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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문제, 즉 소득주도경제 성장를 무리하게 고수 하다가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새 와서 보니까 경제 문제 이전에 젠더 문제로 먼저 무너지게 생겼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왔으면 성공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당연히 좋은 것이지만, 어쩌다가 망한다고 해도 그럴수도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정권이 만든 문제가 수십년간 세대를 걸쳐서 갚아야 할 빚으로 남겨질 수도 있는데, 그것을 선택된 정권의 권리로 보고 그냥 두고 봐야만 할까요.
여론 조사를 보면 20-30대 남성들, 특히 대선 때 문재인을 찍었던 이들이 페미니즘 문제로 현 정권에 대한 지지를 급속도로 접고 있습니다. 실제로 엠팍이나 보배드림같은 친민주당이나 친문들이 주류인 남초 싸이트 들에서 최근 들어 문재인 찍은 것을 후회한다라는 글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새삼스럽게 작년에 한국에서도 막 미투 운동이 번지기 시작했을 때 페북에서 봤던 강한 진보성향을 띤 한 지인의 글이 기억이 나는데, 내용이 이랬습니다. 예전에 자신이 공익 근무를 할 때, 한 30대 중반의 여성 상사가 있었다. 박사까지 한 분이었는데 능력도 있고 성격도 좋은 훌륭한 여성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어리고 직급도 낮은 남자 직원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상사를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서 일부러 업무를 방해하는 행동을 대놓고 하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았다. 그 덕택에 이 여성 상사분이 일처리가 안되서 혼자서 울고 있는 것을 여러번 목격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은 이와같이 여성이 살기에 어려운 나라다.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쓴 글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상당히 갑갑한 느낌을 받았는데, 왜냐하면 이 분은 86 세대이고, 이 분의 공익 시절은 무려 30년 전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이 분은 사회적으로 대단히 성공한 분이십니다. 일종의 오피니언 리더란 말이죠. 그 글에 수도 없는 찬성과 맞장구를 치는 댓글들이 있었는데, 댓글을 쓴 지인들이 이 분께 쓰는 말투로 보아 대부분 같은 연배인 86 세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언젠가 사석에서 메갈리아, 워마드의 패륜적인 오프라인 행동에 대해서 '이런 식의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게 일베와 뭐가 다릅니까.'라고 했더니 '그동안 남자들이 누려온 혜택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그런 것 가지고 쪼잔하게 그러느냐'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2-30대 남자들도 여전히 그때와 똑같은 혜택을 누리고 살고 있나요?
소위 깨어있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 또는 기득권 남성들은 그동안 그들이 성공하기까지 어머니, 누나/여동생, 배우자의 희생을 통해서 그 자리에 왔다는 자각이 존재합니다. 이들이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것의 모티베이션을 들여다 보면 그 미안함의 표출이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성공한 사람들이 가지는 아량같은 면이 보이기도 합니다. 좀 심한 말로 공격하자면 어떤 남성들은 일종의 선민의식으로 페미니즘을 옹호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하면 그렇게 미안했었고 이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자기들이 누려온 혜택과 권력을 그동안 희생한 그 세대들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정당한 발상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선택은 대개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아랫세대 남성들의 희생을 강요하기 시작한 것에서 이 양성 평등의 문제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냥 단지 어긋나기만 하면 어찌 바로 잡을 희망이라도 있는데, 지금은 세대 전체 수준의 혐오로 번지고 있는 것 같아서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면 페미니스트들이 젠더 페이갭을 자주 거론하는데, 한국 데이터에서 "동일 직종, 동일 노동"의 경우에 2000년대 중반에 이후부터는 이미 그 갭이 상당히 작아진 상태입니다. (제가 아크로에서도 몇번 거론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 논문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네요. 오마담님이 소개해준 논문인데...) 시계열상으로 젠더 페이갭은 출산 후에 직장으로 복귀를 못해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몇년 후(아이들이 큰 이후에) 다시 노동시장에 참여하면서 얻은 직업의 임금이 낮아서 생기는 효과가 전체 여성의 임금의 평균 낮추는 것에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반대로 출산을 하더라도 바로 복귀를 해서 경력을 살린 여성들에게는 젠더 페이갭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결국 메갈리아 같은 곳에서 말하는 유리천장의 실제 희생자는 20대 미혼 여성들이 아니라 일하고 싶지만 일을 못하는 3-40대 이상의 경력 단절 여성들입니다. 따라서 혜택은 20대 여대생들이 받아야할 것이 아니라 그 위 세대의 여성들이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 희생을 한 세대가 그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김정숙 여사의 자서전을 보면 재미있는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젊었을 때 맞벌이 하던 중에 늦게 퇴근하고 왔더니 달님께서 손가락 까딱 안하고 마냥 기다리고만 있더라. 부랴부랴 밥차리고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부르길래 가봤더니 재떨이 가져다 달라고 해서 폭발했다. 둘째 임신 중이라 힘들어서 첫째 좀 봐달라고 했더니 엎어져 자라, 디비 자라했다라는 식으로 나와 있습니다.
