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그루님의 글 http://theacro.com/zbxe/5425045 에 댓글을 달다가 길어지고 아래로 갈 수록 내용이 바뀌면서 댓글로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빼왔습니다. 원래는 기술패권전쟁에 대한 이야기로 쓰기 시작했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에너지 패권전쟁과 한국 이야기를 쓰고 있더라구요. ㅎㅎㅎ



1. (기)  미-중 기술 패권 전쟁

기술 패권 전쟁이라는 측면을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군사/방위 기술 (예: 핵무기,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우위에 있으면 세계 패권을 쥘 수가 있었겠죠. 

지금의 (기술) 패권 전쟁은 군사/방위 기술 뿐만 아니라 정보 통신과 연관된 산업, 즉 실질적으로 경제적인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고 봅니다.  화웨이의 5G 사업에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이 끊임없이 딴지를 거는 것도 그 때문이겠죠. 사실 한국은 화웨이 통신망을 깔게 된 이상 중국에게 이미 한쪽 발목이 잡혀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LG가 이게 싸다고 들여왔는지 아니면 중국 공산당에게 뇌물을 먹었는 지 모르겠지만, 결국 십년 앞을 내다보면 이것은 을사조약에 버금가는 짓이라 평가합니다. 뭐 군사기밀같은 것이야 어찌어찌해서 보안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중국 공산당에게 대한민국의 금융-경제-에너지 관련된 온갖 종류의 상상할 수 없는 데이터에 대한 완벽한 접근성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니까요. 


2. (승) 미-중 에너지 패권 전쟁

전쟁을 수행할 (특히 오래 수행할) 능력은 단순 경제력 이외에 '에너지 보급 능력'에 있습니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하는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가 (미국과 전쟁을 했을 때) 안전한 원유 보급로를 확보하려는 이유가 또 미국이 이를 계속 훼방놓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죠. 미국이 인도와 군사 동맹을 확장하는 이유도 마찬가지 이유이고...

이 연장선상에서 아시아에 있는 미군 기지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태국-싱가포르-호주-일본-대한민국 입니다. 정확하게 중국 해상 교역로를 감싸고 또는 봉쇄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남지나해에 인공섬을 세워서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 것은 중동에서 오는 원유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진 이유 중에 가장 큰 하나가 바로 결국 원유 수급로가 끊겨서입니다. 비행기를 띄울 연료가 없으니 막판에 가미가제까지 나온 것이죠.

중국은 미국하고 전쟁하는 씨나리오를 수도 없이 써봤을 것입니다. 지금 상황 -- 미국 기지들이 중국의 해상 통로를 감싸고 있는 상황 -- 에서는 에너지 보급로가 막히기 때문에 일본과 똑같은 전차를 밟게 될 것입니다. 일대일로의 그림을 보면 결국 전부 중동을 통과하게 되어 있는데, 이 길은 무역뿐만 아니라 결국은 에너지 보급로입니다. (물론 현재와 같은 수출 중심 산업을 유지하려면 원유를 값싸게 들여와야한다는 측면까지 고려해서 말입니다.) 

One Road는 기차로 무역을 하는 것도 있지만, 핵심은 파이프라인 건설입니다. 중앙아시아의 있는 국가들을 통과해서 중동의 여러 국가들에게서 직접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가까운 이란과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를 미국이 가만 놔둘리가 없죠. 이란이 미국과 사이가 나쁜 것이 단순히 핵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현재 문제의 기원은 인접국가들을 통해 중국까지 가는 원유 파이프라인 연결 시도에서 시작된 -- 미국이 제 삼자로 끼인 -- 인접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대내외적인 문제/외교 분쟁, 그리고 이란의 친중 성향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드라마틱한 것이 전세계의 공산 독재국가들에 가면 항상 존재하는 북한의 발자취도 여기에 같이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원유수급에 관련된 파이프라인 이야기 + 동남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항구를 빼앗아서 만든 중국 해군기지 이야기등등은 나중에 시간이 되면 더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이 정도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3. (전1) 일대일로와 반미, 중국 유학생, 스파이, 그리고 한국은?

그런데, 중국 공산당이 원유 수급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일대일로 정도만 했을까요. 

과연 그걸로 만족이 되나요? 원유 수급로 확보에 가장 "직접적인 골치거리"가 되는 미군기지들은 그냥 놔두면서 겨우 간접적인 또는 우회하는 방법 하나만 쓴다구요? 

