가 연락을 하는 경우, 그리고 지도교수가 의도적으로 학부모를 파악하려는
경우는 물론 다릅니다만, 실험에 바쁜 교수들은 많은 경우, 부모가 누군지 관심이 없겠지요. 의대교수들은 뭐 다를라나요?
만일 지도교수가 이 학생의 부모가 누군지 인지해서, 어느 대학 교수 자제라고 하니 잘 봐주기로 했다면 어떨까요? 혹은 우리
딸 잘 지도해 주세요 라고 인사 한마디 받고, 열심히 하는 학생, 잘 해주자 이렇게 결심했다면 어떨까요? 연구부정이나 연구윤리
위반이 아니라 그냥 잘 해준 정도일 수도 있습니다. 2번에서 논한 대로 다른 저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이 논문이 정말로 문제가 된다면 결국 지도교수의 책임입니다. 조국교수의 책임을 묻기에는 근거가 약합니다.
인용도 되지 않는 저질의 논문, 그 논문의 숫자로 업적을 평가하고, 과학적 의미가 있던 없던 간에, 논문 한편 나왔다면
성과로 쳐주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입니다. 그 논문 한편으로 다른 이익을 얻는 지랫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취약한 것이죠.
이번 일로 논문 저자에 대해 한국사회가 열심히 공부중이네요. 카더라 의혹대신 진실이 규명되고 고등학생들 인턴 연구도 성숙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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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을 보면 중간중간에 형평성과 기회의 균등을 가리키는 문구들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빨간 문구들과 결부시켜 보면 그게 '조국'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인상이 짙군요.
우종학 교수 분은 잠깐 검색해 보니 무척 뛰어난 천문학자로 나옵니다.
고등학생들이 포함된 논문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도 거론하고 있는데, 내 편향일지 모르나 조국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인상이 짙네요.
고려대 생명??부 수시 접수가 2011년, 부산대 의전원 원서 접수가 2015년의 일입니다.
빨간 글씨체로 표시된 부분들을 보자면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가 짙게 묻어 납니다. 물론 기계적 중립성이 상선은 아닙니다만.
정부나 더민당, 기타 옹호 세력의 논조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인데, 일단 고려대 및 부산대 입시에서 '조국'이 직접 개입했다는 근거/증거가 있느냐, 없다라는 게 주된 논조입니다. 법에서 인정할 공식 근거.
부모에게 책임이 있는가? 부에게 책임이 있다는 걸 명확히 밝히긴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모)의 경우 의혹을 살 정황이 충분히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도 충분한.
사람들은 공직자나 전문가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흔합니다만, 한국 사회는 이미 평범한 이들도, 이해 관계가 상충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의 일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단지 그런 평범하되 빼어난 존재들의 사연이 쉬위 언론을 타지 않고 있는 것이죠.
우 교수는 부모라는 표현을 썼지만, 상식 갖춘 장삼이사들의 눈에는 여기서 부 = 부모, 모 = 부모, 부모 = 부모입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생리적인 본능 때문에 자식을 둘러싼 사안에 대해 합법 여부를 도외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편향이 남성들 사이에서 조금 있습니다. 나도 어느 정도 그런 추세가 보인다고 보는 쪽이긴 합니다. 결국은 Case-by-Case이긴 하나 시간과 자원이라는 한계 때문에 드물게 케바케를 실제로 따지게 됩니다.
어쩌면 조선일보나 한겨례 할 것 없이 파악한 진실 중에 일부만 노출시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을 이끌어내려 애쓰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따지는 게 여론의 향배이긴 합니다. 그런데 실정법 이전에 도덕, 혹은 양심, 혹은 사적 자치라는 것이 우선한다는 것을 저 사람들은 왜 도외시하고 있는 것인지. 아 물론 조국부터 실정법....사적자치라는 부분을 에둘러 다르게 표현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결론은 절차상 하자 없다!!
더민당, 우종학 교수, 조국, 기타 여러분들은 줄곧 '실정법상, 절차상 하자는 전혀 업지만 평범한 이들의 감정샘을 자극하는 실수에 해당하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라는 논조로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런 상황에 처하면 '보통'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잘못이 아닌데 오해를 살 경우에도 전전긍긍, 전전반측합니다.
그게 보통 한국 사람들이거든요.
결론을 짓자면,
저 교수 분의 글에서 '부모'를 '모'로 바꾸면 교수 분 의도와는 달리 해석이 전혀 달라집니다.