문재인은 페미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저는 문재인이 진정한 페미니즘이 뭔지, 젠더 이슈가 뭔지 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대선 TV 토론 때도 홍준표가 물어볼 때 자기 입으로 '동성애 반대한다'고 아주 확고하게 여러번 확인 사살하는 것을 보면서 기함을 한 적이 기억이 납니다. 인권변호사 했다는 사람의 입에서 어떻게 저런 수준의 말이 나올 수가 있는지 말입니다. 무슨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문재인이 선택한 인권변호사라는 직업도 그냥 뭔가 간지나 보여서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문재인의 페미니즘은 그냥 좋은 것이 좋은 거라는 식일 뿐입니다. 특유의 사람'만' 좋은 동네 반장 정신입니다. 하지만, 문재인과 집권 86세대들에게는 치열함이 없습니다. (아, 권력 장악력 측면에서는 예외입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집요하죠.) 탈원전을 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 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최저임금을 30% 올리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 지에 대해서 연구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공무원 17만명 채용하면 앞으로 세금+연금이 얼마나 더 드는 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문캐어 하면 의료보험 재정이 어떻게 되는 지 스스로도 잘 모릅니다. 꼭 자기가 안하더라도 전문가를 시켜서라도 해야하는데 그런 생각도 안합니다. 전문가들이 반대하면 일단 적폐로 몰아 넣는 것은 잘 하기는 하던데....반대가 너무 많으면 앞에서는 안하겠다 말해놓고 뒷구멍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즘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왠지 진보적으로 보이고, 덤으로 2-30대 여성들 몰표도 받고 일석이조 아닙니까. 갑가지 지난 대선 때 조국의 주도하에 20대 여성과 이니랑 포옹하기 행사(?) 할 때 보았던 그 특유의 표정이 생각나는군요.
진보라는 것은 세상이 변하는 것에 보조를 맞추어 전진하는 것이고 그와 동시에 그 변화의 물결에서 소외되는 경제적,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같이 가는 노력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동반해야 합니다. 최저임금을 30%를 올리면 혹시 또 다른 약자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양극화를 걱정해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공무원을 많이 뽑는다고 한다면, 혹시 이게 지금 자라나는 후대 세대에게 큰 짐이 될 수 있는지. 일을 벌렸을 때 소외될 수 있는 약자들은 과연 없을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와 고민을 거치는 것이 바로 제대로 된 진보주의자의 자세라고 봅니다.
치열한 고민이 없는 행동은 그저 있어 보여서 하는 유행 따라하기나 선민의식의 발현일 뿐 진보가 아닙니다. 제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반대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말만 번지르하게 해놓고서는 그 이후에 발생하는 일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결국 그 댓가는 대한민국 진보주의 진영이 다 지게 되어 있습니다. 약자들이 살기 좋은 세상은 커녕 약자들끼리 서로 치고 받고 싸우게 만듭니다.
불펜의 댓글을 읽다보니 이런 글이 있더군요. 젠더 문제에서 문재인은 자기가 김정숙에게 저지른 잘못을 아무 상관 없는 남의 아들들의 희생을 통해서 갚으려고 한다고. (자기 아들은 잘 먹고 잘 살 길은 이미 잘 만들어 놨지요.) 결국 이런 식의 좋은게 좋은 거지 하면서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리더 덕분에 이번 정권을 통해서 남녀 갈등과 혐오만 크게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한국의 2-30대 리버럴들이 조단 피터슨에 열광하게 만드는 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이 바로 문재인과 86 세대라는 것을 그들은 알까 합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30여년간 수구 보수들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지역갈등(또는 차별)의 몸살을 겪어 왔습니다. 이제는 저질 포퓰리스트 리버럴들이 자신들의 정권의 안위를 위해서 무책임하게 남녀갈등과 혐오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현 2-30대가 앞으로 이 나라의 주역인데, 이 상황이 점점 더 굳어지면 앞으로 수십년간 지역갈등보다 더 한 수준의 남성/여성 혐오가 대한민국에 만개하는 것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듭니다. 진정한 페미니즘은 혐오를 통해 한쪽 성이 가진 이익을 다른 쪽이 가진 것을 뺏는 전쟁이 아니라, 양성이 서로 이해하면서 협력하여 선, 즉 평등한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는 것이 아니던가요.