중국은 다른 한편으로 위에서 말한 아시아의 미군 기지를 무력화 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미 수 십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한번 해보죠.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도 미국 대선과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 상당히 관여했다는 증거가 많습니다. 세계 각 나라에 나가있는 중국 유학생들은 중국 대사관의 관리를 받습니다. 그 한 예로 얼마전에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학교들에 유학중인 중국 학생들중에 스파이들이 많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죠. 또 한 예로 생각나는 것이 얼마전에 토론토 대학의 학생회장으로 당선된 한 학생이 있었는데, 티벳 계열이고 티벳 독립운동에 관련된 단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당선이 되자마자 그녀의 셀폰과 sns에 중국 (유)학생들의 문자테러가 있었습니다. 목숨을 위협하는 발언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서 그 학생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습니다. 이런게 그냥 단순히 민족주의 정도에서 기인하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중국 공산당이 대사관을 통해서 이런 유학생들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시대가 어떤 때인데 이런 일을 하냐구요?  독재자들은 시대를 초월해서 똑같은 짓을 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도 CIA나 FBI 등등을 통해서 세계 각 나라를 다니면서 온갖 비열한 공작을 일삼고 있는데, 중국같은 독재국가가 이런 짓을 안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요.

 (아, 참고로 전에도 몇번 말했지만 저도 얼마전까지 진짜 하나도 모르는 깡통이었습니다. 호기심에 이번 정부의 남북 및 대외 관계를 찾아보다가 미중 패권 전쟁의 배경까지 알게 되었단 말이죠. 이게 다 문재인 대통령 덕분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면 중국 공산당이 미군기지가 존재하는 한국에서는 아무 짓도 안했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아주 순진한 생각이죠.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 지난 수십년 동안 차근차근 벌어진 일들을 한번 상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미군기지 철수 운동이라는 것이 대한민국에만 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키나와나 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있었다라는 말입니다. (싱카포르에서는 잘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라고 생각해보면 독재국가잖아요.) 중국 공산당이 이들 나라에서 끊임 없는 첩보활동과 반미 운동을 지원해 왔습니다. 한국에 있는 수 많은 그 순진무구한 중국 유학생들 툭하면 시위에 동원됩니다. 왜? 대사관에서 점수 매기거든요. 그러면 이들이 과연 어떤 시위에 동원이 될까요? 단순 반미 시위 뿐만 아니라, 탈원전 같은 이슈에 관련된 수 많은 환경단체 시위들에도 이 친구들이 자주 나타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충분히 상상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남한에 중국계 유학생들만 있나요. 그냥 일반 중국인들도 무척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오로지 비지니스만 하려고 와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북한 간첩보다 중국 스파이들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비즈니스만 하려고 와 있다고 쳐도 어느날 갑자기 중국 대사관에서 불러서 가보니 공안이 이것 저것해라 하면 당연히 시키는 데로 해야하는 것이 중국인들의 입장입니다. 뭐 음모론으로 생각하셔도 됩니다만 논리적으로는 제 말이 맞을 것 같지 않으세요?

그런데, 이 와중에 중국 공산당들이 한국 정치인들은 매수 안했겠습니까. 자치단체장들? 기업인들? 시민 단체들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이 정도면 제가 무슨 소리하려고 하려고 하는 지 감 잡으셨을겁니다. 친중은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히 들어와 있습니다.


4. (전2)  동북공정과 중국 공산당의 위대한 꿈

아주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 찾아보기 귀찮아서 패스 -- 동북공정은 중국 역사 편찬 사업 무슨 7개년 계획의 제 4차나 5차 과정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국식으로 하면 예전에 있던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동북공정은 이런 식의 "중국 공산당의 주도하에" 씨리즈로 전개되는 것의 한 챕터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동북공정은 끝났어요. 하지만, 여전히 이 씨리즈는 계속되고 있고 여러가지 역사 편찬 사업을 확장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지 고구려, 발해 정도가 아닙니다. 2016년도에는 이미 백제사까지 자기네들 역사에 집어넣었습니다. (과연 몇년 내로 신라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네요. 그 다음에는 고려? 조선?)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대한민국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이 소수 민족들이 독립할까봐 그게 두려워 동북공정을 한다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게 다가 아닙니다. 겨우 그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을 아주 우습게 보는 것이죠. 