뛰어난 성취를 이루고 여유 있는 교수 분이 너무 속을 드러내는 글을 쓰셨다고 해야 할까.
조국을 지키려는 분들이 많은 글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그 수식어를 들여다보자면 뭘 가리려는지 빤히 보인다고나 할까.
아 물론 여기서 조국은 중의적인 표현입니다.
사족)
조국 교수가 자기 딸을 1저자로 넣어달라고 부탁했다면 명백한 잘못입니다. 그랬나요? 이렇게 밝혀지지 않는한 부모의 잘못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 문장은 "...이렇게 밝혀지지 않는 한 부의 잘못을 논하기는..."으로 바뀌어야 적확한('정확한'이 아님) 표현입니다. 교수 분 글을 보면 그런 오류가 심심찮게 나오죠.
달리 보자면, 저 교수 분은 논의 대상에 오른 도덕적 잘못을 하지 않고 살아왔고, 자주 접하는 주변 분들도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저렇게 자신 있게 글을 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삶,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말/언행이라는 게 갤럽 여론조사 수준의 정밀성을 담보하지는 않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우종학 교수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책임저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조국의 딸은 책임이 없죠. 일개 고등학생 인턴이 이번 일에 무슨 결정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제1저자를 준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었더라도 입을 다문 박사들도 각자 입장이 있기 때문에 입을 다물었을 테고요.
조국이 이 일에 관여했을 것 같지도 않네요. 자기 딸에게 제1저자를 줬다고 항의라도 할 부모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자녀가 상을 타오면, 상을 도로 물리라고 항의할 부모가 있긴 하나요?
유일하게 남은 게 조국의 아내이자 딸의 엄마인데, 지금 나오는 정황(아는 사이 등등)으로 보면, 책임저자의 결정에 엄마가 영향을 어느 정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에게 얼마만큼의 책임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제1저자를 달라고 부탁했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상식적인 추리를 벗어날 수 있으니, 이 부분은 나중에 증인으로 불러서 물어보면 될 것입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책임저자 하나입니다. 왜 이런 뻘짓을 했는지, 그래서 본인도 욕 먹고 남도 욕을 먹게 하는지 증인으로 불러서 물어보면 될 것입니다.
지게 님/
저는 남을 비판하거나 비난할 때 충분한 확신이 없는 경우에는 말을 삼가합니다. 좋게 말하면 '선의로 해석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소미 먹기 싫고 혹시라도 잘못된 확신으로 드러나서 미안할까 걱정하는 것'입니다. 비판과 비난은 진상이 드러난 이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남들이야 어떻든, 저는 이 방식대로 계속할 겁니다.
지게 님도 타진요사건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잘 안 되는 타블로의 학력이 숱한 의심을 불러일으켰죠. 증거를 제시해도 새로운 의심이 생겨나고, 추리에 추리를 거듭한 결과 타진요는 어느 선을 넘어서고 맙니다. 그래서 결국 법의 처벌을 받았습니다. 현실은 상식적인 추리를 벗어날 수 있다는 좋은 예이죠.
저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울 때 그것이 적정한 것인지 따지곤 합니다. 10명이 1명의 피해자를 몰매를 놓아서 사망사고가 일어났다면, 10명에게는 각자 다른 몫의 책임이 지워져야 할 것입니다. 얼렁뚱땅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도 부당한 일이고, 얼렁뚱땅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것도 부당한 일일 겁니다. 책임을 일일이 따지는 일이 쉬운 일도 아니고, 정확하다는 보장도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은 해야 하겠죠.
우종학 교수의 글이 바로 책임을 따지는 글인데, 저는 그 논리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진상 규명이 덜 되었으므로, 얼마만큼 책임을 지워야 하는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제 짐작으로는 아마도 책임저자의 책임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저는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여 판단을 내립니다. 어떤 빵을 훔친 도둑이 3일을 굶었다면, 행위 자체는 다른 빵 도둑과 같을 지라도 굶주림을 감안해야 하겠죠. 니 편 내 편 갈라서, 내 편을 감싸기 위해서 사정을 감안하는 게 아닙니다.