덧: 요새는 수구와 진보의 차이가 뭔지가 구분이 안갈 때가 많아서 곤혹스럽습니다. 사실 이 글은 조심스러워서 그동안 여러번 썼다, 지웠다를 반복을 하기도 했습니다.
2018.12.21 14:20:19
비행소년님/수구와 진보의 차이.
수구 : 전문성은 갖추고 있지만 나라돈은 내 돈이라는 부패한 심리를 가지고 있음.
진보 : 전문성도 없고 대가리에 똥만 들은 것들이 나라돈은 공짜라는 그래서 아무렇게나 낭비해도 되고 내 주머니에 넣어도 된다는 공짜 심리를 가지고 있음.
딱, 이 정도입니다.
제가 마술 빗자루를 가지고 있어 '수구와 진보' 어느쪽을 쓸어버릴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100% 진보입니다. 무식해도 정말 끔찍할 정도로 무식합니다. 목의 핏줄만 돋을 줄 알았지.
2018.12.21 14:40:42
잘 아시다시피 엠팍은 대깨문들이 엄청나게 서식하고 있는 곳인데 이들이 또 페미하고는 완전 옹추입니다.
그래서 문재인이 이러고 있는 것을 보고 지금 이들이 심하게 ㅂㄷㅂㄷ하던데... 솔직히 재미있는 모습이기는 하네요. ^^
2018.12.21 17:03:17
여성주의(페미니즘)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좋은 것인 줄로 알고 여성주의자(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공산주의(코뮤니즘)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좋은 것인 줄로 알고 공산주의자(코뮤니스트)를 자처하던 해방전후 시대 사람들과 유사하다고 봅니다.
원래 처음 보는 것에 대하여는 일단 호의/선의를 가지고 응대하는 전략(라파포트 전략)이 게임 이론에서는 단순 명료하면서도 최고의 전략이라고 인정받고 있으므로, 이런 태도가 어리석고 나쁘다고 폄하하기만 할 일은 아닙니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보기 전에는 맛을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이 지구인들의 본질적 한계성입니다. 지나 속담에도 "관을 보기 전에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칸트의 선험적(先驗的) 판단이란 칸트 수준의 지성인에게나 가능할 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것이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칸트가 그리 유명해질 일도 없었겠지요.
2018.12.22 17:45:28
"Black lives matter."야 미국 현상황에서는 "Black lives matter too."에서 함축적 의미 전달을 위하여 "too"를 생략한 것으로 이해합니다마는...
유성 생식의 본질이란, 원래 수컷은 암컷의 노예로 창조되었고 암컷은 수컷의 주인으로 창조되었음입니다. 30만 년전 현생 인류가 이 별에 처음 등장하였을 당시에도 그런 사정은 동일하였습니다.
그게 뒤집어진 것은 고작 1만여 년밖에 안 됩니다. 거대 동물들이 사냥으로 멸종되자, 농경과 목축으로 내몰린 지구인들이 초과 생산 및 생산물 축적의 필연적 결과로서 '사유 재산제'를 도입하게 되었고, 헤겔식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에 의하여 남자와 여자의 위상이 겉보기에 역전한 것이니, 유성생식은 그만두고 500만 년에 달하는 인류의 역사만을 놓고 보더라도 짧디 짦은 시간입니다.
그런 역전에 의한 갈등이 3차,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하여 남녀 근력 차이의 중요성이 줄어들면서 "여성 해방 운동"으로 발전한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일부[라고 하지만 지금 목소리 높은 전투적] 여성주의자들이 해방만으로 만족 못하고 주인-노예 재(再)역전을 꿈꾸고 있는 겁니다.
