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는 난리가 났고, 자한당에서는 신이 나서 축포를 터트리고 있는데, 이도 저도 아닌 제가 보는 관전평은 이렇습니다.


1. 일단 안희정은 차기 대선 주자 문제와는 별개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당시 미투 운동의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민주당 내의 차기 대선 주자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론이니 뭐니 하는 것은 과장된 해석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이번 2심에서 안희정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쳐도 그게 사랑으로 미화될 사건은 아닙니다. 불륜을 저지른 정치인은 자연스럽게 선출직에 더이상 희망이 없으니까요.

물론 안희정을 제거하기 위한 민주당내 어떤 세력이 피해자를 부추겨서 폭로를 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라는 주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분위기는 세계적인 추세인 미투 운동이 국내에서 확산되는 과정에 있었기에 그런 부축임이 있었나 말거나 언젠가는 피해자가 나서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희정은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나가 떨어졌을 겁니다. 

대신에 안희정과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대선 주자들은 이게 왠 떡이냐 했겠죠. 특히 친문내에서도 그 원류인 친노, 즉 노무현의 적자가 누구냐라는 것을 놓고 경쟁하는 쪽에서 상당히 좋아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2. 그런데 김경수 구속, 즉 드루킹 사건은 안희정 건과는 양상이 많이 다릅니다. 이것이야 말로 민주당내의 차기 권력 투쟁의 일환으로 발생한 일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대선에서는 드루킹이 댓글 조작을 통해서 가장 손해를 본 것은 안철수입니다. 여론 조사 지지율이 안철수가 앞서가는 순간부터 갑자기 안철수를 향한 수많은 네가티브 공작 기사들과 수도 없는 댓글 공격이 가해지던 것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네이버 기사의 순위와 그 댓글들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던 안철수 지지자들이 가장 황당했을거에요. 그때는 이게 바로 60년 전통의 민주당의 자금과 조직의 화력인가 했을텐데, 알고보니 조작이었죠. 하지만 아무리 안철수나 바른 미래당이 댓글부대에 대해서 수상하게 생각하고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수면위로 올라오게 할 만큼의 힘이 있었겠습니까. 

실제로 드루킹과 경인선의 활동의 화력을 가장 먼저 체감한 사람들은 안희정과 이재명 지지자들이었습니다. 민주당 경선을 지켜봤던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기억이 날 것입니다. 안희정이 '(문) 후보님 질립니다' 라고 한 말과 경선이 문재인의 승으로 끝났을 때 문재인 인터뷰에서 했던 그 유명한 '양념' 발언, 김정숙이 '경인선'을 챙기는 모습등등의 여러가지 사건들은 그저 우연으로 나온 것이 아닙니다. 10번의 민주당 경선 토론을 일일히 다 지켜봤던 제가 보기에는 이 모든 일련의 사건이 드루킹과 경인선이 문빠 양념부대들을 진두 지휘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여러 정황이 아주 잘 맞춰집니다.

음모론을 써보자면 드루킹의 활동은 지방 선거까지 이어졌었고, 당연히 경기지사 경선에도 드루킹과 댓글부대의 활동이 있었겠죠. 차츰 숨통이 조여오고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을 느낀 이재명 측에서 반격을 시작한 것의 첫단추가 드루킹과 김경수를 걸고 넘어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일단 드루킹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린 것은 추미애인데, 그것보다 더 주지해서 봐야할 것은 이것을 꼼꼼히 조사해서 최초로 보도한 사람은 한겨례의 허재현 기자라는 사실입니다. 허재현 기자는 이재명의 열혈 지지자이고, 실제로 이재명과 개인적인 친분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이미 레임덕은 시작된지 좀 되었습니다. (참고: http://theacro.com/zbxe/5414112 ) 지금 가장 즐거워하고 있을 사람들은 이재명과 박원순 쪽일 것입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친문이 아니라는 것, 즉 민주당의 주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반대로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은 주류 친문들이죠. 여기서 변수는 앞으로 이 주류 쪽에서도 586들이 어떻게 줄타기를 할 것인가를 살펴보면 차기 대선이 어떻게 굴러갈지 예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실제 586들을 운동권 재야에서 정계로 진출시킨 사람은 노무현이 아니라 DJ입니다. 그런데, 비주류에서 대통령이 된 노무현이 동교동계를 밀어내고 민주당을 장악하기 위해 586(당시 486)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주류로 올라온 현재의 586의 상당수는 친문이지만, 또 586 전체가 다 친문이다라고 것도 맞지 않다고 봅니다. 정서적으로 586은 586의 편이라는 말이 가장 어룰릴 것 같네요.

하지만, 벗뜨! 그 이전에 내년 총선에서부터 본격적인 줄서기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유망한 대선 주자, 노무현의 적자 두명이 떨어진 상황에서 친문들은 앞으로 자연스럽게 생겨날 이재명계와 박원순계와 총선 공천권을 가지고 큰 대결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총선이 1년 남았으니 올 봄이나 여름부터는 아주 볼만한 싸움이 진행될 것입니다. 두둥--- 기대하시라, 개봉박두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싸움이 어느 한쪽의 승리로 정리가 잘 된다면 민주당이 무리 없이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자중지란 개판 오분전으로 진행이 된다면 민주당은 1당 자리를 내놓게 될 것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마 대동령이 레임덕에 (드루킹 몸통이 누구냐에 대한 문제로) 위험한 상황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봅니다.

지난 총선을 한번 생각해 보시죠. 그때 총선 한달, 몇주 전까지 한나라당이 제 1당이 될 것이라고 대부분이 다 믿을 정도로 민주당이 형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옥쇄 파동이다 뭐다 하면서 자충수에 한나라당이 무너지면서 어부지리로 민주당이 제 1당이 되었죠. 그 이후 씨나리오는 잘 아실 것입니다.

현재 삼권분립은 나몰라라면서 사법부를 탄핵을 하겠다고 으름짱을 놓고 서영교, 특히 손혜원 같은 저질 정치인이나 감싸는 등등 민주당 하는 꼬라지를 보면 저는 총선 공천권 싸움이 쉽게 한쪽으로 정리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개판 오분전이 될 것이라는 데에 500원 걸겠습니다.  

뭐 항상 대한민국 정치는 잘하는 쪽이 승리했던 판이 아니라, 어느 한쪽이 썩어 문드러져서 스스로 자폭하면 다른 쪽이 다시 정권을 잡는 그런 것 아니었습니까. 이번에는 그런 꼴 보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문주당 사람들이 알아듣기는 할려는지. 야당쪽에서는 자기네들이 스스로 뼈를 깍는 성찰과 환골탈퇴와 인적쇄신을 통해서 재탄생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그저 어떻게든 흠집 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고.... 그냥 저같은 사람은 굿이나 보고 팝콘이나 먹죠 뭐. 다만 결국 그 희생자는 나약한 국민들과 경제적 약자들이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