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박물관 전시실 만찬 논란에 대해 "만찬이 열린 전시실의 유물들은 유리로 된 벽부장 안에 전시돼 있었다"며 "내부에 온도, 습도 조절장치가설치돼 있어 만찬으로 인한 피해나 손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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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에서 만찬따위를 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그로 인해 만의 하나라도 유물들이 물리적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최고의 예술작품들과 동격인 유물들이 놓인 장소가 아무리 잘난 인간들이 초빙되었고 아무리 고급 음식들이 차려졌다 한들 위를 채우는 장소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유물들을 감상하는 행위와 음식을 먹고 마시는 행위는 순수예술 개념이 자리잡고 일부 유물들이 위대한 순수예술작품들과 동급으로 취급되는 문화에서는 양립할 수 없다. 이 점을, 찬란한 유물이나 위대한 예술작품을 그것을 감상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닌 행사의 취지를 돋구는 배경이나 도구 정도로만 써먹는 짓거리가 천박하기 그지 없다는 점을 교양있는 인간들은 즉각 이해한다. 음식을 먹거나 마시면서 베토벤의 교향곡들이나 바흐의 미사곡들을 들어낼 수 있을 수도 있다. 예술음악이란 개념이 없었을 때는 음악을 연주하고 듣는 - '감상하는'이 아니라 - 장소는 소음을 내고 옆 사람과 잡담을 나누고 음료를 홀짝일 수도 있는 곳이었다. 회화들이나 조각들 역시 그것들을 감상하는 장소로 마련된 공간이 아니라 종교적이거나 사교적인 활동공간 속에 그런 활동을 위해 배치되었다. 그러나 그건 옛날 얘기다. 우리는 예술작품들이, 그리고 예술작품들로 재기술되는 과거의 문화유물들이 전적으로 자기들 자신들에게만 향하는 눈과 귀를 요구하는 시대와 사회 속에, 쥬스 잔이나 커피잔을 들거나 한우등심구이를 아작거리면서 그것들에게 흘끝 눈길을 주는 것이 교양없는 짓거리로 치부되는 시대와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정말로 그것들에는 그것들 자신만을 위한 눈길을 요구할 만한 무게와 깊이가, 다른 짓을 더 즐겁게 하기 위한 도구나 배경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되는 존엄함이 있다. 그럼에도 이 교양을 누구보다도 많이 갖추고 있어야 하는 인간들이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고 싶어 비싼 유물들이나 미술작품들을 사모으고 손님들에게 그것들을 보여주는 것을 낙으로 삼는 졸부나 다름 없는 행태를 하고 그런 행태가 뭐가 문제냐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마 빗 속에서 먼지가 나도록 패야 할 X놈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