(여기서 오해할까봐 적는데 개인적으로는 중국사람들 무척 좋아합니다. 중국인 친구들도 많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중국 공산당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고, 결국 중국 시스템 자체가 한국과 한국경제에 대단히 큰 위협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 중국 공산당 주도하에 벌어진 역사 편찬 사업 씨리즈는 역사 학술대회를 연 것이 아니라 친공산당 학자들을 모아 놓고서 수십년간 역사 교과서를 새로 쓴 것입니다. 이미 중국 본토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중국 이민자 (또는 화교)들이 만든 학교에서 이 새로운 교과서로 배우고 있고, 앞으로 몇년 후에는 자기네들이 편찬한 (그리고 편찬할) 교과서들를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도서관으로 보내서 영원히 보관하는 사업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북미에만 해도 최근에 Chinese immersion school들이 곳곳에 많이 설립이 되었습니다. 공식 언어로 영어와 중국어를 교차해서 가르치는 학교들입니다. 단순히 중국 교포들에게만 인기가 많은 것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북미인들에게서도 인기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들에서 조만간 고구려-백제-발해사를 중국역사의 일환으로 가르치겠죠. 오, 생각해보니 짜증을 넘어서 좀 공포스럽기도 하네요. (갑자기 몇년 전 우리 둘째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친했던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 아이 엄마가 우리애도 같이 Chinese immersion school 다니게 하자고 여러차례 권유(?)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 공산당의 목표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고 위대하고 큽니다. 위대하고 높을 뿐만 아니라 조직적이고 치밀한 롱텀 계획까지 동반하고 있습니다. 한번 해보고 안되면 뭐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그만 둘 수 있는 그런 수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중 패권전쟁은 상당기간 계속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최근 몇년 사이 깨닫은 것이 하나 있다면 인간이 만든 어떤 종류의 조직이던 그 조직은 생물체 같아서 더 커지지 않고 현상 유지만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자전거가 계속 굴러가지 않으면 결국은 엎어지고 말 듯이 말입니다. 인간이 만든 조직 중에서 당대에 가장 큰 것이 바로 패권 국가 아닙니까. 하물며 독재를 하는 국가이자 앞으로 패권 국가가 되고자 하는 국가는 더더욱 그 압력을 크게 받게 되어 있습니다. 존재의 필연같은? 

그 존재의 필연으로 중국 공산당은 하기 싫어도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지금에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꿈은 더 크게 꿔야하는데, 그것이 주변 국가들의 희생을 필히 동반하며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런데 하필이면 대한민국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라는 것이 참 불행인 것이죠. 시진핑이 2017년 트럼프와 정상회담할 때 대놓고 한반도는 수천년간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은 왜 꺼냈겠습니까. (실은 이 말은 단독 비공개 회담중에 한 말이었었는데, 트럼프가 나중에 그 말을 언론 인터뷰에 실수처럼 흘린 경유도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트럼프같은 능구렁이가 그 벌어질 파장에 대해서 모르고 그랬겠습니까.)


5. (결) 순박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정리해보죠. 이런 그림들을 전체적으로 맞춰보면 문재인의 중국몽같은 발언이 얼마나 순진하고 위험한 발상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정말로 후하게 쳐서 문재인과 586들이 사리사욕은 일절 없고 단순히 남북평화를 하기 위해서 이처럼 행동한다고 백만번 이해를 해준다고 합시다. 하지만, (남북)평화라는 것을 중국과 가깝게 통하면서 이루려고 하는 것은 -- 거기에 반미까지 병행하면서 -- 대한민국을 통채로 절단낼 수도 있는 수준의 리스크를 동반한다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Either way 어느 쪽이던 마찬가지로 위험합니다. 즉 미국이 그것을 견제하다 보니 대한민국 경제가 망가질 수도 있지만, 중국이 요것들 봐라, 이때다 하면서 남한을 집어 삼킬 수도 있는 것이죠.

아니 예전에 80년대 운동권 대학생 형아, 누나들 말을 들어보면 미 제국주의 자본은 가난한 한국 노동자들을 착취한다고 하잖아요. 사실 완전히 틀린 소리 아닙니다. 그게 자본의 속성이니까요. 그런데, 그러면 2010-20년대의 중국 공산당은 인자하고 자비로와서 공짜로 한반도 평화를 지켜준답니까. 어찌 이런 등신같은 접근 방법이 있답니까. 미국은 태평양을 건너와야 하는 먼 거리라서 착취하는 것의 한계라도 있지만, 가까이에 있는 중국은 경제적 수탈을 넘어서 아예 한반도를 종속화 또는 필요하면 통채로 꿀꺽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나봐요. 얘네들이 할 일이 없어서 백제사까지 건드리고 자빠지겠습니까. 이 얼마나 빈곤한 상상력인지 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친중은 우리 생활에 깊숙히 들어와 있습니다. 한국이 처한 지금의 국제 상황은 중국이 성장하면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스테이지가 펼쳐지게 되면 언젠가는 벌어졌을 어떻게 보면 필연인 것도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이것은 그냥 단순히 두 나라간의 패권 다툼이다라고만 생각해서 안이하게 넘길 문제가 아닌 생사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