"조국 딸이 2주로 인턴하고 제1저자로 논문을 냈다 하기에 게다가 생물학이라 초록을 보았어요. 아주 많이 양보해 하루 16시간씩 2주일해, 운도 무지 좋고, 태크니컬 실수도 없다시피해 데이타가 나왔다해도, 누군가가 완벽한 판을 짜주지 않고는 얻기가 어려운 연구 결과입니다""이걸보니 한국 의전이나 특례 입학에서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드디어 감이 옵니다.""심각해 심각해 한국 상황"
클리앙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네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854807?od=T31&po=2&category=&groupCd=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고2 학생을 논문에 제1저자로 올린 것은 명백한 연구 윤리위반 행위"라며, "조 후보자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딸의 친권자이자 법정대리인으로 논문 제1저자의 허위 등재를 후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 쪽에서 보호자들이 나보고 개인적으로 해달라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와서 하게 된 거에요.""무슨 전문직 실험실 있는 사람 찾아야 하는데 어디서 젤 먼저 찾겠어요? 학부모 뒤져보는 거지.""얘가 외국 대학을 간다고 하니까 내 입장에서는 도와줘야 되고 고민고민하다가 에이.. 그렇다면 1저자로 놓자고 결정을 했어요. 지금 와서는 지나친 그런 게 돼 버렸죠."
겟살레다운 이야긴데, 대학원생이 없다는데에서 웃음이 나옵니다.
뭐, 겟살레의 논문이야기는 나도 공감하지만, 이 사안의 진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안타까운 나머지 우교수의 after를 보완해주는 소설을 쓰겠지요?
나는 그 논문을 읽지도 않았고, 읽을 가치도 못느낍니다. 여기서 가치는 논문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사안과 관련된 가치라는 의미입니다.
공격하는 쪽은 논문을 어렵다고 가져갈 것이고, 방어하는 쪽은 논문이 별 것 없다고 가져갈겁니다. 책임저자가 조씨였다면, 인턴따위는 문제삼지도 않았겠지요. 책임저자에게 몰빵했을겁니다. 이것은 논문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분파의 문제일뿐일겁니다. 일반적인 이야기로는 우교수의 진단에 동의합니다. 이 대목에 우교수의 입장을 취하는 겟살레의 논문이야기에도 일반적으로는 그렇다고 봅니다. 아무려면 우교수가 논문의 내용따위를 파악하는 일에 실수하겠습니까? 그러면 의사쪽에서도 대단한 논문이라고 하기도 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그들은 단서를 답니다. 배경지식이라는. 배경지식을 섞으면 당연히 의사이야기도 맞지요. 그런데 결과만을 놓고 본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고 봅니다. 배경지식은 책임저자가 주면 되니깐요. 문제는 그것은 이 사안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이야기라는 것이지요.
그러면 우교수는 왜 저런 이야기를 했으며, 그 분의 이야기는 정당할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우교수의 추가란 글의 대목이 없었다면, 우교수의 이야기도 정당했을 겁니다. 그런데 추가때문에 배려버렸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이것을 체크한 겟살레는 자기는 이렇게 말하겠다고 안타까워하지요. 그리고 겟살레의 안타까움에 이 사안의 진실이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 더 정확한 이야기가 되겠지요?
우교수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전혀 안해도 되는데 말이지요? 그렇다고 이 양반이 무슨 조국과 관련됐다고 보이지도 않아요. 문제는 이 대목이지요. 자신도 고교저자 검사를 당했다는 것이지요? 이 대목이 우교수가 말한 내용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논문이 쉽든 어렵든은 이야기의 핵심이 별로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나의 해석과 추정에 불과하지만, 이 양반은 바로 고교저자 검사를 당한 자신의 경험이 불쾌해서 숟가락을 얹지게 되었다고 나로서는 그 양반의 글이 독해가 된다는 것이지요. 바로 이 지점에서 우교수는 사실 이 사안에 대한 매우 조씨쪽에 불리한 이야기를 한 것이지요.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데, 정유라가 조씨 딸보다 경미하겠지만, 정유라건은 본질적으로 권력비리였고, 조씨 딸은 여하하든 어쨌거나 그것의 본질은 정실비리 관련 건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불과는 권력비리가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우교수가 고교저자검사에서 나의 독해추정대로 심한 불쾌감을 느꼈다면, 그것은 곧 검사하는 쪽이 고압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는 것으로 연결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실비리유무를 다투는 건이 권력비리유무를 다투는 건으로 이전할 수도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실마리가 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교수는 단국대 정교수의 소회가 나온 것을 보고 추가를 달았어요. 정교수는 우교수가 하는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어요. 영작이라고 해버렸지요. 그렇다면 우교수는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일반적인 이야기가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체크했으니, 자신의 추론에 대해서 일반적으로는 그럴 수 있는데, 이 사안의 사실과는 다르다고 사과를 하고, 글을 내리는 것이 정당한 것이지요? 그렇게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안타까운 대목을 치고 나온 것이 겟살레의 교수라면 이라는 이야기고. 그것의 취지는 사안의 진실을 드러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안을 정치적 입장으로 접근하겠다는 고백이 되겠지요?
