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해수로는 3년, 아직 만 2년이 안된 정부입니다.

근데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는 정권 말기 레임덕 분위기가 풀풀 나고 있습니다. 집권 1년차때 80퍼센트 지지율이라며 히히덕 거리고 다니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이모양 이꼴이라니 정말 세상이 휙휙 바뀌나 봅니다.

제가 느끼는 그리고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는 2006년 참여정부 말기 시절이랑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뭡니까.

외신 기자 비난, 동남아 외교 결례 논란, 고위공직자 후보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 총기 경호 논란, EBS 이사장 아들의 마약 전과 관련된 논란.

각각의 토픽도 토픽이지만,그것보다는 그 토픽을 둘러싼 갈등의 발현 방향 과 그 해결 방법이 어쩜그렇게 당시 참여정부 시절이랑 판박이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때 그사람"들이 나이만 +15살이 된 다음 돌아왔기 때문이겠지요?

여기서 말하는 분위기라는게 이런 겁니다.

-- 자신들의 잘못을 절대 인정안합니다. 일단 절대로 사과하거나 잘못했다고 말하는 게 없습니다.  
-- 별거 아닌 것 같은 문제에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걸 "지는 거"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토론'을 통해 이기고 지나가야 합니다.
-- 뭔가 지엽적인 부분을 가지고 물고 늘어집니다. 전문가들도 아니라고 하는데, 다른 친정권 스피커들 불러서 이런경우에는 그럴수도 있다 니들이 뭘 뭐르는거 라고 끝까지 우깁니다.
-- 그래서 말이 길어지고 시끄러워 집니다. 뭔가 깔끔하게 매듭짓고 해결하고 가는게 없습니다.
-- 하나하나 별거 아닌 이슈들이 쌓여가면서 피로감만 가중됩니다.

정부가 행하는 언행이 DC 인사이드나 트위터에서 키보드 배틀 뛰는 사람들과 크게 다를게 없어집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됩니다. 목소리 크게 내주는 스피커들만 살아남고, 진짜 문제에 시선을 집중할 전문가들은 다들 우군에서 떠나가게 됩니다.

참여 정부 말기 모습이 딱 그랬습니다.

속편은 전편의 재방송이 되지 않으려고 작정을 했는지, 그 5년의 모습을 압축해서 2년만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1. 동남아 순방 인사말 논란

이 논란도 좀 웃긴게. 현지 전문가들은 인삿말이 들렸다고 했고, 청와대는 아니다 그것도 맞다고 우겼습니다. 이런 말이 나올정도라면, 문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금 현재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현지 표현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이야기 일겁니다. 

사실 이런건 현지 대사관측에서 연설문 한 1분만 점검해도 바로  크로스 체크가 되는 문제 일텐데, 그걸 안했는지 못했는지 이런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대사관이나 전문가가 체크한게 아니라 청와대 의전팀이나 이런데에서 뭐 인터넷 구글검색으로 찾아본 다음 쓴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뭡니까.)


그럼 문제 나왔을 때, 일정상 연설문 체크를 못해서 논란이 있었다 다음에는 잘하겠다, 뭐 이렇게 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우깁니다. 

그래서 한참 시끄럽게 논쟁만 만듭니다.

진짜 문제는 이거입니다. 그런데.

"신남방정책" 이다 뭐다 요란하게 선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알겠습니다. "우리 대통령님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계신다능. 언론은 왜 스폿라이트 안주냐능? 대통령 이뻐해 달라능." 하는 친문 스피커 빠돌이들의 마음도 알겠습니다.

근데 그거 "세계속에서 인정받는 BTS" 같은 느낌으로 대통령 아이돌화 작전 말고 무슨 의미라도 있는 겁니까?

진짜로 진지하게 동남아 국가들과 어떤식으로 무역 교류, 경제 교류를 해서 국가 경제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대단한 플랜이라도 있는 겁니까?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이 3국이 외교,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고, 이런 방문에서 어떤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려고 했습니까? 대통령 부부 동남아 관광 간거 이상의 의미가 있긴 한겁니까?

현지 행사에서 현지 인사말 조차 제대로 크로스 체크 못하는데, 무슨 대단한 마스터 플랜이 있었는지 의심이 가지 않겠습니까.

