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무엇인가? 돈의 본질을 알게 되면, 미국과 북한 사이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

돈이란 간단히 말해서 발행자가 소지자에게 돈 액면가격만큼의 "빚"을 지고 있다는 "빚문서"에 다름 아니다. 수표나 어음과 다른 점은 배서가 필요없다는 점이고, 국채와 다른 점은 이자가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돈의 본질이 "빚문서"라면, 돈을 발행할 수 있는 힘, 즉 발권력의 본질은 "신용"임도 따라서 자명한 노릇이다. 누가 믿음이 가지 않는 상대방의 돈을 받겠는가?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다. 작년 한 해 미국이 낸 경상수지 적자가 물경 6000억 달러가 넘고, 미국 정부가 낸 재정 적자는 4000억 달러가 넘는다. 그 엄청난 적자들을, 전자는 달러를 수출하여 메꾸고 후자는 재무부 채권을 발행하여 메꾼다. 클린톤때 순채권국이었던 미국의 순국가채무가 이제는 2조 달러가 넘는다.

그렇다면 미국이외의 다른 나라들, 예컨대 남한 정부는 대관절 무엇을 믿고 미국 달러를 받아 챙겨 놓고, 또 남는 달러를 미국 재무부 채권으로 바꾸어 쌓아 놓는가? 그것은 미국 연방 정부가 가지고 있는 "세금을 거둘 수 있는 힘"과 "연방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담보로 삼아, 그 신용을 평가하기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대략 그 비율이 1:2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다.

어떤 사람이 은행에서 돈을 1억원 꾸어서 집을 샀다고 치자. 1억원이라는 돈은 없어졌지만, 대신 1억원짜리 집이 남은 셈이다. 은행은 이 사람이 1억원짜리 집을 갖고 있는 한, 또 번듯한 직장에서 5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한 1억원이라는 대출에 대하여 안심하여도 좋을 것이다. 미국이 지구상 최대의 채무국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지구상에서 가장 강하고 안전하고 부유한 나라이기때문에 미국이 짊어진 빚만큼 안전한 빚이 없고, 따라서 북한 돈이나 지나 돈이나 심지어 일본 돈보다도 미국 돈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미 연방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이란 건물, 도로, 항만, 공항, 무기, 군대, 사회체제, 법질서, 과학력등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총망라한 것인데, 이것의 평가액은 시시각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만일 그 집에서 폭탄이 터져 한쪽 벽이 무너지고 나머지 벽에도 금이 가 있다면, 게다가 그 주인이 실력부족과 구조조정을 이유로 직장에서 떨려날 판이라면 은행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고, 대출금을 급히 회수하려고 덤비게 될 것이다. 은행이라는 존재가 원래 "맑은 날 우산 빌려주고, 비오는 날 우산 걷어가는 존재"로 알려져 있기는 하나, 이쯤되면 福無雙至 禍不單行이라는 성귀도 지나치지 않을 터이다.

달러를 세계의 기축통화로 유지할 수 있는 근거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인데, 미국이 실은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며, 개나 소나 원자탄을 갖고 미국을 협박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미국과 미국민들은 쉽게 말해서 깡통찬 거지가 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이 표현은 과장된 표현이고, 미국은 자체 자원이 풍부한 나라이므로 여전히 일본, 남한보다는 여유가 있겠지만, 여하튼 지금의 풍요로움은 물 건너간다 이 말이다.)

단지 석유 결제 수단을 달러에서 유로로 바꾸겠다는 말 한 마디로도 사담 후세인은 쇠고랑을 찼다. 이제금 미국을 선제공격하겠다는 둥, 핵무기를 다른 나라에 팔 수도 있다는 둥의 김 정일류의 협박을 만일 미국이 용납한다면, 더 이상 미국은 미국이 아니게 된다. 정체성의 위기가 오는 것이다. 정체성의 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느님조차도 그러하다.

그렇기때문에 미국은 [김 정일이 백기를 들지 않는 한] 반드시 김 정일을 친다. 이것은 공리이므로 아무도 토를 달 필요가 없다.

(※ 위 글은 2005.5.7.에 쓴 글로서, 현 시점에서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혈암유 증산에 의하여 미국의 입장이 약간 바뀌기는 하였으나. 현대 통화 이론(Modern monetary theory, MMT)에 대하여는 최근의 신문 기사에 잘 정리되어 있다. 도표도 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469&aid=0000371194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9-03-11/mmt-has-been-around-for-decades-here-s-why-it-just-caught-fire


추가: 정은이가,  손에 백기는 들었으되, 입으로는 딴 소리를 하였음이 바로 하노이 회담의 취약점이었다. 병법 36계중 만천과해(瞞天過海)의 계책을 부려 본 셈인데, 하늘(트럼프)이 속아 넘어가지 않아 바다 건너기에 실패했음이 회담의 결과이다. 트럼프는 소리장도(笑裏藏刀)의 계책을 베이스로  깔고 가서는 오히려 타초경사(打草驚蛇)의 계책으로 응수하였다.  미래야 더 두고 볼 일이지만, 몇 가지 예상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