이 사안의 진실에 관한 핵심은 정교수가 겟살레의 교수라면 이란대로 처음부터 이야기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겟살레가 저런 식으로 말했으니, 이 사안의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를 나름대로 추정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이 이후의 이야기는 생략하지요.
추하지 않게 글을 씁시다, 정도로 마무리 하지요.
생물학 전공한다는 사람들이 제각기 나서서 저마다 다른 소리를 떠드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_-;
http://www.djuna.kr/xe/board/13616222
전 문제의 논문주제와 밀접한 이공계 전공자이며 지금도 관련분야 현직에서 근무중입니다.
논문이 논란이 되었을 때, “고2 외고생의 2주동안 인턴쉽만으로 의학논문 제 1저자 등재” 라는 사실만으로도 저 또한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실제 논문 원본을 보고서는 순수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아래 게시판 몇몇 글에 “쉬운 내용의 소논문에 영작도움을 준 정도, 그당시 고등학생 입시 위해 소논문 쓰기는 흔한일” 이라는 언급이 있던데 절대 아닙니다. 저도 대충 교수가 적당한 논문에 이름을 넣어준거겠거니 생각했는데요.
아닙니다. 아니예요. 이건 완전 제대로된 오리지널 아티클입니다. 대학원생이라도 혼자쓴다는건 불가능하고 고정연구원있는 제대로된 랩실에서 몇년간 수백번 실험하고 로우 데이터 모으고 통계돌리고.. 관련 전공자라면 다들 통감하실겁니다. 이건 병리학 박사학위 받아도 손색없는 논문이예요.
심지어 대학병원 저널 컨퍼런스 때 발표해도 해당분야 전공 임상교수가 아니면 질문한번 못할 그런 수준높은 논문인데 ..분명 누군가가 몇년간 고생해서 썼을텐데 이걸 고등학생한테 1저자를 줬으니 실제 저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괜히 마음이 짠해지는 정도의 논문이란겁니다. 게다가 국가 펀딩까지 받은, 해당교수한테도 중요한 프로젝트였을겁니다. 의과대학기초교수라고 누구나 국가펀딩 논문 쉽게따내서 쓰는거 절대 아니거든요.
생판 모르는 고2짜리 인턴쉽 학생이 “ 방학때 먼거리를 다니며 2주동안!!!열심히 한게 기특해서” 1저자를 주는!!!! 그런 차원의 논문이 절대 아니란거죠ㅠㅠㅠㅠㅠ 괜히 제가 눈물이 흐릅니다 (제 석사논문은 저 논문의 발끝도 못오는 비루한 것이지만 3년이 걸린것이 기억나서 이러는건 아닙니다)
맹세할수 있어요. 고2문과생이 저 논문에 모래알 만큼 기여를 하기는 커녕 연구실에서 돗자리깔고 저 논문을 이해하기만 하려고 해도 2주는 모자를 거라는걸요.
청탁을 한 본인도 이 논문에 들어간 피땀의 가치를 지금까지도 전혀 모를듯.. 그냥 이공계 교수한테 논문 한편 달라고 부탁해서 받은 정도로 생각하겠죠. 해당교수는 정말 쓸데없이 과분한 훌륭한 논문을 주었네요.. 본인도 자기 입으로 그 논문의 제 1저자를 고등학생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제일 손해를 본건 자신이라고 했죠.. 그건 솔직한 심정이었을겁니다. 몇년짜리 국가펀딩논문을 해맑은 2주짜리 고딩이 꿀꺽했는데 뒷처리는 꽤 하셨겠죠..
입시 사정관이 조금이라도 관심있게 논문을 abstract라도 훓어봤으면 고등학생이 1저자라는게 얼마나 코메디인지 알았을텐데... 저거를 고딩때 1저자로 쓸정도면 (1저자라는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논문을 실제로 주도적으로 쓴 인물을 지칭하는거라면) 노벨상이 꿈은 아닐 천재고 국가의 인재죠. 그런데 고2때 저 논문을 병리학회지에 발표한 인물이 실제 의대에 진학해선 병리에서 F 받았다죠.
