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에는 불완전함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발전시킨 삼단논법이라는 것이 있다. 

<연역법>
소전제: S-M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대전제: M-P 사람은 죽는 것이다.
그결론: S-P 소크라테스는 죽는 것이다.

<귀납법>
소전제1: M1-S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대전제1: M1-P 소크라테스는 죽는 것이다.
소전제2: M2-S 플라톤은 사람이다.
대전제2: M2-P 플라톤은 죽는 것이다.
 소/대전제3,4,5,6,7....
그결론: S-P 사람은 죽는 것이다.

<귀추법>
소전제: S-M 소크라테스는 죽는 것이다.
대전제: P-M 사람은 죽는 것이다.
그결론: S-P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 소개념을 포함하는 것이 소전제, 대개념을 포함하는 것이 대전제이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논리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연역법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도출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죽는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강조의 의미만 있을 뿐 아무런 발견이 없다.

귀납법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나, 수학적 귀납법을 제외하고 이 삼단논법은 불완전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귀납 추리의 전제로서 "자연의 제일성" 원리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언제라도 블랙 스완 한 마리만 나타나면 귀납 추리는 깨진다.

귀추법(歸推法, abduction, απαγωγή)에 대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세히 서술하지 않았고, 귀납법과의 관계가 불불명하다고 보았다. 헬라어 απαγωγή의 뜻이 "납치"이니, 이른바 견강부회(牽强附會)와 통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새로운 사실은 귀추법을 통하여 드러난다. 유형에 대한 통찰이요, 가장 그럴 법한 설명(most provable explanation)이다. 

단지 죽는다는 사실 하나로 소크라테스가 사람이라고 결론 내린다면 황당무계하고 희한한 주장이 된다. 플라톤에게 "사람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플라톤은 "털이 없고 두 발로 걷는 동물"이라고 답하였다. 다음날  디오게네스는 털을 뽑은 닭 한 마리를 아테네 성문앞에 세워 놓고는 "이게 바로 플라톤이 말하는 '사람'이오."라고 조롱하였다.

소전제: S-M 이 동물은 털이 없고 두 발로 걷는다.
대전제: P-M 사람은 털이 없고 두 발로 걷는다.
그결론: S-P 이 동물은 사람이다.

논리의 납치이다. 어이 상실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

소전제1: 이 사람의 공복시 혈당치는 200 mg/dL이다.
대전제1: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자의 공복시 혈당치는 120 mg/dL이상이다.

소전제2: 이 사람의 당화혈색소비는 7%이다.
대전제2: 조절이 되지 않은 당뇨병자의 당화혈색소비는 6%이상이다.

소전제3: 이 사람은 다식(polyphagia), 다음(polydypsia), 다뇨(polyuria) 증상을 호소한다.
대전제3: 당뇨병자에서 다식, 다음, 다뇨는 3P sign이라고 불리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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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결론: 이 사람은 [진단 기준을 충족시켰으니] 당뇨병자이다.

귀추법은 틀릴 수 있다.  일단 그 진단 기준이라는 게 사람[들]이 만든 것이고, 종종 바뀐다. 알고 보니 당뇨병이 아니라 갈색세포종 환자, 혹은 스팁 좁스처럼 글루카곤종 환자이더라는 오진의 가능성이 '항상' 있다. 여하튼 귀추법은 새로운 사실, 미래의 사실을 알아내는데 도움이 된다.

연역법은 보편적 사실에서 특수한 사실을 끌어내고, 귀납법은 특수한 사실에서 보편적 사실을 끌어내는 반면, 귀추법은 특수한 사실에서 특수한 사실을 끌어낸다. 틀릴 가능성은 있지만 그만큼 유용성이 있다, 개나 소나 다 아는 일반적 사실이 아니라 특수한 사실이기때문에. 셜록 홈즈의 "관찰과 추리"를 상기해 보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소전제1 : 이 동물은 오리처럼 생겼다.
소전제2: 이 동물은 오리처럼 걷는다.
소전제3: 이 동물은 오리처럼 헤엄친다.
소전제4: 이 동물은 오리처럼 꿱꿱거린다.
대전제1~4: 오리는 오리처럼 생기고,걷고,헤엄치고, 꿱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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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결론: 이 동물은 오리이다.

(※ 위 당뇨병 진단 추론은 예시를 든 것일  뿐, 실제 진단 기준은 예시보다 좀 더 정교하며 병명도 세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