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에 [Good Wife]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등장인물인 여성 변호사는 시카고의 큰 로펌의 대표 중의 한 사람으로 근무합니다. 로펌 고객들이 서로 소송을 거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여성 변호사는 새 고객의 변호 의뢰를 거절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로펌의 이해충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거절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원고와 피고 소송당사자들이 이해충돌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호를 의뢰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 드라마에 그런 사례가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2. 판사가 어떤 민사재판의 원고나 피고, 형사재판의 피고인과 아주 가까운 사이라면, 판결을 내릴 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판사가 스스로 재판에서 물러나서 다른 판사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런 수준의 이해충돌은 누구나 납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3. 그러나 단순히 안면을 아는 지인 정도라면, 단순히 같은 동네에서 살았다는 정도라면, 단순히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정도라면, 굳이 스스로 재판에서 물러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다만 미국 법정물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재판이 진행되는 초기에 판사가 스스로 관계를 밝힐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러면 불필요한 의혹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고, 편파적이다 싶을 때는 변호인들이 다른 판사로 교체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미국에는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들이 로비스트를 만나서 의견을 듣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선거자금 모금회 같은 데에서 후원자들은 후보를 만나서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고, 심할 경우에는 강한 압력을 넣기도 합니다. 미국 드라마 [웨스트 윙]에서 그런 장면을 보았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생각해 보니, 이건 이해충돌에 바로 걸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로비스트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 이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습니다.


5. 시군구 급의 의회에서 예산을 배정할 때, 의원들은 각자 자기 동네에 예산을 끌어 오려고 노력할 게 분명합니다. 이건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어찌 보면 이해충돌일 수도 있고,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이해충돌일 수도 있습니다. 판단의 경계선을 정하기가 무척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6. 대통령이 공공기관의 인사를 할 때, 소속 정당이나 비서실이나 지인들의 추천을 받습니다. 그러면 이 추천은 이해충돌에 걸리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불가피한 이해충돌일 수도 있습니다. 추천인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추천하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입니다. 또 혈연/학연/지연 등에 얽혀 있다고 해서, 유능한 사람을 추천을 안 하는 것도 불합리합니다. 따라서 인사 추천의 경우 이해충돌 판단의 경계선을 정하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7. 세상사를 간단명쾌하게 재단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런 일은 별로 없지요. 그래서 저는 미국 같은 나라들이 이해충돌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선언적 조항은 무의미하고, 처벌 규정이 들어간 조항이 있으면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 제가 영어를 못하니까, 아시는 분에게 소개글을 부탁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