신남방 정책이라는거, 그냥 우리가 제1세계 국가들에게는 좀 쫄리는 면이 있지 않으니, 저기 좀 우리보다 못사는 (그렇다고 생각하는) 나라들 방문하고 그러면, 뭐 좀 국빈 대접도 받고 그럴 수 있을것 같은 '촌놈들의 제국주의' 정신이 되돌아 나온거 아닙니까.


2. 외신 기자 비난

청와대의 NL 386들의 언론 컴플렉스는 이전 정부에도 심했지만, 지금 정부에서는 극에 달한것 같습니다.

그때도 기자실 폐쇄등의 정책을 피면서 언론사와의 관계가 아주 대놓고 전쟁으로 갔었습니다.

지금 정부 주류와 그 지지자들이 바라는 언론은 그냥 북한식 언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님"을 찬양하고, 그 말을 받아적고 아름답게 해석해서 훈시를 퍼뜨리고, 정부의 입장에서서 "적들"을 까내려주는 조선중앙통신 같은 그런 언론 말입니다.

그게 아니라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만 나오면, 일단 '무적권' 기레기 딱치를 붙입니다. 팩트에서 틀린게 없으면 없을 수록, "이런 카악 기레기들. 퉤." 라는 댓글 부대를 먼저 투입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기사의 외신을 쓴 기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검은 머리 외국인"하면서 민주당이 비난하고 청와대가 은근히 거들어준 부분이었습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한국회사들이 차별받지 않기를 바란다면,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회사들에게 차별을 하면 안됩니다.
해외 언론이 한국에서 기자를 고용하고, 그 기사의 내용을 검토해서 인터넷이건 지면이건 실었다면, 그 기사는 해외 언론 기사입니다.
그 기사를 쓴 사람의 국적이 한국인 김개똥이건 독일인 군터 하인쯔건 말입니다. 

여기다가 대고, 인터넷 악플 달듯이 "검은머리 외국인" 매국자라는 뉘앙스의 비난을 집권여당이 논평했다는 것은 지금 정부와 여당의 언론관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확인시켜 줬습니다.

국내 언론 = 우리편 언론 + 저쪽 언론. 저쪽편에대해서는 일단  무슨 말을 하건 기레기질 시전. 
외신 = 어리버리 국내 사정을 잘 모르니까 우리가 불러주는대로 써야하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들. (한국 사람 고용하는건 반칙!)


3.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EBS, 총기 경호

참여정부때 부동잔 잡는다고 온 나라를 대결분위기로 만들어가다가, 청와대 이백만 수석이 강남에 투기성 아파트 구매한게 걸려서 사표썼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장관 후보로 올리신 분들 보면, 아니나 다를까 부동산 투자의 귀재들입니다.

아니 손혜원 의원도 그렇고 위에서 다들 그렇게들 살고 계시는 거면, 왜 이문제를 가지고 조선일보 비난하면서 맨날 소리 빽빽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 7대 기준이니 뭐니 했던건, 지금 생각하면 일부러 웃길려고 한거 아닌거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아닙니까.


* EBS 유시춘 이사장 아들건.

아들이 대마초로 실형을 살았습니다. 그것도 모임가서 호기심에서 한번 한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세관을 뚫고 밀수를 해서, 그걸 변장하고 받아다가 흡입하는 바람에 빼도박도, 못하고 실형입니다. 

뭐 아들 관리 못할 수도 있죠. 연좌제는 아니니까.

근데 문제가 된건 이 건에 대한 유시춘 이사장의 언론 인터뷰입니다.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29396

일단 대법원까지 가서 실형이 나왔고, 사실관계와 정황이 매우 명확함에도, 잘못된 재판이라며 인정을 안하고 있습니다. (자녀 키워본 사람들 입장에서, 자기 자녀가 언제나 그렇게 옳기만 하던가요. 그에 비해 자기 남편이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켰을때, 어떤 연극배우는 어떤 태도를 취했던가요? 정부에 의해 임명되는 공기업 이사장이라면 더 어떻게 했었어야 할까요.)