답답하고 답답하고 씁쓸합니다...
http://thesciencelife.com/archives/3698
일단 논문은 대한 병리학회에서 출간하는 대한 병리학회지(Korean Journal of Pathology)에 2009년 실렸다. 이 저널은 영문으로 발행되는 국내 학술지이며, 임팩트 팩터 (IF)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2012년 기준 0.174 이다. IF로 저널의 가치를 평가 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지만, 연구자들이 여기 저기서 받아주지 않은 논문들의 최종 보루인것 처럼 농담삼아 이야기 하는 플로스 원 (Plos One)이라는 저널의 IF가 2.776임은 참고하면 좋겠다.
논문이 2008년 11월에 접수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실험에 사용된 환자들의 샘플은 2002년에서 2004년 사이에 단국대 병원에서 채취되었다고 한다. 샘플을 4년이나 묵힌 뒤 실험한 것인지, 아니면 4년이나 지난 데이타로 논문을 낸 것인지는 모르겠다. 무슨 말못할 사정이 있었으리라 추측해 본다.
영어의 압박으로 얼핏 보면 대단히 어려워 보이는 논문이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어려울거 하나도 없다. (기껏해야 고등학생이 쓴 논문 아닌가) 분만 전후의 신생아들 중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HIE)라는 복잡한 이름의 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들이 있다. 이 병에 걸린 아기들은 뇌의 혈류에 문제가 발생하며 니트릭 옥사이드 합성 효소(NOS)의 활성이 증가된다는 보고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연구진은 이 NOS에 어떤 변이가 있는지를 확인해 보았다.. 라는게 이 논문의 간단한 내용이다.
그런데 사용한 방법이 좀 가관이다. 저 유전자의 일부분을 PCR을 통해 증폭한 뒤, 이를 두개의 제한효소로 잘라서 그 길이를 잼으로서 변이를 확인했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PCR-RFLP라는 실험이다. 이렇게 약자로 쓰니 대단한 실험인것 같지만 RFLP라는 기술은 80년대에 많이 쓰이던 기술이다. 효소로 DNA가 잘리나 안잘리나를 확인해서 달라진 길이를 통해 변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PCR이 대중화 된 것이 90년대 초반이니 많이 봐 줘도 90년대에나 쓰던 기술이다. 저 증폭된 DNA의 길이를 확인하는데 사용한 기술 (아크릴아마이드 젤)이 조금 독특한데, 기술적으로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쓸 이유가 없고 훨씬 쉽고 경제적이며 정확한 다른 방법이 있어서 요즈음은 잘 안쓰일 뿐이다. 필자 아주 독특한 이유로 저 젤판을 무수히 만들어 동위원소 써 가며 분석해 본 적이 있지만 정말 누가 또 하라고 하면 그 사람과 인연을 끊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이 논문이 출간된 2009년도에는 이미 훨씬 많은 유전자 변이를 훨씬 정확한 방법으로 꽤 저렴한 가격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와 있던 시절이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KTX가 깔려 있는 시대에 소달구지 타고 부산 간 모험담이다.
2008년에 대학원생이 이런 실험 기법으로 논문을 내겠다고 한다면? 교수님께 등짝 스매싱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학술지 등재는 커녕 석사 학위 논문으로 내도 욕먹을 수준이다.
기존 언론의 보도들만 접하였을 때에는 고등학생이 학술지 등재 논문의 제 1 저자가 되었다는 표면적인 사실에 가장 놀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논문을 읽고 난 이 시점에서는 더욱 놀라운 사실들이 눈에 들어온다.
1.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진 논문도 받아주는 학술지가 있단 말인가
이 논문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고등학생 수준의 논문이다. 그래도 명색이 학술지라면 당연히 리뷰어들이 존재할 것이고, 편집장이 존재할 것인데, 그런 필터링 하나 없이 어떻게 이런 논문이 학술지에까지 출판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과연 이 저널에는 부족한 논문에 대한 리젝 버튼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다 받아주는 바다같이 깊고 넓은 포용력을 지닌 대인배 저널인 것인가. 논문 내기 생각보다 쉽다.
2. 이런 수준의 논문에도 이름을 넣고 싶어하는 연구자들이 있단 말인가.
내가 연구자라면 이런 논문에는 이름을 넣지 않을 것이다. 이 쯤 되면 논문에 1저자로 고등학생을 내세운 것은 고등학생이 똘똘해서가 아니라 논문의 내용이 부끄러워서 그런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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