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의 한 부작용이 낙태 금지이다. 

1973년 Roe v. Wade 재판에서 미 연방 대법원은 낙태 금지가 위헌이라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위헌 판례가 영원한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헌법 조문은 돌에 새겨져 있으나, 그에 대한 해석은 인간의 두부에 새겨져 있으며, 인간이 바뀌면 인간의 두부도 바뀐다. 

태생학의 정의에 의하면 임신 12주(임신 주수는 마지막 월경 개시일로부터 계산하므로, 수정으로부터는 대개 10주)까지는 그 존재를 배자(embryo)라고 부르며, 만 12주를 넘으면 비로소 태아(fetus)라고 부른다. 

이론적으로 배자는 각종 장기들이 발생 분화하는 도중이므로 그 기형 여부나 운명이 미정이며, 태아는 각종 장기와 기관이 비록 miniature 상태일 망정 거의 다 만들어졌으므로 그때부터는 성장만 제대로 하면 온전한 신생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현대 의학의 한계때문에 12주에 출산된 신생아가 생존하기는 어렵고, 대개 22주~24주 정도는 되어야 의술의 도움에 힘입은 생존이 가능하다.

낙태가 합법화되었다 하여 모든 낙태가 합법화된 것은 아니었다.  연방 대법원이 허용한 낙태는 24주전 어느 때까지의 낙태로서, 태아를 임부 자궁을 떠나 독자 생존을 할 가능성이 없는 기생체로 간주한다면 그 기생체에 대한 처분권이 숙주에게 귀속된다고 결정한 셈이니, 일종의 castle doctrine이다. 12주까지는 임부의 자유 의사로, 24주까지는 주정부의 규제하에.

 여기서 두 발짝쯤 더 나아간, "배자의 심장 박동이 존재하기만 하여도 인간"이라는 극단적인 법률인 "심장 박동법"을 지난 5월 7일 죠지아 주지사 브리안 켐프가 서명하였고; 켄터키, 미시시피, 오하이오 주는 연초에 이미 통과시켰는데; 심장은 배자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장기이다. 심장 박동은 고작 임신 6주이면 관찰된다. 수정으로부터 4주이니, 월경 한 번 거르면서 "이번에는 좀 늦어지네"하면 벌써 6주인 셈인데, 그래도 6주까지는 이른바 "Menstrual Regulation"이라고 불리는 처치가 허용되며, 낙태약 복용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 법의 뒷문 조항이다.

알라바마 주에서 사실상 모든 낙태를 금지하려는 입법 시도가 있다. 알라바마 주의회는 심장 박동법보다도 더 나아갈 작정이라고 하니,  그 뒷문마저도 막으려 함이다. 

정말로 수태로부터 '인간'이라고 치자. 그래서 그 "인간"을 낙태한 의사를 1급 살인죄 최장 99년 징역형에 처한다고 치자. 배자도 태아도 미국 시민이며,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책임질 사회 구성원이라는 것이며,  미국인을 죽인 죄는 그 죄가 작지 않다는 발상이리라. 애국주의는 전체주의로 가는 지름길이며, 이 또한 사회주의의 일종이다.

그 발상법을 그대로 연장해 보자.

쌍생아간 수혈 증후군(twin-to-twin transfusion syndrome, TTTS)이라는 병이 있다.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태반 한 개를 공유한다. 즉 양막(amnion)이 하나이다. 이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융막(chorion)도 나뉘어져 있는 경우라면, 형태학적으로는 태반이 한 개이지만 기능적으로는 가운데의 격벽에 의하여 두 개의 태반처럼 작동하므로 심각한 문제가 없다. 태반 크기 불균형에 따른 성장 불균형은 있을 수 있다.

융막이 나뉘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문제이다. 갑 태아와 을 태아의 혈관들이 한 개의 태반속에서 장벽없이 자유롭게 만난다. 혈관들은 자라면서 조직을 녹여 나가기때문에, 태반속에서 갑의 혈관과 을의 혈관의 문합(anastomosis)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1) 갑의 동맥과 을의 동맥이 문합한다. O.K.이다. 
(2) 갑의 정맥과 을의 정맥이 문합한다. 역시 O.K.이다. 
(3) 그러나 만일 갑의 동맥과 을의 정맥이 문합한다면, 이는 not O.K.이다.

동맥압은 높고, 정맥압은 낮다. 즉, 갑의 피가 을에게 넘어간다. 갑은 대량의 실혈로 빈혈 및 영양실조에 빠지고 결국 빼빼 말라 죽어간다. 을이라고 해서 형편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일단 피가 과다하고, 더하여 빈혈 및 탈수 상태에 빠진 갑의 콩팥이 분비한 다량의 레닌-안지오텐신 호르몬때문에  (순환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호르몬도 갑에서 을로 넘어간다.), 심한 고혈압 및 부종이 생긴다. 

갑 태아의 사망율이 85% 정도이다. 을 태아의 사망률은 그보다 낮은 35% 정도이다.

갑은 죽었고 을은 살았다면, 미국 시민 을을 미국 시민  갑에 대한 태중의 2급 살인죄를 적용하여 기소할 것인가?  형사 미성년 제도가 존재하므로 실제 기소까지 되지는 않겠으나, 을 신생아에게 도덕적 비난을 가할 수는 있겠는가? 긴급 피난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배자나 태아를 인간  개체로 의제할 경우 봉착하게 될 수많은 문제들중 단지 한 가지 보기일 뿐이다.

Pro-Life v. Pro-Choice 도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choice가 아무렴 life를 능가하겠는가? 마이모니데스의 가르침대로라면 Pro-His Life v. Pro-My Life가 올바른 대결 구도일 터이다.

(※ TTTS를 보면 프로스트의 시 「담장을 고치며」에 나오는 귀절 "좋은 담장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가 연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