거기에 인터뷰에서 무척이나 당당하게 권력자 티를 내고 있습니다. 청와대에 아는 '후배'와 상의했다. 내가 하려고만 했으면 윤석열 검찰 총장에게 힘을 못썼겠냐. 검사가 의심스럽다 등등. 하려고만 했으면 압력을 행사할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양심적인 나라는 자뻑이 정말 기가 찹니다. 

거기에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검사가 국정원 파견 근무가 있어서 수상하다고 투정부리는 것. 본인이 청와대랑 연줄이 있으니까 그런 내용을 알고 정보를 얻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거에 대한 어떤 문제의식도 없는겁니다. 

청와대가 유시춘씨 임명전 이사건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한것도 정황상 거짓말인것 같지만 여기서는 넘어가겠습니다.

청와대와 그 주변인물들의 "우리는 잘못 없음" 유전자가 다시금 발현된 것만 짚고 넘어갑니다.


* 총기 경호

대통령이 지지율 떨어지자 시장가서 먹방 찍는 건 문재인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분야의 대가는 가카 이명박씨가 있습니다.  그때 찍은 맛깔스런 사진들은 지금도 회자됩니다.

반면 그네 공주는 태세가 히키코모리라 '묵방'은 체질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자기 어려울때면 가간히 대구 내려가서 시장가서 사진찍고 토닥토닥좀 받고 정신적으로 힐링좀 받고 그랬습니다.

우리 '이니' 께서도 지지율좀 다급해 지니까 먹방사진 한번 찍겠다고 나섰습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심지어 대구에서도 변하지 않은 못말리는 우리 이니 인기" 사진을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미리 연출된 사람들이 피켓 만들어서 대기 한 것 까지는 뭐 맨날 하는 일이니 그런가 보겠습니다.

문제는 "사복입은 경호원"이 "자동소총"을 "노출된 형태"로 소지 하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부터였습니다.

이 사진이 문제가 되자, 다른 모든 문제와 마찬가지로 시끄러운 논란이 계속됩니다. 친문 스피커들은 갑자기 총기 전문가가 되서 자동소총의 연식과 제원에 대한 강의를 늘어놓고, 경호전문가가 되서 어쩌고 저저고 말이 많아집니다.

청와대의 해명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과거 정권도 그랬다, 이게 원래 프로토콜이라며 사진을 공개합니다. 허나 만약 이번 사건도 (A) 제복을 입은 요원이 기관총을 노출시킨채 소지했거나 (B) 사복을 입은 요원이 기관총을 잘 안보이게 소지 (예 코트 속, 가방속) 한것이 살짝 노출된것이라면 큰 문제는 안되었을 겁니다.  

청와대가 보인 사진은 (A)아니면 (B)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그게 맞는 프로토콜이겠죠. https://news.joins.com/article/23420586

하지만 청와대와 친문 스피커들에게 이건 "져서는 안되는 키보드 배틀" 입니다. 규정을 찾아내고,  외국 사례를 찾아내고, 씩씩 거리면서 근거를 만들어서 키배에서 이기려고 애를 씁니다. 청와대에서 나오는 말이나 친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말에 차이가 없습니다. 품위도 전략도.

반면 키보드 배틀에서 백날 이겨봤자 끝나는게 아닙니다. 대구 시장 방문한 대통령 문재인이 처음 아닙니다. 근데 사복 기관총 요원을 보여준건 처음입니다. 여기에 어떤 정서적 충격을 받았겠습니까.  

거꾸로 이명박이나 박근혜가 광주 방문해서 시장 시찰하면서, 이런 모습 보여주었으면, 어떤 반향을 일으켰겠습니까?


4. 386 꼰대 정권의 한계

앞에서 이야기했듯 2005년경에 참여정부때 시끄럽고 어지러웠던 시절이랑 여러모로 오버랩됩니다.

사실 당연합니다. 그때 그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으니까요.

나이만 +15년 많아져서.

그때보다 더 머리가 굳고, 자기가 옳다는 확신만 가득찬 채로.

386 꼰대 아저씨 정권. 

그게 이 정권의 민낯이고, 그게 이 정권이 세상을 풀어나가는 방법입니다.

그 끝이 어떻게 될지,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