당연히 그런 역전은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겉보기와 달리 실제 권력은 여전히 여자들이 쥐고 있으니까요. 내준 적이 없습니다. 돈의 70%를 남자가 버는데, 번 돈의 90%를 여자와 여자가 낳은 아이들이 씁니다.
피지알에 2018-12-20에 올라왔던 글의 일부입니다.
{
시신청소하는 업체 사장의 인터뷰에 따르면 자기가 가장 씁쓸해했던 사연이,
어떤 기러기 아빠인데 고시원에서 아침에 화장실에서 심장마비로 죽어서 그사람의 방을 청소하러 갔는데,
그사람의 와이프와 아들은 고시원밖에서 커피마시면서 올라오지도 않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자기는 방을 청소하러 갔다더군요
그런데 방안을 보니 비싼 물건은 하나도 없고 치약 비누 옷몇벌이 전부여서 거기서 '이게 무슨 의미인가 이렇게 죽을꺼면. 그냥 자기자신을 위해서 살지'라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너무 컸다네요.
}
위 글에 등장하는 아들의 친부가 망인이 아닐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망인은 물론 몰랐겠지만. 이게 남자의 운명입니다.
2018.12.22 00:09:13
우주님/
라파포트가 멉니까. 혹시 팃포탯(Tit-for-Tat)을 말하는 것인가요? 반복 게임(repeated game 또는 evolutionary game theory)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최고의 전략이라면 팃포탯이긴 합니다만. 말씀하시는 뉘앙스를 보니 이걸 의미하신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해석을 잘못 쓰신 듯 합니다. 사상이나 개념을 받아드리는 것은 오픈마인드의 문제이지 팃포탯에 비유하는 것은 맞지 않죠.
팃포탯은 일단 맨처음에는 호의적으로 한다. 상대가 호의적으로 반응하면 역시 호의적으로 계속 응대하는데, 어느 순간 상대방이 deviation하면 바로 가차없이 punishment를 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단적으로 문재인과 86들은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페미니즘을 통해 (특히 젊은 세대의)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혐오를 부축이고 있는 것일 뿐이죠.
또 언급하신 공산주의에 대한 것이나 대북관계에서의 문재인의 행동은 컨택스트 상으로는 반복게임으로 해석할 수는 있죠. 하지만, 팃폿탯의 전략과는 아주 반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대놓고 김정은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무슨 팃포탯입니까.
2018.12.21 20:50:02
"요새는 수구와 진보의 차이가 뭔지가 구분이 안갈 때가 많아서 곤혹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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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요새 고압송전탑 반대 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화 운동권 선배가 있는데 원래 알던 사이는 아니지만 내게 정보 제공을 요청해서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더랬습니다.
얼마 전에 선배가 그런 말을 하더군요.
"자네 말이 맞네. 보수냐 진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 됨됨됨이가 중요한 거지".
지금 그 현안 해결에 목소리 높이지만 전문성도 없고 일만 그르치며 자리 다툼하는 지역 명망가(?)들 대다수가 사이비 진보거든요.
2018.12.22 01:17:47
저도 문정권 들어서야 진보란 건 없다는 걸 실감하게 됐어요. 운동권세대가 스스로를 민주화투쟁의 화신으로 포지션을 취하고 도덕적 위용을 부리고 그게 잘 먹힐 때는 수구가 활개를 칠 때였어요. 지금 꿘정치기득권이 자신이 민주화수호세대라고 유세를 떨었다가는 몰매 맞을 걸요. 꿘출신 386세대, 즉 지금 청와대와 여당을 주무르는 이들은 수구와 다를 바가 없어요. 이들은 수구의 활약이 없으면 전혀 맥을 못 춰요. 둘은 공생하죠. 수구가 천안함격침과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듯 꿘정부는 김어준같은 사이비진보가 세월호를 이용해 꿘기득권정치인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걸 누리기만 하고 결과적으로 김어준류의 금전적 이득 외에 아무 소득도 없는 개탄할 상황을 방관했어요. (김어준좀비들은 '나는 이만큼이나 박근혜를 증오하며 세월호를 추모하는데 너는 뭐냐라고 물어뜯기나 했죠. 박근혜에 대한 증오경쟁이 세월호를 '생각하는' 올바른 자세임을 강요했어요. 이짓거리를 박근혜가 감옥 들어가고 나서 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당. 그 전 정부시절은 이해 됨). 결국 세월호 후 전반적인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이나 비상 시 재난대책의 개선을 논하는 이는 아무도 없고 세월호의 원인을 물고 늘어지는 대중에 질질 끌리며 외부충격설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둥 바보천치같은 소리를 하며, 전문가집단을 가장 잘 활용하고 정황을 확정할 수 있어야 할 정부가 대중 눈치만 보며 흐지부지. 꼴에 꿘정치꾼들과 그 지지자들이 세월호유족의 아픔을 진심으로 어루만져 주었다는데 우리가 원하는 건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지 개선책은 미뤄두고 이미 끝난 수구정부를 악마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경쟁적으로 증오심을 표출함으로써 자신의 도덕성을 과시하는 게 아녜요.
