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동산 투기로 공직자나 그 가족이나 그 친척이나 그 친구가 돈을 버는 경우를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아는 부동산 투기 지역으로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등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분당은 제가 최근에 읽은 판타지소설에도 두 번인가 등장했습니다. 분당에 대한 개발 소문은 20년 정도 오랫동안 떠돌았다가, 노태우정부에서 확정하여 시행되었다고 합니다. 소문만 무성하고 개발이 안 되니, 분당의 땅값이 아주 싸게 유지되다가, 정부가 개발을 확정하여 매입하면서 세금마저 아주 싸게 책정했다고 합니다. 판타지소설 속에서는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하면서 분당의 땅을 미리 사 두었다가 비싸게 팔아서 부자가 된다는 스토리가 잠깐 나옵니다.


분당 개발 확정과 관련해서는 건교부 공무원이 주로 담당했을 듯합니다. 또 청와대의 비서실이 관여했을 거고요. 계통상으로 보면, 국무총리와 그 밑의 공무원도 정보는 읽었을 듯 싶습니다. 이렇게 세 부류의 공무원이 분당 개발 확정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는 공무원이었을 겁니다. 또 누가 더 있다고 해도 그닥 상관은 없고요.

이 세 부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공무원들은 다른 일반인과 동일하게 20년이나 떠돈 분당 개발 소문을 아는 정도였을 겁니다. 


위 문단에서 언급한 세 부류의 공무원이나 그들의 가족이나 친척이나 친구가 분당의 땅을 매입했다면, 우리는 이해충돌이 있지 않았나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개발 확정 직전에 땅을 매입했다면 그 의심은 더욱 강하겠죠.

세 부류의 공무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공무원들이나 그들의 가족이나 친척이나 친구가 분당의 땅을 매입했다면, 우리는 이해충돌이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았을 겁니다. 특히 개발 확정 직전에 땅을 매입했더라도 '혹시나'라는 정도로 의심했을 겁니다. 의심의 정도가 약했을 겁니다. 왜냐 하면 개발 확정 정보를 모른 상태에서 분당의 땅을 샀으리라고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2. 손혜원의 친척이나 지인이나 재단이 목포 구도심의 집이나 땅을 산 기간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라고 조선일보 기사에 나옵니다. 그리고 목포 구도심의 일부가 문화재 거리로 지정된 것은 2018년 8월이었다고 조선일보 기사에 나옵니다.


손혜원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손혜원이 이 정보를 미리 알아서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합니다. 위의 1에서 말씀드린 세 부류의 공무원과 동일하게 목포 구도심 문화재 거리 지정 정보를 직접 알았을 것이라는 얘기이죠. 현재까지 손혜원은 이 부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의심하는 분들이나 검찰은 이 부분을 열심히 조사해 봐야 할 겁니다.


손혜원이 문화재 거리 지정 정보를 모르는 채로 부동산을 구입했다면, 부동산 투기 의혹은 사라지게 됩니다. 위의 1에서 말씀드린 그 나머지 공무원의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손혜원이 '몰랐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알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죠. 마음이나 기억을 그대로 뒤집어서 보여줄 수가 없으니까요.


3. 저는 한 가지를 더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좀 구차하다 싶어서 그동안은 말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목포 구도심의 문화재 거리 지정 정보가 공공연하게 퍼져 있었을 경우입니다. 문화재 거리 지정을 누가 담당하는지는 모르지만, 비밀리에 논의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분당 개발 확정하는 것처럼 문화재 거리를 지정하지는 않았을 듯 싶습니다. 누군가가 문화재 거리로 지정해 달라고 제안을 하고, 담당하는 어느 기관에선가 논의를 하고 있고, 이 논의 여부가 공개되어 있었다면, 이걸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얘기입니다.


문화재 거리 지정 논의가 공개되어 있었다면, 아무도 이해충돌에 해당이 안 되는 게 아닐까요? 


검색해 보니 한국일보에 과정이 좀 나오네요.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1161496732518?did=DA&dtype=&dtypecode=&prnewsid=


4. 문화재 거리 지정 과정에 손혜원이 국회의원으로서 또 여당 간사로서 압력을 가하거나 청탁을 했다면, 이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위에서 링크한 한국일보 기사에는 이 관점에서 의심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손혜원 측이 먼저 집과 땅을 사고, 목포 구도심을 문화재 거리로 지정하게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죠. 실제로 손혜원의 발언 몇 가지가 이런 의심을 자아내는 모양입니다.


이해충돌을 완전히 회피하기 위해서는 손혜원은 문화재 거리든 아파트 건축이든 목포의 구도심과 관련될 수 있는 발언은 아무 것도 하면 안 되었을 겁니다. 아예 국회의원을 그만두거나 아무 발언을 안 하는 채로 집과 땅을 사면 되었다는 얘기죠.


바로 여기서 저는 이해충돌에 대한 고민이 생깁니다. 이해충돌 때문에 국회의원이 중요한 공적인 사안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아무 발언을 못하고 있어야 하는가?


예를 들어 목포 시장(mayor)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아마도 목포에 집과 땅이 있겠죠. 하다 못해 전셋집이든 월셋집이든 있을 겁니다. 그러면 목포 시장은 목포 개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무슨 발언을 하든 그 발언이 개발과 관련되기만 하면 이해충돌에 바로 걸리죠. 목포 시장만 그럴까요? 시의회 의원은 어떻습니까? 바로 걸립니다.


손혜원을 실드치기 위해서 구차한 논리를 갖다 대는 것으로 저를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저는 손혜원을 실드치자고 꺼낸 게 아니라 이해충돌은 일관된 기준을 세우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을 얘기하는 겁니다.


이해충돌과 관련해서 2개의 기사를 링크합니다. 하나는 정청래와 정두언이 나오는 인터뷰 글이고요, 하나는 신봉기가 나오는 인터뷰 글입니다. 정청래가 제기하는 의문이 제가 품은 의문과 거의 같습니다. 이게 이해충돌이냐???

https://news.v.daum.net/v/20190129090218084?f=o

https://www.ytn.co.kr/_ln/0101_201901232042162240


5. 손혜원이 관심을 가진 것은 2종류인 듯합니다. 첫째는 나전칠기이고, 둘째는 도시재생입니다. 그리고 손혜원은 돈이 아주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전칠기를 위해서도 돈을 마구 쓰고, 도시재생을 위해서도 돈을 마구 쓰는 모양입니다. 남들에게도 열심히 권하지만, 남들이 안 해도 나는 바로 한다..... 이런 스타일 같습니다. (저도 좀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없지만요.)


손혜원이 국회의원이 아닌 상태에서 목포를 방문하고, 구도심에서 적산가옥을 발견했더라면, 이해충돌이든 부동산투기든 아무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을 겁니다. 의혹과 비난 대신에 나전칠기에 대한 애정이 칭찬받고, 구도심 도시재생이 칭찬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왜 칭찬을 받냐 하면, 아무도 안 하는 일을 혼자서 열심히 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 ^


그러나 문화재 거리 지정으로 부동산값이 오르는 바람에 투기 의혹을 받고,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이해충돌 의심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6. 비행소년 님이 내기를 제안하셨는데, 저는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제 판단력이 부족해서 법률 조항 해석을 잘못 했을 가능성이 있고, 검찰 조사 결과 다른 내용이 발각되어 손혜원이 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지금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돈만 있었다면, 한 5000 달러쯤 걸었을 텐데, 아쉽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