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는 몇 개의 단계가 있다.

1. 심리적 사망(psychological death)
2. 사회적 사망(social death)
3. 신경학적 사망(neurological death)
4. 심폐적 사망(cardiopulmonary death)
5. 생리학적 사망(physiological death)
6. 분자적 사망(molecular death)
7. 묘비적 사망(epitaphal death)

의사가 암이든 루 게릭병이든 불치의 선고를 하면, 환자는 다단계의 심리적 상황을 거쳐 결국 수용(acceptance)에 이르게 된다. "아, 이제는 갈 때가 되었구나! 앙탈을 부려도 소용이 없구나!" 이것을 심리적 사망이라고 부른다.

자리들도 다 내려놓고, 통장도 정리하고, 팔 것 팔고, 애완묘나 애완견도 맡기고,  증여할 것 증여하고, 병실에 문병오던 친구들도 다 끊어지게 되면; 남는 것은 호스피스 병동의 간병인뿐. 이것을 사회적 사망이라고 부른다.

폐렴이나 요로 감염이 치료되지 않아 패혈증이 오고, 그것이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지면 의식이 사라진 혼수 상태가 된다. 이 단계를 미세하게 나누어 뇌사냐 비(非)뇌사를 판정하고는, 전자라면 맘놓고 이것 저것 떼어내는데, 그것은 의료법적인 사안이고, 의학적으로만 말한다면 뭉뚱그려서 신경학적 사망이다.

여기까지는 가역적이다. (뇌사는 비가역적이고 심폐사가 필연적으로 곧 온다고 주장되어졌는데, 최근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도 나옴.)

심장 박동이 멎고 또한 호흡이 멎으면 심폐적 사망이다. 둘 다 멎어야 사망이다. 그러므로 심장이 멎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 호흡기 돌리고 있다면 아직 죽지 않은 것이다. 이 단계는 가역/비가역을 오간다.

심폐가 죽고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장기의 기능이 정지된다. 장기가 망가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장기마다 다른데, 뇌나 심장같으면 5분, 콩팥이면 6시간, 각막이면 24시간이다. 생리적 사망이다.

생리적 사망, 즉 세포 사망이 이루어지고 나면, 세포 내의 유기물 고분자들이 분해되기 시작하니, 분자적 사망이다. 소위 "썩는다"는 말이다.

시체는 썩으나, 그 묘비는 남을 수 있다. 유형의 묘비일 수도 있고, 무형의 묘비일 수도 있다. 묘비까지 사라지게 되면, 그래서 지구인들의 기억에서 지워지면 일러 묘비적 사망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다. (의학 용어는 아니다. 본회원이 잘 아는 사람이 만든 말이다.)

생리적 사망에 이르는 시간이 장기마다 다르다고 적었다. 근육의 경우에는 6시간이다. 그래서 활어회보다 적절하게 숙성된 선어회가 더 맛있다. 세포가 깨지면서 세포속의 핵산들이 흘러나와 근육 표면에 감칠맛을 더한다.

본회원이 잘 아는 사람이 점심 시간에 식당들을 돌다가 보니 "활어회 덮밥" 메뉴가 있기에 신기한 마음에서 주문하였다. 설레는 기다림은 짧았고, '1분'만에 "활어회 덮밥"이 나왔다. 기가 막혀서 수족관이 어디 있느냐고 확인하였다. 수족관은 없었다. 여사장의 답변인즉슨 "아저씨가 아침에 수산 시장 가서 회 떠왔다. 그때는 활어이었다." 이게 어찌 활어인가? 활어와 선어는 다른 물건이다. 이들은 양두구육의 행위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활어선어"의 행위를 한 셈이다.

일본인들이 회를 좋아하고 많이 먹는다. 이들이 먹는 회는 냉동 참치회 정도를 제외하면, 대개 선어회이다. 활어회를 먹지 않는다. 반면 남한인들이 회를 먹는다 하면 활어회를 선호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남한에서 선어회를 판다면, 이것이 정말로 선어인지 믿을 수가 없다. 조선인들은 거짓말에 특화된 종족이기때문이다. 살아서 헤엄치고 있는 생선이야 "저거 잡아 주쇼."라고 골라, 눈앞에서 회 뜨면 글리코겐과 미오신이야 많이 달아났겠지만, 적어도 분자적 사망까지 진행된, 즉 썩은, 생선은 아니라고 확인할 수 있다.

남한인들은 선어회 가지고 "활어회 덮밥"을 제조하는 초능력자들이니, 무슨 기적이나 요술을 어떻게 부릴지 누가 안다는 말이겠는가?

일본은 이 초능력자들, 마법사들이 우글우글하는 남한이 무서워졌다. 선어회를 활(活)어회로 부활(活)시키는 능력이라면, 불화 수소를 가지고 뭔들 못 만들겠는가? 사린 가스를 못 만들겠는가, 사불화유라늄을 못 만들겠는가? 사불화우라늄을 만들면, 그 다음 순서는 육불화우라늄 아닌가? 그래서 아예 거래하지 않고 발빼는 편이 적게 손해보는 길이리라 판단한 모양이다.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