희대의 토건사업이었던 4대강 비난하며 그리 정의로운 척을 하더니 이번 정부도 동류끼리 해처먹는다는 의심이 모락모락 피는데도 수백억이상, 또는 천 억이 넘는 사회간접자본산업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시켜주고 사람이 먼저고 저녁이 있어야 한다더니 탄력근로제로 꼼수나 부리고 기초생활보장비를 받고 있다며 기초연금을 도로 뺏어가던 노인빈곤층에 10만원을 못 얹어줘서 이해찬같은 더러운 놈은 그거 비토하고 자기 지역구재정 왕창 확보해다가 토건공사에나 쓰죠. 이런 놈들이 뭐가 진보이며 또 뭐가 중도이겠나요. 지금 가시권 안의 정치인들 대부분 "위악적인 수구 vs 위선적인 수구" 외 거의 없어 보여요. 지들이 더 이상 민주화의 화신이 아닌 거 아니까 자기들 입장에 분칠하기 좋은 게 페미니즘인가 보네요.
2018.12.22 07:10:24
대즐링님/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위악적인 수구 vs 위선적인 수구"가 공생하면서 서로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상황이 바로 한국 정치에요. 그런 줄 이미 잘 알고 있었는데, 지금 꼬라지를 보면 그 위선적인 수구가 이전에 상상했었던 것보다 수십, 수백배로 더 욕심많고 무능한 인간들이었던 것을 새로 발견한 것이죠. 설마 위악적 수구보다는 좀 더 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악한 놈들이 이놈들이에요.
"지들이 민주주의의 화신이 아닌 거 아니까 자기들 입장에 분칠하기 좋은 페미니즘에 분칠하고 있다"라는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냥 분칠만 하는 정도면 이런 미친놈들 이러면서 욕한번 하고 넘어 가 주겠는데, 자기들 이익과 정권의 안위를 위해서 은근슬쩍 "혐오"를 조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용서가 안됩니다. 젊은 세대 내에서 앞으로 수십년간 이 땅에서 같이 동반하며 살아가야할 반쪽의 성별을 향해 혐오의 감정을 가지도록 조장하고 있는데, 지역차별을 만들어낸 수꼴 보수보다 더 악한 짓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2018.12.22 11:47:32
저는 현 정부가 남녀갈등을 조장한다는 생각은 안 해요. 그치만 20대 남성들에게 전혀 관심없는 정부인 것은 맞아요. 최근에 본 통계자료에 의하면 20대의 고용률이 1980년대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데 남녀격차에 희한한 차이가 있어요.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1980년 이후 '꾸준하고 완만히' 감소하는데 비해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꾸준하고 급격하게' 상승해요. 현 시점에서는 20대 여성고용률이 남성비율을 아주 조금 상회해요. 이 그래프는 저도 상당히 놀라웠어요. 그리고 20대 남성들의 고충과 군대문제에 대한 피해의식이 이해가 갔어요. 이 군대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지 여자들이 만든 문제도 아니고 문정부가 갑자기 여자들을 팍팍 고용한 것도 아니에요. 문정부 들어와서 여성들 삶에 실질적인 개선책이 마련된 건 불법촬영 처벌법이 강화된 것 말고는 생각나는 게 없네요. 그리고 이건 여성들이 싸워서 쟁취한 거지 문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게 아니에요. 이런 건 수구정부 하에 미투정국이 시작됐어도 아마 마찬가지로 쟁취할 수 있었을 거예요. 엠팍이나 피지알에서 전에 문재인 엄청 빨아대며 여자들한테만 비수 꽂더니 이제야 문정부에(기득권층) 불만이 생기나 보나란 생각이 드네요. https://imgur.com/a/3Ru449w
2018.12.22 23:22:48
