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소년님이 링크해 놓은 신재민사무관의 공무원일지 3부를 읽었다. 감탄했다. 너무나 유능했다. 그의 일지는 향후 대한민국 모든 대학에서 행정학 필수교재가 되어야 한다. 그는 너무나 유능하고 양심은 너무나 반듯했다. 2018년 선량한 양심의 유능한 한 청년이 당대의 불량한 정권 앞에서 국가와 동료와 이해관계인들에 대한 애틋한 애정과 열정에 겨워 질식할 것같은 구토를 토해내야 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겠다.


거기에다 대고 말같지도 않은 소리로 지적질하는 차현진한국은행부산본부장에 관한 기사를 보다보니, 한국엘리트가 이래도 되냐 싶다. 나는 이 양반이 페북친구를 상대로 글을 썼던 것이 진심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굳이 정확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은행 본부장인 분한테 문외한인 내가 금융지식이 부족해서 그런다고 하면 결례를 넘어 오만함이 될 것이다. 그런데 여튼 글 내용은 엉터리 포인트인데, 그러면 원인은 무엇일까? 그냥 페북친구들끼리 끄쩍거리는 한담에서 기인한 국어독해실력의 부족함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이 양반은 신재민사무관의 글을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그러니 유능하지 못하다는 소리를 감히 적은 것일 것이다. 제대로 글을 다시 읽게 된다면 신재민사무관이 너무나 유능하고, 자신이 그렇게 방심하여 글을 쓴 것에 대하여 달리 생각하게 될 것으로 짐작된다.


두 분의 글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차현진본부장은 하나를 알고 있고, 신재민사무관은 차본부장이 아는 하나에 한, 두개를 더 얹어 서너개를 더 알고 있다. 글만 가지고 하는 이야기다. 그러니 하나를 아는 글이 당연히 서너개를 알고 있는 글에 대하여  할 말은 별로 유능해보이지 않는다 일 것이다. 그것은 곧 글의 인격이다. 겸손해야 할 자리에서 삐딱선을 타는 것이다. 신재민사무관의 일지의 계기는 하루 전 buy back의 취소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왜 그랬는지를 모른다는 것이었고, 시장은 혼탁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은 그게 왜 그랬는지를 안다는 것이고,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차본부장이 아는 한가지, 바이백은 채권시장 관계자의 관심을 사기위한 실무자 차원의 포퓰리즘일뿐, 국가채무비율논쟁과는 전혀무관하다를 신재민사무관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신뢰상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개탄하고 이로인한 선의의 피해자일지도 모를, 자기는 알지도 못하는 딜러에 대한 애틋한 애정과 미안함으로 자신을 자책한다.


그 다음부터는 차본부장은 오독했는데 신재민사무관이 하는 이야기다.

국채발행은 국회가 당해년도에 승인해준 범위안에서만 한다. 그게 대충 8조다. 이것을 2가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buyback과 적자국채발행.

부총리가 정무적 판단으로 국채를 발행하라고 지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액수가 4조였다는 것이다. 그러자 부총리는 8조가 왜 4조가 됐냐, 최대한 늘려봐라. 그래서 buyback 1조를 취소하고 그것까지 포함해서 5조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buyback 1조가 약속된 전날에 전격적으로 취소된 사연이라는 것이다. 맞다. 차본부장 지적대로 buyback은 기존 대출을 갚고 다시 그 액수만큼 다시 대출하니 부채비율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그것이 차본부장이 아는 한가지다. 신재민사무관은 이것을 받고 두세가지 더 나간다. 기존대출 갚고 재대출로 쓸 1조를 신규대출로 돌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채무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틀린 이야긴가? 정확한 이야기다. 재경부 국채과에서는 buyback을 차환의 수단으로도 사용한다는 것이다. 대출에는 이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원금도 있으니깐. 차본부장의 글에는 없는 이야기다. 차환의 수단과 적자 국채 발행의 합산 총액은 국회가 당해년도에 승인해준 예산 범위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차환의 buyback을 늘리면 적자국채의 발행액이 적어지기에 채무비율이 낮아진다는 이야기다. 그 날은 그 반대로 차환에 쓸 1조를 적자국채로 돌리는 건이었기에 채무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즉, 신규대출 4조를 (부채비율과 무관한)buyback 취소분 1조를 보태서, 신규대출 5조로 늘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채무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틀린 이야긴가? 내 판단으로는 정확한 이야기다. 그래서 buyback이 문제가 된 맥락이다. 그것이 신재민사무관의 buyback이야기다. 차본부장의 buyback이 종이에 쓰여진 평면적이고 단편적인 하나마나한 이야기라면, 신재민사무관의 buyback은 바람찬 현장에서 생생하게 살아움직인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이야기다. 두 분의 buyback Quality에 대한 평가를 하고져 한다면 각자의 몫이 되겠다. 


차본부장이 채권시장의 buyback만을 이야기 할 때, 신재민사무관은 이것을 받고, 국회승인과 차환과 적자대출의 3가지를 더 이야기로 엮은 것이다. 그리고 신재민사무관의 이 3가지를 아우르는 핵심은 부담하지 않아도 될 이자부담에 대한 경계였다. 이자부담이 복지지출에 쓰이는 것인가?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그것 또한 세금이다. 불필요하면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여지껏 국가재정운영을 그렇게 해왔다는 것이다. 과장, 국장, 차관보, 차관, 부총리 모두 다 일치하여 인정한 이야기다. 정무적 판단이 달랐을뿐. 그리고 그 이후로 그 달랐던 정무적 판단이 일치된 상식의 승리로 가는 과정을, 그리고 그 승리를 질타한 어긋장에 대한 시스템론을 이야기한다. 


행정학의 필수 교범으로서의 신재민사무관 일지의 탁월한 가치에 대하여는 차본부장과 더 할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그 대목에 대하여는 차본부장의 글이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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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왜 그렇게 막말을 해댔는지 신재민사무관의 글을 읽어보니 알겠더라. 내 짐작으로 이 양반들은 국채이야기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 KT&G 사장 임명건에 관한 뒷이야기가 너무도 민감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청와대 수보회의에 대한 충성(?)방어 서비스를 당해야 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