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반장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 반을 대표해서 반장들이 모여서 하는 전교학생회에 참석하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 투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는 투표 방식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반 학생들은 이 사안에 대해서 40%의 찬성, 60%의 반대를 보였다고 가정합시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서 찬성합니다.

학생회에 가서 저는 제 의견에 따라 찬성에 투표해야 할까요, 우리 반의 다수 의견에 따라 반대에 투표해야 할까요?


2. 지역구 국회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할 때도 1과 동일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지역주민의 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더라도

그것이 국회의원의 투표에 직접 반영되지 않습니다.

대개는 국회의원 자신의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국회의원의 소신도 무시하고 '당리당략'이나 '당론에 따라' 투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 학생회나 국회가 학생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투표 방식 때문일 겁니다.

 만약 투표 방식이 %로 찬성과 반대를 표시할 수 있었다면 어떨까요?

우리 반 학생들은 40% 찬성하고, 60% 반대합니다....

우리 지역구 주민들은 60% 찬성하고, 40% 반대합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4. 요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오늘은 또 무슨 타협 기사가 나왔습니다.

소수 야당에서는 국회의석을 몇 석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여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이건 그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일이므로, 그들로서는 찬성하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5. 하지만 저는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두 가지 헛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헛점은 정당 지지도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경우입니다.

30%의 정당 지지도를 보였는데, 지역구 당선자가 35% 당선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럴 때는 어떡하죠?

둘째 헛점은 2004년 탄핵사건-탄돌이 대량 당선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슈 때문에 일시적으로 정당 지지도가 평소와는 확 달라져서 소수 정당에게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소수 정당들에게 무조건 유리하지는 않으니, 무턱대고 좋아할 수 없다는 겁니다.


6. 국회의원들이 여러 번 물갈이가 되었지만, 우리 국회는 아직도 초딩 학급회의만도 못한 행태를 보입니다.

고성, 폭언, 사보타지, 불참석, 뻘소리, 딴소리, 갑질, 당리당략, ......

대부분이 못 배우고 멋 모르던 시절이라면 이런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만,

21세기 대명천지에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기가 막힐 지경이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치는 것보다 저런 행태를 고치는 게 더 급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고치자고 앞장서지는 않지요.... 이해가 안 됩니다.

보수우파들이야 고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해서 그런다 치더라도,

개혁이나 진보는 고치자고 앞장서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