진선미 여성부 장관은 메갈리아에서 1200만원인가 후원을 받았고 보좌관도 메갈리아, 워마드에 활동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지난 정부에서 일베에서 후원을 받은 장관이 있었다면 아마 당장 목이 날라갔을 겁니다.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사안으로 발칵 뒤집혔겠죠. 장관이나 국회의원 또는 그 보좌관이 일베에 (활동이 아니라) 활동하면 결격 사유가 됩니다. 혜화역 시위를 적극 주도한 사람이 경찰과 공무원 (아마 법원과 검찰도 포함이 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만)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다녔습니다. 그 강사 돈주고 모시고 다닌게 행안부 장관으로 들었습니다. 며칠 전에 여성부를 찾아가서 문재인이 잘했다고 칭찬한 정책이 이사진에 여성 임원이 포함되지 않는 회사 주식은 국민연금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정책이었습니다. 김진성 시인 음해했던 여성은 법원판결이 30만원 벌금인가 나왔을 겁니다 그는 2년동안 인생이 망가져서 자살시도까지 했었는데... 비슷하게 거짓 미투로 판결되었을 때 음해죄로 대부분 5만원 10만원 벌금이나 혐의 없음으로 지나갑니다. 최근 성범죄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이 깨지는 것이 여성들의 싸워서 쟁취한 것이라기 보기 어렵고, 정부 지침에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이라는 의견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지난번에 서울 시립대 여대생 10명이 남자 학우 음해했을 때 카톡을 보니 '진술의 일관성만 있으면 된다더라' 라는 식의 대화를 했더군요.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쟁취한 것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영악한 여성들이 시류에 편승한 것도 많이 보입니다. 이것 이외에도 정권에서 의도적으로 여성표를 의식한 정황이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문정부가 나서서 혐오 행위를 쉽게 할 수 있게 유도, 조장하고 있는 면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2018.12.22 01:49:46
그리고 엠팍이나 씹선비 피지알 등 남초(문빠)여혐사이트들에 서식하는 식민지찌질이들은 제발 이런 군대인권에 대한 청원 20만 좀 넘겨줬으면 합니다. 제가 하고 왔네요. 여성들은 죽고 사느냐의 문제들, 불법영상, 성폭력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자신들의 삶에서 절박하기 때문에 청원에 불티나게 반응들을 하고 집회를 열고 안희정이나 여군성폭력가해자에 대한 무죄판결에 공분을 하며 데모를 하고 온라인에서 핏대를 높여요. 그런데 남자들은 여자들한테 욕지거리나 늘어놓지 지들 인권 제대로 챙기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보배드림 곰탕집 성추행 판결에 대한 청원에는 60만이 모였더만. 어우 너무 등신같애 ㅠㅠ.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464583?fbclid=IwAR3dUw8Cs0_1zcJguF721uvgidcYX16bUMOk8GbVhpPt2OnOaLEBdlMH-uE#_=_
2018.12.22 21:08:13
대략 10년 전, BRIC 소리마당에서 대충 386으로 추정되는 자와 댓글 토론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 왈 "우리 모두는 촛불에 빚지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하더군요.
윗 링크 중 386으로 추정되는 자는 <Rive>, 그리고 저는 <과객>입니다.
만약 저자의 주장대로, 그리고 우리나라 386들의 주장처럼,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자기본분을 제쳐두고 모두 운동하러 다녔다면 작금의 우리나라가 대략 필리핀 수준이라도 됐을지 의문입니다.
한때 386들은 꼰대들 물러나라고 격렬히 주장했었지요. 그 꼰대들은 IMF 당시 거의 대부분이 몰락했고 386들은 재빨리 그 자리를 낚아 챘습니다. 당시 벤쳐 열풍 속에서 386들에 의해 이루어진 대형사기극들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386들 역시 꼰대가 되었지만 그들은 자기들이 가진 권력을 절대로 내어놓지 않습니다. 어떻게 쟁취한 꿀단지 입니까? 유시민이나 정동영의 주장대로라면 그네들 역시 뇌가 더 이상 쓸모가 없는 나이가 아닌가요? 참으로 메스껍도록 얼굴이 두꺼운 작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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